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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섭의 글쓰기 훈련소 - 내 문장이 그렇게 유치한가요?
임정섭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에 관심을 갖는지 요즘은 독서에 대한 책 뿐 아니라 글쓰기에 관련된 책들이 눈에 띄게 출간되는걸 볼 수 있다. 글을 잘쓰지 않음에도, 글쓰기란 무언가 자연스럽고 자신의 개성을 정직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도 안되는) 고집을 부리는 사람으로 글쓰기에 대한 방법, 잘쓰는 법을 알아본다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과연 나는 글을 잘 쓰고 있는지 궁금했고, 함께 사는 이로부터 글에 대해 자주 지적을 당하는 요즘 글쓰기와 관련한 책을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대통령 글쓰기>의 저자인 강원국 님의 추천했을 뿐 아니라 그의 책을 쓰려고 본 책이 바로 이 책 <글쓰기 훈련소>라고 해서 기대가 되었다. 구성은 하기 사진과 같이 되어있다.(사진은 제대로 못나온 점 죄송합니다.)
언어영역을 12년 넘게 공부했지만, 우리에게 글쓰기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과 같다. 무엇에 대해서 쓰라고 하면 도대체 무엇을 써야 하는지 막막하다. 머리 속이 텅 빈다. 그런대로 인터넷에서 댓글을 쓰거나, 카톡, 문자를 주고 받는 일은 곧잘 하지만, 어떤 대상을 설명하거나 서술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부담감을 느낀다.
저자도 다루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외국과 달리 '수사학'이라는 단어가 생소할만큼이나 글쓰기에 대한 교육에 시간을 내지 않는다. 얼핏 미국, 유럽 등에서는 글쓰기와 관련된 강의가 필수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한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상 우리에게 글쓰기란 작가와 기자, 칼럼리스트들의 몫일 뿐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우리가 있는 곳에서 봄직한 글들을 통해 어른답지 못한 글쓰기를 다룬다. 오답노트로 우리 글쓰기의 현실을 잘 지적하고 있다.
너무도 많은 글을 통해서 아이같은 쓰기행태를 드러내었다는 것을 읽는 내내 깨달았다.
블로그의 글들을 모두 닫아버리고 싶을 만큼 부끄러웠고, 마음 먹고 다 읽어 편집하고 싶기도 했다.
'~모르겠다.', ~느낀다.'라는 표현은 수준이 떨어지는 요소이며 자신 없는 언어 문화를 드러낸 거라고 한다. 또한, 넉두리성 글도 주의해야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감정의 과잉으로 쏟아지는 표현에 대해 저자는 아마추어는 마구 던지고, 프로는 돌려서 은근하게 느끼도록 한다고 표현했다.
이렇게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지적은 개인적으로라지만 글을 쓰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적랄하게 지적은 안타깝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게 되서 글을 쓰는데 있어서 늘 신중하고,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저자는 글을 지적하는데 그치지 않고 어른다운 글쓰기를 하기 위햇 우리가 어떻게 써야 할지 여러 가지로 분류하여 글쓰기의 자세, 기술, 구성연습, 장르 연습 마지막으로 잘 쓰기 위한 습관을 일러준다.
초반에는 글쓰기를 하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하지만, 후반부는 직장인들에게 기안문, 기획서 등을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자도 프롤로그에서 직장인에 특화된 글쓰기 특강을 적었다고 한다.
항상 글을 쓰기에만 바빴지 정작 읽고, 편집하는데에는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않았다. 그래서 문장은 길어졌고, 생각나는대로 적어서 연결이 안될 때도 있었다. 포인트는 찾을 수 없었고, 흥미로움은 없었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글쟁이는 초고를 작성할 때와 거의 같은 분량의 시간을 퇴고에 쏟는다고 한다.
사실 글을 쓰고 어서 마치느라 분주해서 다시 읽어보지 못할 때가 허다하고, 내가 이 글을 통해서 무언가를 이야기 하려는 것보다 내 생각, 느낌, 아이디어만 글에 적어내려가기 바빴다.
글쓰기에도 전략이 필요하고, 핵심이 필요하며, 첫인상(첫마디)가 중요하다는 것은 이번 기회에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 글쓰기 방법이었다.
한편으로 글을 쓰는데 나는 진정한 생각을 갖고 썼을까 의문도 들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그냥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당위성에 따라서 과제 끝내듯이 한 것은 아닌가 되짚어 봤다. 딱히 내가 쓰는 것은 딱히 전략적일 필요까지는 없지만, 그냥 쏟아내기 바빴지 그것들을 배치하고 적절한 구성는 것조차도 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내 글은 텅 빈 수레같았겠구나...
