참여하는 독서모임에서 6월 도서로 이 '싯다르타'가 선정되어, 무려 30여년 만에 다시 읽었다. 그리고 간략히 남기는 후기.
아마 내 또래 독서광들이 비슷하게 거쳐온 코스일텐데, 고등학생 무렵이면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필독서였다. 지금도 청소년시기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을 꼽는다면 바로 이 '데미안'일텐데, 그 때 조금 더 욕심을 내서 '수레바퀴 아래에서'와 '싯다르타'까지 읽었더랬다. 그리고 10여년 전에 '데미안'을 다시 읽을 기회가 있었고, 이번에는 '싯다르타'를 다시 읽었다.
나이 50이 되어 다시 읽어보지만, 작품은 여전히 매혹적이다. 다만 지금의 나이가 되서 다시 읽으니, 헤르만 헤세가 '고타마 싯다르타', 즉 부처와 이 소설의 주인공 '싯다르타'의 사상을 서로 비교될 수 있겠금 두 사상체계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설정했음이 보여서 내심 기가 질렸다. 부처의 사상도 심오한데, 그에 만만치 않는 깨달음을 가진 '싯다르타'라니, 나름 작가지망생으로서 헤르만 헤세의 깊은 사색과 사고가 너무나 감탄스럽다. 그리고 '싯다르타'의 사상체계의 바탕에는 기독교적 가치관이 느껴지는데, 높은 정신적 위치에서 낮은 자리로 내려와 보통 사람의 삶을 살다가 죽음에 가까운 체험을 한 후 강가에서 깨달음을 얻는 장면에서는 마치 예수의 죽음과 부활이 떠올랐다. 그리고 마지막에서는 자식에 대한 사랑을 통한 고통을 넘어 가지는 삶에 대한 관조까지, 저자는 독자를 새로운 깨달음의 단계로 끌어올린다.
어떤 책들은 과거에는 매혹적이었으나 나이 먹어서는 시들한 마음이 드는데, 헤세는 그야말로 사춘기 이후 전연령에 걸쳐 또다시 새로운 감동을 준다. 이미 과거의 독서로 안다고 여겼으나 또다시 새로운 감동을 준 소설,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의 명성은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