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의 세계 - 우리가 사랑한 영화 속 컬러 팔레트
찰스 브라메스코 지음, 최윤영 옮김 / 다산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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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그랬다. 카메라로 한 컷 한 컷 찍어 사진으로 인화해서 잘 나온 사진을 간직했다. 인물이 잘 나온 사진, 풍경이 멋진 사진이면 잘 나온 사진이라 여길 만한 것이었는데, 이제는 DSLR, 디지털카메라에 이어 핸드폰 카메라가 사진의 역할을 대신하게 됐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도 없는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보고, 저장하고, 누군가에게 SNS 같은 데에 공유한다. 그러기 위해선 거치는 것도 있다. 일명 편집인데, 이를 위해 필터를 쓴다. 필터에 따라 사진을 밝게 혹은 감성적이게, 차분하게, 냉랭하게, 여러 느낌을 줄 수 있다. 같은 사진 다른 느낌이다. 색을 바꾼 게 아니라 살짝 밝게 혹은 어둡게 한 한 끗 차이일 뿐인데, 그 느낌은 상당히 다르다. 그러니 우리에게 메시지를 주려는 매체(영화, TV, 패션 등)에서 '색'이란 매개체를 그냥 둘리가 없다. 이 책에서 말하듯 "모든 색에는 의도가 있다!"


저자는 색의 스펙트럼과 활용도 면에서 50편의 영화를 골라 책에 담았다. 영화에 나오는 장면들을 뽑아서 그 영화에 사용된 색상을 사각형 모양과 크기로 배열하였다. 어떤 색이 영화에 사용되어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정확한 색상명을 제시하기도 했다. 사용된 색들이 영화 속에서 그리고 실제로 어떻게 조화로운지 한눈에 보여주는 점이 좋았다. 글자 크기는 비록 작지만, 영화와 사용된 색이 더 주목을 받아서 영화에 끼친 '색'의 영향력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무심코 봤던 영화들이기도 하고, 모르는 영화일 수도 있다. 그 50편에서 저자는 영화들에 담긴 색에 숨은 잠재력을 발견했다.(p.14) 배우가 입은 옷, 뒤의 배경, 비치는 빛. 영화에서는 하나하나도 허투루 쓰는 법이 없어 보인다. 저자가 미국인이어서 설마 했는데, 한국 영화도 있어 놀랍고 반가웠다. 다만 더 많은 (한국) 영화들이 이 50편에 들어가는 걸 못한 점은 아쉽기도 했다. 저자 또한 자신이 미국인으로 할리우드 중심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 대부분 할리우드 영화가 많다는 한계를 인정했다.(이런 인정하는 부분도 개인적으론 괜찮았다) 




아쉬움은 뒤로하고 다른 49편의 영화들과 색을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면 또 잊히는데, 이는 다른 영화에서 새로움과 색의 의도를 아는 재미가 크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 담긴 색들에 이런 의도가 담겨있다니!!! 이런 느낌을 전달하려고 했다니! 왜 그렇게 어떤 영화는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는지, 또 어떤 영화에선 이런 감정이 색을 통해 이와 같이 전해졌는지 알면 알수록 빠져든다. '이런 영화도 있었구나!'싶어 새롭고, 영화 속에 숨겨진 감독의 의도로 그 영화가 궁금해져서 수도 없이 검색창에 영화명과 배우들의 이름을 넣어보아 찾곤 했다. 이런 점들은 필자가 독자들에게 바라는 바(p.15 참고)를 제대로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영화가 시대를 따라 여러 영화 요소에 변동이 일어나 듯, 영화 속 '색'에서도 피할 수 없었음을 이 책은 4가지 파트로 영화를 순차적으로 배열해 보여준다. 흑백에서 컬러 영상으로 흐름이 변하면서 '색'이 주는 표현의 강도가 더했을 텐데, 이는 점차 세부적으로는 필름과 카메라, 컴퓨터라는 도구들이 색의 흐름의 변동에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잠깐 다룬 '코닥과 후지필름의 알력'에 대한 내용도 흥미진진하다.


