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 탐정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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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탐정> 제목만 봐도 이 책은 '추리소설'이라는 감이 온다.

소제목만 봐도 무겁지 않은 느낌이 들어 가벼운 추리소설로 선택했다.




1.셜록과 왓슨 같은 이들의 등장

맨 처음 사건 <아이돌 스토커>에서 '나'와 탐정이란 사람의 티격태격 말싸움부터 시작한다. 둘은 이런 관계일까? 우리가 흔히 아는 셜록 홈즈와 왓슨의 느낌이 묘하게 드는 장면으로 탐정과 조수라고 알아챌만하다. 둘의 관계는 나중에 밝혀진다.


2.낯익은 사건주제

낯설지 않은 <아이돌 스토커>란 사건에서는 아이돌과 매니저 뿐 아니라 기획사까지 서로간의 계약에서 일어날 수 있는 관계, 모습들을 엿볼 수 있다. 연예인이 대중에게 보여야 하는 모습과 달리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의 한계에(기획사에만 의존, 연예인 외의 모습을 노출불가) 무력함을 제일 크게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거법>에서는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괴로워할만한 인간관계, 그리고 경쟁구도를 떠올릴만 하다. 소거시키고 싶은 사람, 한 사람을 사라지게 할 초능력! '그게 과연 유익할까? 무익할까?'는 생각은 접어두고 한번 상상하게 된다. <다이어트>는 제목부터 말할 것도 없다. <생명의 가벼움>에서는 가치는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환경에 따라 상대적이 된다는 말이 현실적으로 이해된다. 다만, <식재료>는 특이한 식당의 방식이 조금은 섬뜩하게 느껴졌다.(다행히 상상하던 게 사실이 아니었지만)


3.의자에만 앉아서 추리, 해결! 과연 가능할까?

현장수사 없이 앉아서 사건을 해결하는 게 가능하리라곤 생각해본 적 없다. 그 가능성을 일말도 떠올린 적 없는데, 이 책에선 가능한다. 탐정은 의뢰인의 말만 듣고 그 모든 사건의 숨겨진 일들을 파헤치고 해결한다.

그렇다면 경찰은 왜 있나?

몇 가지의 사건이 의뢰인의 말만 듣고 해결되는 걸 읽다보면, '이거이거 점점 짜맞추기 식인 거 같잖아?'라는 생각이 든다. '뭐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거나, 이런 식의 해결도 가능하지!'라고 보는 사람이 있다면 몰라도, 탐정의 해결에는 뭔가 작가의 짜기 스타일의 면모가 보여 독자로써 조금씩 반발심이 들 수 있다.


4.모리아티

"유럽에서 발생하는 중대범죄의 절반 가량은 그가 배후라고 하여 범죄계의 나폴레옹이라는 호칭까지 있었습니다. 범행에 실패하더라도 그에게까지 수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도록 교묘하게 공작을 하여 베일에 싸인 존재로 알려져 있죠." p.243


"셜록 홈즈 스토리는 대부분 왓슨이 이야기를 전하는 형식인데, 모리아티에 대한 건 왓슨이 아니라 셜록 홈즈가 직접 말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즉, 모리아티는 셜록 홈즈의 대사 속에서만 등장하는 인물인 셈이죠."p.244


"모리아티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가공의 인물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야기 속에서도 실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p.244


셜록 홈즈의 끝을 몰라서 모리아티란 존재를 이 책으로 알았다.

이런 대단한 모리아티는 과연 누구였을까? 과연 이 책에서도 모리아티가 ...?


5.여기서 끝이 아닐 수 있다!!

3번의 생각을 한 게 나 뿐만이 아닐 거다. 이 책의 화자인 '나'도 했고, 탐정에게 도리어 묻는다.


마치 탐정은 (이 책의 작가와 짠 사람처럼) 사건을 다 알고 있는 듯 보인다?

의뢰인이 등장하기 전에 사건과 관련된 주제로 나와 탐정은 먼저 이야기를 나눈다?

아무리 많은 경험이 있어 특유의 촉이 있다는 탐정이지만, 모든 사건을 어떻게 100프로 해결이 가능하지?

(당신이 신이야? 라고 묻고 싶어질 정도)


화자는 탐정에게 집요하게 질문하고 그의 반응을 이끌어낸다. 이 책이 모리아티 전까지의 수사만이었다면 '꿈같은 수사해결이네? 너무 해결이 쉬워서 시시하다' 정도로 여겼을텐데, 여기서 끝이 아니어서 궁금하다.


궤변일 수도 있고 논리일 수도 있는 말이지만 이 또한 따라가다 보면 흥미롭다.

새로운 탐정 수사 방식, 몰랐던 자투리 지식, 생각지 못했던 전개 방식, 누군가 내 뒤통수를 '톡'한번 쳐주길.

이 중에 바라는 게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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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 탐정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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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의자계 셜록같습니다. 수사방식이 현장에 나가지 않고 추리와 논리로 풀어간다는 방식이 흥미로웠어요. 안락탐정 매니아가 생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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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인문학 - 인류의 지혜를 찾아 떠나는 인문학 대모험! 세계 인문학
Team. Story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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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경제인문학이라.. 소비심리를 보는 것도 같아 재밌어요. 거기다 작년에 이슈화되었던 일들도 쉽게 이해정리되어 많이 도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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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 오쿠다 히데오 스페셜 작품집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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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솔직함과 유쾌함을 좋아해서 그의 이름을 보자마자 골랐다.

단편들의 모음인데, 그 사이사이엔 인터뷰도 껴있다.

