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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 - 함부로 무시당하지 않는 말투는 따로 있다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다보니 이젠 자기 계발서를 들어 바라보게 되면 이제는 '읽어도 변하지도 않던데 뭘....'하고 으례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책제목이 내게 부족한 정곡을 찌를 때면 여차없이 무너지게 된다.
이 책 또한 제목을 본 순간 그동안 대화에서 느낀 수치스러움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며 이 책과의 인연을(?) 예감했다.
당황스러운 상대의 말에 맞대응 못하고 집에 와서 이불킥한 일..
상처받고서도 웃으며 넘겼었던 일...
끝까지 말꼬리 붙잡으며 서로 말싸움하다가 자가당착에 빠진 일..
여러 명들의 말 사이에서 끼어들 타이밍을 놓친 일...
등등등...
저자는 자신의 한계를 느끼며 고민하던 차에, 자신의 평가를 높이고 관심을 타인에게 만만해보이지 않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말'이라고
결론 짓게 된다. 대화법에 관심을 갖고 심리학과 연관짓는 일에 몰두한 결과 책을 출간하기까지 한다.
사실 그렇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뜬금없이 먼저 '저는 ~ 사람입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혹은 이마에 자신의 직업이나 특징을 적어두지 않는데 그런
이상 우리는 한번에 상대가 누구인지 한번에 인지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는 사실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말과 행동이다. 하지만 보이든 보이지 않든
우리를 어필할 수 있는 것은 행동보다 말이기 때문에 '말'에 더욱 가중을 두게 된다.
저자는 어떠한 방법을 알려주기 전에 자신의 대화법 주장에 있어 미리 일러두는 말이 있다.
'강한'사람보다 '강해보이는 '사람이 이긴다.
물론 강한 사람이 먼저 된다면야 더없이 좋고 이런 방법론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우리 모두는 단시간에 혹은 반드시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전제하에 그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다. 방법이란 걸 이야기하는 것자체가 속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그의
전제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챕터당 짤막한 글로 초반에는 제목에서의 강한 매력만큼의 임팩트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저자가 말했듯이 화술과 심리학을 접목한 그의 작업처럼 이 책의 주장 대부분의 근거는 심리학 그 안의 연구결과에 있다. 그래서 그의
주장이 더욱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하나하나나 읽어내려가다보면 그동안 대화에서 놓치거나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친 부분들을 재발견하게 된다.
사실 일을 하지 않는지라 이 책을 인간관계에서의 대화만 적용하려고 읽었는데, 아무래도 내 상황상 아이들을 양육하는데 더 많이 적용하게
된다. 직장생활을 하거나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그 상황에서도 충분히 적용하기 적합할 대화스킬들이 있다.
가령 아이들을 훈육하는데서 무조건 말이나 행동이 먼저 나가기 마련인데, 자세를 바르게 하라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아이에게 "바르게
앉아봐라"하고 자세부터 교정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이 나에게 주의가 집중되고 긴장하게 할만한 포인트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책을 미리부터 읽었더라면 내가 그동안 회사를 다니고,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는데 한결 수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아쉽기만
했다.
융통성없이 그냥 맨땅에 헤딩하듯 나 자신의 성격을 운운하며 부딪혔던 것들에서 '조금더 요령과 지혜가 더해졌더라면...' 하는 생각에 과거의
씁쓸함마저 들기도 했다.
사실 이 책은 제목처럼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만이라기 보다는 누군가에게 나 자신을 제대로 어필하고, 대화에 있어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는게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이 책 제목과는 약간 빗나간 것처럼 보이지만, 방법론 자체는 굉장히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어서
유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