여기서 다룬 영화 중 내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영화들 몇 가지를 본다면 이렇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화려한 스테이지에 쏟아지는 간판 같은 전구 불빛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 중 일부 색상은 너무 밝아 현실에선 찾을 수 없어 직접 제작했다는 뒷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프렌치 러브레터>의 색은 또렷하면서도 따뜻하고 차분한 느낌이 든다. 흰 눈을 배경으로 한 재회 장면은 애틋하면서도 아련한 느낌을 준다. 사진 한 장, 색상이 주는 느낌 하나만으로도 영화에 이렇게나 강렬한 인상을 준다니! <중경 상림>에서는 두 인물이 만나면 발산하는 색채와 아련한 만남으로 잔잔한 슬픔으로 표현된 색감은 다르다. 왕가위 감독이 이렇게나 색채를 잘 다루는 사람이었던가 보다. 그래서인지 '페이'가 입고 있는 강렬한 노란색 티와 커다랗고 동그랗게 눈을 뜬 모습은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 <아멜리에>에서도 인물과 배경의 색은 강렬하여 겉의 화려함을 보여주지만, 인물 내면에 그가 받은 상처와 상실의 감정이 대조되어 있음을 색이 더욱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책으로 영화 속 색이 주는 감동과 여러 감정을 헤아리다 보면 우리가 무심코 지나간 주변의 색들의 향연을 여러 가지 곱씹어 보게도 된다.


어려울 수 있는 용어들은 번호를 달아 뒤편에 달았다. 인물, 단체 및 영화의 색인도 달았으니 고루 찾아 읽어볼 만하다. 영화에 관심 있는 분들이 보아도 좋겠지만, 영화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분들이 보면 더없이 좋겠다 싶었다. 하나만 말하자면, 저자에게 바람이 있다. 이처럼 색과 관련하여 더 많은 영화들을 소개한 책을 추가로 출간해 주었으면 한다. 특히 한국 영화를 더욱 많이 넣어주시길!!^^ (<설국열차>, <기생충>, <친절한 금자 씨> 이런 영화요!!)


이 책을 읽으면 평소에 '색'이 더 눈에 띌 거라 기대했다. 그러면 더 다채로운 세상을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역시나 이 책을 보고 나니 영화까지 안 가고도 사람들의 옷과 액세서리 등 색이 눈에 들어온다. 어떤 걸 의도로, 어떤 마음으로 저 옷을 저 액세서리를 선택했을까 궁금해졌다. 알면 보인다고, 앞으론 영화를 봐도 영화에 사용된 배경과 인물의 색의 의도와 의미를 궁금해하고 찾으려 애써볼 것 같다. 참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색'의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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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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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한다고 도서관에 있는 아이 옆에서 기다리며 읽었다.

워낙 요즘 대세인 작가라 기억하고 있는 이름이었다.

일단 책을 보고 놀랐다.

생각보다 너무 얇아서!

그리고 또 놀랐다.

너무 술술 읽혀서!

다음이 어찌될지 궁금해서!!


아빠는 나(화자)를 킨셀라 아주머니와 아저씨 집으로 데려간다.

부족함 없지만, 나이든 부부 킨셀라 부부, 그들의 돌봄으로 나는 잘 적응하며 지낸다.

비밀이 없는 집으로 나를 안심시키고, 예절과 해야 할 바들을 부모처럼 가르쳐주는 부부는 나를 딸처럼 다정히 대해준다. 그러다 이 부부가 가야할 장례식장에도 갔다가 알지 못했던 사실을 듣게 되는데...

킨셀라 부부는 군더더기 없는 말만으로 아이를 정성껏 대한다.

'나'도 이곳에서 어찌 해야 할지 몰라서 주변을 둘러보며 어른들이 하라는 대로 하는데, 이 과정을 부부는 바라봐주고 기다려준다. 나를 어여쁘게도 안쓰럽게도 여기며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공한다. 내가 침대에 실수를 해도 이를 꾸짖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책망한다.

