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보다 작아진 정브르 2 곤충보다 작아진 정브르 2
강신영 그림, 강민희 글,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정브르 원작 / 겜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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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을 좋아하는 아이들 세계에서 이미 유명한 분이시죠?

저희 아이들은 '에그박사'님을 먼저 알면서

정브르님을 알았는데요.

저희 아이들에겐

'에그박사'님과 '정브르'님이

곤충, 생물관련 가장 좋아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에요.


정브르님 책은

이미 파충류 책으로 먼저 접한 적 있어요.

이번엔 곤충 관련한 학습 만화책이네요!


정브르님의 책인 것도 그렇고,

'곤충'이라면 두말이 필요 없죠.

아이들에게 이 책을 보여주자마자

두 눈 부릅! 두 손 덥석! 잡고 이 책을 보더라고요.

(알고 보니 벌써 1권이 나오고 이번이 2권이더라고요.)


1권 이후의 책이다 보니,

이 책은 8부터 시작됩니다.


차례만 봐도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간에 일어날 일이 기대되지 않습니까?


등장인물이라고 하기엔

사람은 정브르님 한 분뿐이지만,

아래를 참고해 주세요.^^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가 다른 이들에 비해 작게 나와있지만,

저들의 눈매는 다른 이들을 이미 능가합니다.

심상치가 않아요.



주된 내용은 아래처럼 다른 학습만화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림체가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네요.


저런 장수풍뎅이라면

키우고 싶다!!!!

고 하기에 저희는 이미 키우고 있어요.^^:

그것도 수컷으로 세 마리나요.


그런데 저 캐릭터 인형이 나오면

곤충 러버 어린이들이 너무 좋아할 것 같아요.

그 정도로 책 그림이 맘에 듭니다.


단순한 곤충 관련 만화 이야기라고 보면 아쉽죠?

간간이 생물들에 관한 지식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브르 관찰기>입니다.

만화 내용 중간중간에 나옵니다.


특히 사슴벌레, 장수풍뎅이에 관해

아이들이 미처 몰랐던 지식 정보들을

아이들이 좋아했어요.

묻지도 않았는데

저한테도 알려주더라고요.



아이들이 더 좋아하라고

이렇게 색칠과 다른 그림 찾기 코너도 있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 저희 아이들은

색칠이나 그림 찾는 표시를 하진 않았네요.

소중한 만큼 깨끗하게 보고 싶은 모양이에요.




책에는 크리처 카드 5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학습 만화책들에

이렇게 카드가 많이 껴있더라고요.

어른들한텐 별거 아니어 보이지만,

아이들은 달라요.

정말 카드 한 장이라도 더 쟁취하려고

난리일 만큼 인기입니다.

저희 집도 이미 카드 싸움 한번 났어요.


앞으로 5권까지는 족히 나올 것으로

카드북 설명을 보면 예상이 되네요.(아래처럼)

.

저희 집은

이 책 보고 1권 이미 구입했고요.

앞으로도 이 책을 하나하나 소장하게 될 것 같아요..

벌써부터 한 녀석은 3권 안 사냐고 하더라고요.





이 책을 받은 지 며칠 안 지났는데요.

아이 둘이서 몇 번을 읽고 또 읽고 있습니다.

학교에까지 가져가서 봤다가

교실에 놓고 오고 또다시 학교 가서 찾아왔다고 합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만큼,

재미난 내용만큼,

곤충 러버 어린이들의 곤통령!

정브르님의 이름과 캐릭터가 담긴 만큼

아이들에게 기대와 사랑이 예상될만한 책입니다.


한 번도 안 볼 순 있어도,

한번 보고 또 안 볼 수는 없을 책이라고요!

저희 애들만 봐도 두말할 필요가 없는 책에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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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보다 작아진 정브르 2 곤충보다 작아진 정브르 2
강신영 그림, 강민희 글,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정브르 원작 / 겜툰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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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좋아하는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나오는데 그림체도 귀엽고 예쁜데 내용도 재밌어요. 카드까지 모으는 재미가 ㅎㅎ 보고 또보고 또 봅니다. 2권보다가 1권도 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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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파친코 1~2 세트 - 전2권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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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떻게 이 책을 읽게 됐나? 막상 읽어보니 어땠나?