오쿠다 히데오와 인터뷰를 하는 사람들이 누군지 잘 몰라서 인터뷰 내용이 확 와닿지는 않긴 했다.


그래도 중간중간 자신의 작품과 작품에 대한 태도들이 엿보여서 인상적이었다.

<나는 사장이다>에서 <매번 고맙습니다>로 이어졌을 때는 이 책이 장편인 줄 착각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알고 보니 편집자에게 엉덩이를 맞아가며(?) 쓴 글이라고 하는데, 뒤가 더 없는 게 아쉽다.

대기업을 다니던 가즈히로가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다. 이젠 그 누구도 의지하고 자신이 결정하고, 결정한 데에 책임을 져야 한다. 가족들과 직원들이 이젠 자신의 말에 따라 그들의 생계가 좌우된다. 중소기업 사장들과 직원들의 만행과 뻔뻔함을 경멸하며, 자신은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돈 앞에 장사 없는 걸까?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모습을 조금씩 뒤따르는 수순을 밟는다. 체면과 자존심이 별거냐? 지금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는데? 씁쓸하면서도 현실을 쫓아야 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려냈다.

가즈히로는 그런 사장님이 되는 걸까? 그의 사업은 계속 유지되었을까?


<드라이브인 서머>는 정말 시트콤 자체였다.

부부가 차 안에서 귀성길을 지나며 겪게 되는 이야긴데, 히치하이킹을 해서 함께 하는 청년부터 사고 난 차량의 아이들까지 조용하던 차가 시끌벅적해진다. 그 와중에 청년이 노리코란 운전 여성(부부 중 아내)에게 하는 짓이 변태스러워서 눈살이 찌푸려졌지만, 전체적인 상황들을 볼 때 황당하면서도 나는 실제로 겪지 못할 일이라 구경하듯 읽으니 재밌었다.


<크로아티아 vs 일본>은 내가 양쪽 나라 중 누구도 아니니 모르겠으나, 크로아티아인의 기분으로 본 일본을 바라본 글에서는 '혹시 우리나라 사람이 중얼거리는 글은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도 볼 수 있고, 이런 시점으로도 글 한편이 완성되는구나! 재밌다.


<더부살이 가능>은 오쿠다 히데오가 취재 경비로 쓰게 된 소설이었다. 옴진리교의 지명 수배범이 체포되었다는 뉴스에서 모티브를 땄다고 한다. 유명 관광지 앞의 식당에서 일하게 된 이들에게 있는 그들만의 속 사정이 안타깝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발각되고 속 사정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긴장감이 감돈다. 폭력적인 남편을 떠나 아기만 데리고 나온 주인공의 절박한 상황이 제일 눈에 띄었다.


<세븐틴> 엄마와 딸의 심리전. 그리고 아빠 몰래 딸을 응원하고 이해하는 글이다.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도 그런 고민을 할 일이 10년도 채 안 남았기 때문에. 딸을 향한 엄마의 마음과는 다르겠지만, 엄마는 자식이 어릴 때나 커서나 조마조마하게 살 수밖에 없는 존재인가 싶어 씁쓸하다. 자식을 바라보는 시선과 참견에서도 쿨한 엄마가 되고 싶은데... ㅎ


<여름의 앨범>에서는 아이들이 참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우리 아이들과 가장 비슷한 나이대여서인지 모르겠다. 엄마를 잃은 친척을 배려하고, 자전거를 못 타는 친구를 배려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슬쩍 미소 지어졌다. 마지막에 아이들의 울음이 도미노처럼 퍼지는 걸 보며 마음이 찡하니 아프기도 했다. 슬픔과 아픔 또한 울어냄으로 함께 나누는 아이들의 순진하고도 순수한 마음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막 추천한다기 보다 오쿠다 히데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편히 보시면 좋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근데 제목이 참 찰떡같다! 그래 인생이 이 단편들 모음과 같이 버라이어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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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자국 소설의 첫 만남 10
김애란 지음, 정수지 그림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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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작가님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앞치마 입은 뒷모습이 나와 다르지 않았다.

얇아서 가방에 쏙 들어갈 책이 그땐 필요했다.

그래서 집어든 책이다.

김애란 작가님의 이런 글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나? 싶은 시점이 군데군데 있었다.


엄마가, 내가 어렸고 엄마의 젊었던 엄마가 떠올랐다. 저자의 엄마처럼 가게를 차린 적은 없지만, 매끼니 자식을 먹이려는 엄마가 도마를 두들기는 칼질소리를 나또한 들으며 자랐기에 떠올릴 수 있었다. 익숙하고 안심이 되는 그 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졌다.


이 책은

<침이 고인다(문학과지성사 2007)>에 수록된 책이라고 한다.

마지막에 김애란 작가님의 사진과 함께 적혀있는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어린 시절 저는 제 어머니가 오랫동안 꾸린 국수 가게에서 먹고, 자고, 자랐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 둘걸. 그땐 왜 제 주위의 많은 것들이 어느 날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걸 생각지 못했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그곳을 이렇게 소설로나마 남겨 놓아 이따금 제가 그 안으로 들어가 ㄹ수 있다는 거예요. 책이라는 통로를 만나, 나 말고 이제 다른 사람도 그 안에 초대할 수 있다는 게 기쁘고 놀랍습니다. 언제나 그리고 여전히요.'


외람된 생각일지 모르나,

가끔 어떤 부분을 읽으면서는

동화에서 소설로 옮겨가는 친구들이 읽기에 이런 내용도 괜찮을까?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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