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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찬란한 어둠 - 뮤지컬 음악감독 김문정 첫 번째 에세이
김문정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12월
평점 :
1.이 책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알려진 김문정님의 에세이입니다. 저는 TV가 없어서 몰랐는데 팬텀싱어에서 심사위원으로도 한 카리스마를 분출하셨나보더라고요? 저자가 뮤지컬 계에 몸을 담기까지, 그리고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겪은 일들, 그리고 주변인들의 말이 담겨있습니다. 문과생에서 예술쪽으로 진로를 바꾸는 경험, 아이를 두고 일하는 엄마로 겪었던 속상함, 뮤지컬을 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부딪히고 극복했던 일에 빠져들어서 읽었어요.
2.왜 이 책을 골랐나요?
이 책을 보니 제가 20~30대때, 뮤지컬 시장도 점점 성장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한번은 뮤지컬 보러 갔는데, 화려한 무대 아래 희미한 조명이 비치는 박스가 눈에 띄었어요. 거기에서 흘러나온 음악을 따라 배우들이 노래하더라고요. 그 박스 안에서 한 사람이 주도(지휘)하는 모습을 봤어요. 어떤 작품이었는지 지금은 정확히 기억 안 나는데요.(라이온킹, 레베카, 위키드(이건 내한), 명성황후, 시카고, 라흐마니노프, 맨오브 라만차 등 중 하나에 혹시 계시려나요?) 여자 지휘자인 듯 보이는 분이 온 몸으로 지휘하셨는데요. 지금도 그 모습이 제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있어요. 음악과 무대도 좋았지만, 그 공연에서는 그 지휘자님을 유독 주목하며 봤었어요. 그때 그 지휘자님이 김문정 음악감독님은 아니었을까 떠올리며 이 책을 골랐어요.
얼마 전에 책으로 읽었고, 영화로 본 <더 컨덕터>가 있거든요. 그 책, 영화도 생각났어요. 클래식보다는 뮤지컬계가 덜 보수적일 거라 생각되지만, 어떤 분야에서 여성이 한 지도자로 서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인정받아 도전하는 한 여성의 모습에 위 영화가 오버랩되어 더 읽고 싶었어요.
3.이 책의 어떤 면이 좋았어요?
일단 제목이 너무 좋네요. '이토록 찬란한 어둠'이라니!
'어둠'이라는 단어로 마치니 쓸쓸하고 어두워보이는데, 뮤지컬이 실제로 그렇잖아요. 관객석은 컴컴하고 무대는 굉장히 찬란하고 화려해요. 그런 무대를 감탄하듯 제목으로 담아내어 딱이다 싶었어요.
책 내용으로는요.
전체적으로 저자가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극복하는 일화들이 드라마틱하니 재밌게 읽혔어요. 감독입장에서, 인간적인 입장에서 감정도 생각도 솔직하게 쓰인 것도 좋았고요.
관객의 입장에서는 뮤지컬에서 보여주는 결과만 보이잖아요. 이 책을 보니 뮤지컬이 이렇게 많은 파트가 협업하고 있다는 게 더 구체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동선과 안무와 음악을 맞춰야 한다는 게 그저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었어요. 저자가 창작 뮤지컬 <둘리>의 첫 공연 때를 읽는데 제가 손에 땀이 다 나고 아찔하더라고요.(이건 책으로 보세요)
뮤지컬의 구성과 뮤지컬 내 개념에 대한 설명도 깔끔하게 되어 있어서 도움이 되요. 레플리카, 어머시브 공연 등 저한테는 익숙하지 않은 용어인데요. 이런 용어 또한 알게 되니 뮤지컬이 더 좋아졌습니다.
다른 뮤지컬 내용도 좋았는데, 특히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 및 우리나라 일제강점기 시대를 다룬 뮤지컬 <영웅>이 탄생하게 된 스토리를 접하게 되서 의미있었어요. 저도 '정성화'배우 버전(?)으로 보고 싶었는데 기회를 놓쳐서 아쉬웠거든요. 그 탄생스토리를 이 책에서 접했는데, 너무나 슬픈 영화같아서 읽으면서 먹먹해졌어요. 아쉬운 마음에 유투브에서 <영웅>의 OST '누가 죄인인가'를 찾아 들었는데요. 일본이 저지른 만행을 안중근 의사의 입을 통해 명확하게 들려 더욱 울컥합니다. 이 책 덕분에 어서 코로나 시기 이후에 이 뮤지컬을 보고 싶은 바람이 생겼어요.
4.그래도 모든 책에는 아쉬움이 있잖아요? 이 책에도 있나요?
음.. 굳이 이야기하자면요. 이 책에서 출연진들 이야기도 나오거든요? 옥주현, 조승우, 정성화, 황정민 배우 등이요. 그런데 제가 알고 싶은 배우는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이건 정말 개인적인 아쉬움입니다. 다음 에세이에 이야기를 더 풀어주시려나 기대해봅니다. 제가 알고 싶은 배우님은 홍광호 배우님입니다(소곤소곤)
5.마지막으로 추천 한마디요.
개인적으로 음악이나 공연예술 쪽으로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요. 뮤지컬을 이렇게 손쉽게 접할 수 있게된 에세이가 나와서 너무 반가웠어요. 책도 재밌어서 술술 읽히고요. 부제에 '뮤지컬 음악감독 김문정 첫번째 에세이'라고 적혀있던데 다음 에세이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그저 추천하고 추천합니다. 뮤지컬 한 번이라도 보신 분들이라면 정말 재밌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