몇 년 전부터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책이었다. 이번에 읽으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두께가 있어서 놀랐다. 그런데 읽다가 또 놀랐다. 흡인력이 엄청났다. 정말 거짓말 안 하고, 책의 한복판에 내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계속 책을 읽어왔음에도 그동안은 '다음은 어떻게 될까' 궁금했던 책은 많지 않다.(그냥 재밌으니까 전개를 따라 읽었다.) 그런데, 책을 내려놓은 다른 일상 중에서도 이 책은 계속 생각이 났다. 문장은 짧아서 빠르고 쉽게 읽혔다. 각 인물의 심리와 생각을 섬세하게 묘사한데다, 상황(환경)과 인물 간의 갈등이 빠르게 전개되어 잠시도 눈을 돌릴 수가 없었다. 각기 다른 인물들의 성격과 특성이 한데 어우러졌는데, 나 또한 각 인물들을 여러 감정으로 대하게 될 정도로 실감 났다. 애정과 연민과 안쓰러움까지의 감정들에 저절로 몰입이 돼서 읽으면서도 놀라웠다.

나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이들이었다. 바로 재일교포 말이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어떻게든 찾아내고 살아내야 했던 그들의 마음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이들의 심정이었고, 고백이었다.

책 맨 뒤에 나온 평 중, <연합뉴스>에서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문체는 빠르고 힘 있게 서사를 끌고 나가며 딱 필요한 만큼의 심리묘사는 시종일관 강한 흡인력으로 감정의 파고를 만들어낸다' 극찬한 말이 이 책에 대해 잘 말해줬다고 생각한다. 왜 이 책이 사람들에게 유명했는지 알겠다.


2.'파친코' 대략 줄거리는?

귀하게 얻은 '선자'였다. 비록 딸이었고, 집은 풍족하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총명하고, 자기주장도 분명했다. 그런 아버지가 폐렴으로 죽고, 선자는 엄마와 함께 하숙집을 하며 충실하게 살아간다. 그렇게 하숙집을 돌보며 살던 선자에게 한수가 나타나고, 그 둘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선자는 그렇게 시작된 사랑에서 갑작스럽게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 갑작스러운 임신이지만, 선자는 차분하게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미 일본에 처와 세 딸이 있다며 한국에서의 자신의 처가 되어달라는 한수를 밀쳐낸다. 선자는 자신의 하숙집으로 들어와 선자의 아버지와 같은 병으로 병치레를 한 이삭과 결혼한다. 이삭은 선자를 사랑하게 되고, 넓은 마음으로 선자의 아이를 자신의 친자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 둘은 일본 오사카, 이삭의 형 요셉이 있는 곳으로 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아이를 잘 키워낼 수 있는 곳, 이삭은 목회활동을 이어갈 곳이라 생각했지만, 목회에 함께 하던 이의 (신사참배 중) 기도 소리가 발각되어 2년간 모진 고문을 받고 결국 죽음 직전에 풀려난다. 그리고 오사카에서 조선인의 현실은 너무나도 열악하고 참담했다. 조선인을 향한 차별은 일본이 세계대전의 참패를 당하고도 계속되었다. 하지만 선자는 그곳에서 생명력 강하게 아이들을 키워냈고, 생존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해서 가족들을 먹여살렸다. 가족의 죽음, 그리고 세계대전의 한 역사를 경험하고도 살아남은 선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꿋꿋하게 살아낸다.


3. 애착이 가거나 기억에 남는 인물은? 어떤 점에서 그랬나?

가장 이해가 되는 인물은 아무래도 '선자'겠다. 나 또한 아들 둘이 있다 보니, 큰 아들과 작은 아들의 차이가 고스란히 이해가 됐다. 아들을 향한 마음이 절절하고 깊이 있게 다가왔다. 선자에게 아들은 희망이었고, 전부였다. 아들을 부르는 절규와 슬픔이 내 마음을 두드리는 듯했다. 찢어질 듯 아픈 감정이 이해가 됐고, 다 큰 아들 앞에서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 엄마의 삶도 내 나중의 모습처럼 다가왔다. 가족을 살려야 하기에 여린 여인의 몸으로 대담하게 행동했으며, "김치 사이소!" 하고 용기를 짜내어 가며 있는 소리 없는 소리를 질러내야 했다. 엄마로, 가장으로, 생명을 책임지는 어른으로 한 여인의 몸에 모든 것을 담아낸 듯해서 '선자'에게 마음이 갔다. 한수와의 사랑에서는 풋풋하면서도 열정 가득한 젊음이 느껴졌다. 그러나 굵직한 역사를 지나온 두 아이의 엄마로 자신의 자식과 가족을 지키는 모습은 '외유내강인 한국 엄마'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거칠어지고 투박해진 나이가 든 선자가 죽음을 앞둔 한수를 집으로 들인 장면이 기억난다. 화장실 안에서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매만지며 바라보는 모습은 서글프고 짠했다. 선자도 한 여인으로써의 살고 싶었을 텐데... 그 마음을 평생 감추었다 잠깐 사이에 알아차리게 되어 당황하던 선자의 표정을 지금도 생각난다.


