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해외로 이주한 역사가 조선말기로부터 이제 두세기 정도 되어가다보니 해외문학계에서 한국계 작가들의 작품들도 활발하게 출간되고 있다. 이 소설 '타국에서의 일 년'의 저자 이창래 또한 미국에서 한국계 작가로 활동하며 여러 작품들을 써냈다. 덕분에 이제는 한국계 미국문학을 번역을 통해 접하는 세상이다^^
'파친코'의 이민진 등 한국계 외국작가들의 작품들은 주로 디아스포라를 소재로 많이 다룬다. 아마도 우리가 가난했던 시절 어쩔 수 없이 외국으로 이민을 가게된 후 그곳에서 뿌리를 잃고 떠돌게 되는 삶이 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지 싶다. 이 소설 또한 여러 인종이 섞인 혼혈인 청년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의미없이 부유하는 삶을 살다가 우연히 만난 매력적인 부자 브로커에게 이끌려 '낯선 세계'를 체험하게 되는 한 청년을 그리고 있다.
다만 나는 이 소설을 그리 유쾌하게 읽지는 못했다. 일단 주인공이 '낯선 세계'를 체험하는 과정과 현재의 장소에서 불안에 떠는 과정이 너무 치밀하면서도 지나치게 길게 서술되어 글을 소화하기 힘들었고, 글의 절정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은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싫어하는 종류의 스토리였다. 즉, 이 소설은 내 취향이 아니었다는 것ㅡㅡ;;;
솔직히 나로서는 이 소설이 이렇게나 두꺼울 필요가 있었나 싶다. 뭐, '낯선 세계'를 경험하고 싶은 미국인 독자들에게는 매력적일 수도 있겠으나, 일단 불로장생을 원하는 욕구 자체는 동양에서는 기원전부터 존재하지 않았던가. 진시황을 모르는 서양사람들에게는 충격일지는 모르나, 나로서는 좀 불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