내용은 다르긴 하지만, 내(화자)가 맡겨지는 시점부터 나는 '빨간 머리 앤'이 떠올랐다.

현란한 말과 표현이나 행동이 아닌, 상대를 순수하게 사랑해주고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해내는 모습이 <빨간머리앤>의 매슈아저씨와 마릴라 아줌마와 비슷해 보였기 때문이다.


무뚝뚝하게 나를 놓고 가버리는 아빠,

돌아온 나를 질책하는 아빠...

'나' 말고도 언니들, 동생도 있는데다 이번에 태어나 추가된 동생까지 많은 자식으로 버거운 엄마

차라리 이런 환경에서 키울 거라면, '나'를 킨셀라 부부가 키워주면 안 될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를 바래다 주면서도 묵묵히 서둘러 떠나는 킨셀라 부부의 모습은 울컥할 정도로 안쓰러웠고,

내가 달려가는 모습은 뭉클했다.


뭔가 자세히 말하지 않는데도 책 내용이 궁금해 자꾸 궁금하고 더 알고 싶어만 진다.

중편소설이라 너무 빨리 끝나는 점이 아쉽기도 하고 말이다.

그의 다른 소설도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클레어 키건' 의 첫 작품이었다.

왜들 주목하는지는 읽으면 알게 될 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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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5년, 미래경제를 말한다
유신익 지음 / 메이트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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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서 #다가올5년미래경제를말한다



서점 경제경영서 코너뿐 아니라 가까이 TV와 유튜브만 봐도 현재 경제경영에서 주목하고 있는 이슈와 주제들이 보인다. 수두룩하게 돌렸던 TV 채널, 그리고 내게 추천으로 떴던 유튜브의 주제들을 떠올리자면 요즘은 코인, 부동산, 그리고 주식이 주목하는 경제 주제로 보인다.

코인을 보면 코인에 손도 대지 않은 나는 뭐 했나 싶고, 부동산을 보면 그 많은 땅들이 언제 올랐나 지금에야 닭 쫓다가 지붕만 쳐다보는 개 신세로 있는 걸까 싶다. 주식을 보면, 오랫동안 묵혀뒀다가 이미 떨어져서 나를 원망스럽게 바라보는 파란불과 "요즘엔 ㅇㅇ이 뜨던데!? 몰랐어?"라고 말하는 옆집 언니의 말이 다시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이렇게 나 혼자 동떨어진 섬에 살듯 살면 안 되겠다 싶을 때, 뭐라도 하나 끌리거나 많이 들어본 주제로 다가가기엔 너무 방대해선지 나한테는 이 책이 눈에 띄었다. 바로 '우리를 지배하던 경제 리더들의 정책은 허상이었다!'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모두가 경제에 전문가가 아닌 이상 유명하다는 전문가들의 말, 그리고 글, 방송을 의존하며 경제를 이해하게 마련이다. 그러면서 나오는 그들의 예상과 분석은 우리의 무지함을 딛고 강하게 의지하게 할 수밖에 없는 경제'바이블'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경제의 신은 죽었고, 경제리더들의 정책은 허상이었단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디지털에 이어 AI 시대에 도래하는 지금 정말 전문가들의 말은 허상일까?

예측하고 예상하던 그들의 말은 우리에게 의미 없는 것일까?

일단 이 책에서 다루는 것들이 궁금하다면 차례를 참고하면 되겠다.



이 책은 일본의 내수 정체 등으로 '일본 붕괴론', 재정적자와 부채 증가로 '미국의 붕괴론' 등 같이 극단적으로 추측하고 예상했던 것들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시작한다. 나도 남들처럼 뉴스에서 보고 일본 경제 상황으로 일본 붕괴론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것이 왜 섣부른 판단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만큼 경제는 그 환경도 풀어가는 방식도 매우 복잡한 분야다. 그러면서 전과 같이 전통 경제학 파인 신 고전학파, 케인스학파, 좌파 경제학 등의 이론에만 의지해선 현재 세계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그렇게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현대 화폐이론'이다.(물론 이 이론도 절대적이진 않다고 하긴 했다)