모자수를 파친코 업계에서 성공하게끔 만든 '고로'아저씨가 짧지만 인상적이었다. 배우 '조진웅'님을 생각하게 됐는데, 모습과 살갑게 다가서면서도 자신의 뚜렷한 주관을 갖고 파친코 가게를 운영하는 모습 때문이었다.


선자의 남편의 형인 요셉은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무게를 가진 인물이었다. 한 가정의 어른으로 모범을 보이고 자신의 일과 경제력으로 자신의 가족들을 먹여살리고 싶었지만, 한계에 부딪히며 고집을 부리게 되는 인물로 이해가 되어 안쓰럽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한두 가지 마음을 갖게 하는 인물이었다. 한편으로 요셉을 통해 기독교인의 모습이, 가부장제의 관습 속에 살아온 한국인 가장의 고집스러움이 살짝 꼬집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수는 가장 현실적인 인물로 기억에 남는다. 아무것도 믿지 않고, 오직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챙기기에 바빴던 인물이지만, 자신의 부나 권력만큼 욕망도 감추지 않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상이나 사상 등 관념은 '우리'를 돌봐주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적인 대응이 삶을 구원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인물이 한수였다. 재일교포였지만, 성공한 인물로 간간이 사이다 같은 발언과 행동을 보여줘서 오히려 응원하게 되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4. 좋았던 문장이나 글은?

모든 고전이자 명작들은 독자를 사로잡는 첫 문장이 꼭 있었다.

이 책의 첫 문장을 읽으며 작가님이 그걸 의도하신 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강렬하면서도 이 책의 메시지를 압축해 주는 너무나 좋은 문장이었다.

많은 분들이 이 문장을 사랑할 거라 확신한다.


역사가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History has failed, but no matter)


그 밖에도 좋은 문장이라 생각하는 문장은 많았다.(아래 인용 참고) 그런데 작가의 메시지는 굴곡진 역사를 딛고 일어선 한 여인의 삶뿐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차별하는 모습도 다루고 있었다. 이 책에서 나온 선자를 비롯해 선자의 가족들이 재일교포로써 일본에서 받은 차별과 멸시가 그것일 것이다. 이것은 각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 외국인 등에 대한 차별에 일침을 가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한국인의 입장으로 재일교포와 일본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에 관해서 우리도 한번 살펴보아야 할 일이다.


"미국에서는 강꼬꾸징이니 조센징이라는 게 없었어. 왜 내가 남한 사람 아니면 북한 사람이 돼야 하는 거야? 이건 말도 안 돼! 난 시애틀에서 태어났어. 우리 부모님은 조선이 분단되지 않았을 때 미국으로 갔고." 피비가 그날 하루 동안 편협한 대우를 받았던 일들 가운데 하나를 소리 높여 이야기했다. "왜 일본은 아직도 조선인 거주자들의 국적을 구분하려고 드는 거야? 자기 나라에서 4대째 살고 있는 조선인들을 말이야. 넌 여기서 태어났어. 외국인이 아니라고! 이건 완전 미친 짓이야. 네 아버지도 여기서 태어났는데 왜 너희 두 사람은 아직도 남한 여권을 가지고 다니는 거야? 정말 이상해." p.314


위에 '피비'라는 솔로몬의 여자친구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렇지만, 솔로몬의 생각도 또한 일리가 있다. 일본이라는 나라의 만행을 보고 일본의 많은 부분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 만행으로 공동체의 일원 하나하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사실 내게는 내가 만나서 알게 될 몇 일본인보다 신문기사에서 보게 될 신사참배하는 일본인들이 더 많을 테다. 그러나 자신에게 좋았던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생각하며 섣불리 한 집단을 단정 짓지 않으려는 솔로몬의 생각이 내게는 큰 도전이자 생각할 거리가 됐다.


... 나쁜 일본인들이 수백 명 있고, 좋은 일본인이 한 명 있다 해도 솔로몬은 진실을 왜곡하지 않기로 했다. 에쓰코는 솔로몬에게 엄마 같은 사람이었고, 하나는 솔로몬의 첫사랑이었다. 하루키도 그에게 삼촌 같은 사람이었다. 이 세 사람은 일본인이었지만 좋은 사람들이었다. 피비는 그 사람들을 솔로몬과 같은 방식으로 겪어보지 않았다. 그러니 어떻게 피비가 그들을 이해해주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p.369


5.'파친코'를 추천한다면 왜인가?

일단 이야기 자체가 너무 재밌다. 책에 5분을 집중하기 힘들어하는 내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는 건, 확실히 이 책은 가독성 보장된 단 말이다.

그리고 생각할 거리들이 많다. 내가 살아오지 않았던 삶을 알 수 있고, 내가 살지 않게 될 삶을 알 수 있고, 살 수도 있는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해 보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한번 귀 기울여보길 바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에서 끊임없이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전쟁, 차별, 배신, 경제적인 아픔...

이 책을 읽으며 역사를 관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고 싶어서 추천하겠다.


** 결이 상당히 다르지만,

선자와 한수를 보며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의 스칼렛 오하라와 레트 버틀러가 생각났다. 여리지만 강인한 여성의 선자와 스칼렛, 그리고 현실적인 재력을 소유한 한수와 레트 버틀러...!! 그냥 그랬다고!!^^

**번역이 매끄럽지 않다는 평을 본 적이 있는데, 무슨 말인지 알겠다. 영어 문장을 직역한 느낌에 한국말이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구글 번역기 돌린 것처럼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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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산문
장기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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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하 씨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런데 한 번은 지인이 정말 웃긴다며 노래 하나를 던져(?) 줬다. '부럽지가 않어'란 장기하 씨의 노래였다. 처음으로 장기하 씨의 노래 한 곡의 가사를 잘 읽어보며 들었다. '이 사람의 생각엔 뭐가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장기하 씨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게 된 건, 최근 러닝머신을 뛰며 보게 된 TV 유퀴즈(유퀴즈 온더블럭. tvn)에서였다. 책을 좋아한다고 다른 이에게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책 내용이 기억도 안 나고, 책 소개를 잘 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긴 한다고 말했다. '나뿐만이 아니구나!' 내 생각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아 마음속으로 손뼉을 쳤다.(저렇게 잘난 사람이 나랑 비슷할 때 우리는 더 환호한다!) 그리고 그는 책 한 권이 끝날 때까지 하나만 쭉 읽지 않고, 여러 책을 돌려본다고 했다. 책도 TV 채널처럼 이게 지겨울 때 다른 걸로 본다는 이야긴데 아주 신박했다.


서론이 길었지만, 이러한 이유로 장기하 씨의 책이 읽어보고 싶었다.



한 사람을 만나 그와 두런두런 이야기하고 듣는 느낌이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쭉 이어가다가도, '에이 그게 아니잖아!'라고 말할 상대방의 의중을 캐치했다듯 거기에도 대처하는 말을 (알아서) 한다. 이런 식의 전개가 꽤 많다. 한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두루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는 그의 생각의 스펙트럼이 좋았고, 신선했다.('기분'을 하찮게 여기지 않고 존중해주는 사람이라니!!) 당연하다 여겨왔던 걸 '그건 그렇지 않은데?'라고 말하는 것도 괜찮았다. 생각에 깊이도 있었다. 그래서 재밌고, 깨닫지 못했던 다른 것을 깨달아가는 느낌이다. 친구 특히 생각이 남다른 친구와 진지하지만 솔직하게 터놓고 대화하는 것과 같은 기분으로다 말이다. 요것이 에세이의 매력!