전 세계 경제가 큰 틀을 유지할 수 없다는 한계의 사실과 함께 사회적으로 커지는 두 갈래의 목소리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한 대안으로 현대 화폐이론이 부각되었다.(p.49) 이 이론에서는 화폐를 지속적으로 지키고, 조정해야 하는 사회적 약속으로 보았다. 화폐의 신뢰가 잘 구축되고 유지되면 경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p.51) 즉, 돈을 필요한 곳에 잘 쓰고 거둬들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미국의 상황을 보면 (이 이론을 근거로) 적극적으로 돈은 풀었지만, 달러 유동성 회수에서는 현재 그다지 적극적이진 않다.


그래서 이렇게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은 달러 가치를 컨트롤할 능력이 저하되고 달러 가치의 균형 범위 이탈하게 될 위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대비해 경제 강국 지키기, 투자 정책 강요, 관세를 통한 달러 균형 컨트롤, 외교력으로 타국의 기업세율 조정하기 등 하게 될 것이다.

세계 여러 국가들이 왜 통화 패권에 집중하는지, 유로화는 왜 달러를 대체할 수 없는지, 달러 패권 시대에 왜 신흥국들은 어려움을 겪는지를 현실적으로 살펴본다. 영국이 금본위제 시기를 지나 스털링 블록(파운드화 사용)으로 기반을 다졌지만, 파운드 가치 하락으로 파운드 화가 몰락한 상황에 이어 달러가 통화 패권 1위가 되는 상황, EU 내 국가 간 경제 불균형 같은 내용은 처음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유익하고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책은 단순히 국가 간의 교류와 경쟁, 생산적으로 성장하는 경제가 아닌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경제 사건들을 통해 화폐가 어떤 영향력을 갖고 경제가 성장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2023년 은행 위기, 미중 전쟁 위기, 코로나 위기 등의 여러 위기를 맞았던 미국이 어떻게 이 시기를 지나쳐왔고(통화 패권, 화폐의 유동성),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디지털 달러), 미국에겐 이대로 가면 안 되는 어떤 위험성(인플레이션, 부채, 의회의 갈등 등)을 안고 있는지를 미국 경제를 통해 세계적인 경제 흐름을 소개한다. 읽다 보면 통화가 가진 신용적인 가치가 경제에 있어서, 특히 세계 경제에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중요한지 체감이 될만하다.


이 책이 사실 경제에 문외한인 나 같은 사람이 읽기엔 다소 어려운 면이 있기는 했다. 경제에 대한 지식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던 이들에게는 경제에 대해 유연한 사과와 새로운 관점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경제를 모른다고 또 못 읽을 책은 아니다. 이 책을 통해 통화 패권, 스털링 블록 등 경제 개념을 알게 되고(*를 사용하여 친절하게 부연 설명이 되어 있음), 단순한 경제 개념이 아닌 세계의 지정학적, 역사적으로 경제 흐름을 이해를 돕는 설명이 흥미롭고 유익했다. 이론과 패턴에 의한 경제성장이 아닌 '통화'라는 세계경제 강자가 되는 강력한 요인으로 떠오르는 현실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었다. 한국 경제에도 전략적으로 적용해 볼 만한 대안을 제시했는데, 전반적인 경제 시각과 더불어 앞으로 다가올 미래 경제에 대비할 수 있어서 보다 현실적이라 볼 수 있다.


다가올 5년, 경제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고 싶다면 이 책 꼭 한 번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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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5년, 미래경제를 말한다
유신익 지음 / 메이트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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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패권을 다투는 세계와 미국을 중심으로 좌우되는 세계속에서 경제흐름이 어떠한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미래 경제에서 한국이 살아남기 위해 전략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경제적인 시각을 세계적으로 넓힐 수 있는 유익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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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탈출 도감 위기 탈출 도감 1
스즈키 노리타케 지음, 권남희 옮김 / 이아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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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아이들 취향 제대로 저격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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