어렸을 때 가졌던 세상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은 많이 줄어들었다. 체력도 기억력도 예전만 못하다. 이십 대의 내가 노래하는 영상을 보면 ... 그야말로 날것 같은 펄떡임이 느껴진다. 아마 그런 종류의 매력은 이제 가지기 어려울 것이다. 그동안 살면서 획득한 플러스와 마이너스 중 어느 것이 더 큰 가. 답하기 어렵다. 어느 시대의 음악이 더 세련되었나 하는 질문만큼이나 말이다. 명백한 건 한 가지 있기는 하다. 그것은 내가 한 걸음 한걸음 죽음에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히 나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진다. 로큰롤도, 장편영화도, 인류도 아마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p.183-184

먹는 이야기도 재밌다. 라면을 잘 안 먹었다던 그가 끓인 라면 이야기는 그다지 따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도(ㅋㅋ 저도 저만의 레시피가 있거든요!) 재미있게 나도 먹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끓이는 된장찌개, 그리고 데친 두부와 반찬들을 보며 단출하지만, 그 밥상에 나도 끼고 싶을 정도로 끌린다.


솔직하다. 유명인인데다가,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를 가진 그가 누구를 부러워할까나 싶다. 그의 노래 '부럽지가 않어'는 반어법을 담고 있지만, 그는 꼭 노래 가사 '하나도 부럽지 않어'라고 말하는 사람일 것만 같다. 하지만 그도 팔로워 수가 많은 이들을 부러워하고, 턱 선이 날렵한 사람을 부러워하고, 농담 잘하는 사람을 부러워한단다. 그래도 자기만의 합리화와 정당성으로 자신을 설득했지만, 5분도 안 되어 인스타그램을 보며 다시 부러움의 늪에 빠진다. 결론은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 그의 토로와 솔직함이 좋다. 그는 나와 다른 사람인 게 분명한데, 그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다. 공감이 가는 글을 적었다.

한편으론 영 공감이 안 간다. 그는 (나와 달리) 역시 '난 사람!!'이니까.ㅎㅎㅎ(S대에, 히트곡도 있고, ... 등등)


하지만 이상하게도, 피드를 살피다 보면 그중 단 하나를 떠올리기도 쉽지 않다. 대신 나보다 팔로어 수가 많은 사람들을 보며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나는 서두에서 말한 이유로, 팔로어 수가 많든 적든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진심이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을 켜는 순간 그런 생각은 기억 저편으로 날아가 버린다. 나도 나름 연예인인데 대체 왜 이렇게 팔로어 수가 적은가, 나보다 커리어를 훨씬 늦게 시작한 이들도 나보다 팔로어 수가 많은데 나는 과연 무얼 잘못하고 있는 것인가, .... 등 의 생각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p.188 ...


다 가진 사람 같은데, (글로는, 한편으로 글에서 많은 점이 드러나기에 거짓 같지 않다) 겸손까지 엿보인다. 욕심도 그다지 많지 않으면서도 그의 주관에 따라 잘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그의 생각은 남다르고 배울만하고, 되새겨볼 만하다. (다시 말하면) 신선하고, 재밌고, 딴 세계의 경험과 같다. 그래서 당신도 나처럼 좋다고 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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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언덕 1 - 야리와 누리가 만났을 때 동화의 맛 5
이도일 지음, 강나래 그림 / 우주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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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책으로 도서관에서 빌렸다.

시선을 끌만한 사건이나 주인공이

나오기보다

소소하지만 우리 일상에 있을 법한 이야기라

동화지만

공감이 많이 됐다.


정리정돈을 잘하고,

요리도 잘하고,

계획적인

Estj같은 고양이, 야리


세세한 걸 신경쓰지 않지만,

다른 사람의 말을 배려하고,

모든 물건을 뚝딱 잘 만드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Enfp같은 개, 누리



<줄거리>

겨울동안 친구가 없어 외로웠던 야리에게

너굴집으로 이사오는 친구가 있단다.

관심있게 그 집을 지켜보고 있는

야리다.

그런데 개라니!!!

내(야리)가 제일 싫어하는 개라니!!

너굴도 모자라

이젠 개냐? 싶었는데,

역시 첫인상부터 맘에 안 든다.

야리와 누리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도

상대를 대한 방법도

주변을 정돈하는 방법도

규칙이나 배려를 행하는 행동도 다른 이 둘의 모습이

익숙해보여 재밌었다.


아 그렇지! 이렇게 사람도 다 다르지...

하지만 

친구는

 서로가 비슷하거나 같은 생각을 갖고 있어서 

되는 사이가 아니다.

달라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향한 마음을 알아차리는 데서

친구가 된다.


저학년 동화치고아이

관계에서 생기는 세심한 감정과 마음교류를

볼 수 있어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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