내 글에 대한 아쉬움과 부족함을 깨닫는다.
하지만 아쉬운 것도 있었다.
글쓰기와 관련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오탈자가 발견되었을 뿐 아니라 구성에 대해서는 약간 번복된 것을 쪼개어 다른 구성에 넣은 것으로 보였다.
3장의 기술학습에서 세번째 '포인트 찾기'와 네번째 '핵심부터 적기'에서 처음에는 포인트와 핵심이란 단어자체가 번복되었는데 이것들을 나눈 것이 조금 의아했다.
차라리 포인트(핵심) 찾아 적기라고 하면 어땠을까?
그래도 포인트찾기는 글의 전체의 핵심을 찾아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찾는거라고 보고, 핵심문장을 쓰는건 글의 흐름, 방향을 잡아 흐트러지지 않게 함이라고 생각한다면 저자가 두 가지를 따로 두고 이야기 하할 수도 있겠다.
하나더, 트집을 잡는 것 같아보이기도 하지만,
p.123에서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문장으로 나타내는 이야기를 하는데 있어서 꼭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시로 들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나는 특별히 정치적으로 어느 쪽을 옹호해서 지적하는게 아니다) 꼭 정치적인 그리고 글이 아닌 말을 예시로 들어야 했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예시였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나는 채식주의자다'라는 것을 자기소개로 하는데 한강의 소설이 바로 생각날 수 있겠지만, 그것을 거론하는 것은 소설을 거론하기 위해 채식주의자라는 자신을 소개한 예를 끌어들인 것도 같아서 설득력있거나 적절해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우리가 저지르는 글쓰기의 심각한 오류를 잘 지적하였고, 그것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글쓰는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그러한 날카로운 지적이 있지만, 저자는 우리에게 '용기'를 내라고 한다. 셰익스피어도 태어날 때부터 펜을 물고 자라지 않았을 거라는 말은 내게 약간의 흥미로움과 위로의 꺼리로 적합했다.
개인적으로는 글쓰기의 방법 뿐 아니라 글에 대해 나는 어떤 생각과 태도로 임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던 책이었다.
그럼에도 글을 잘 써야 합니다. 글쓰기를 배워야 합니다. 글쓰기 전문가로서 저는 자주 이렇게 말합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남들보다 일을 끝내는 시간이 빠르며, 같은 시간 안에 남들보다 훨씬 나은 결과물을 낸다는 의미다."
p.72
많은 글이 진실하지 않습니다. 글이 진실다고 보는 관념은 그래야 한다는 당위가 우리 머릿속에 뿌리 깊게 박히면서 생긴 착각입니다. 글쓰기 초보 때는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 조차 어렵습니다. 그러다가 차츰 솜씨가 늘면 자유자재로 속내를 드러냅니다. 이윽고 글을 잘 쓰는 단계에 이르면 거짓을 미화하거나 진실을 깎아내릴 수 있습니다. p.94
일단 초고는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대로 쓰십시오. 완성한 다음 퇴고 과정에서 서두와 결말을 고민하는 쪽이 좋습니다. p.142
만약 글쓰기가
고작 나 자신을 표현하는 행위라고 생각했다면
나는 타자기를 내다버렸을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한 행위다.
작가는 마치 운동선수처럼 매일매일 '훈련'해야 한다.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나는 오늘 무엇을 했던가?
수전 손택(미국의 비평가)
p.235
요약의 방법으로는 우선 절반을 줄이고, 또 절반을 줄이는 '1/2 감속법'을 권합니다. 그 과정에서 쭉정이는 다 떨어져 나가고 최후의 한 문장이 남습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만큼 매우 중요하겠지요. 이것이 앞서 나온 '핵심 문장'입니다.
p.243
제가 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디어에 대한 글을 매일 쓰라는 겁니다. '일일일상'입니다. 기본적인 글쓰기 훈련으로 아이디어에 예민해질 수 있는 방편입니다. 직접 쓰는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기억창고에 더 잘 보관됩니다. ..... 아이디어 상품부터 기발한 특허, 이색적인 비즈니스 등 소개한 글을 매일 찾아 읽으십시오. 그런 다음 그와 관련한 글을 쓰십시오. 단순 기록도 좋고, 자신만의 생각을 덧붙이면 더 좋습니다.
p.268-269
글쓰기 교육은 두가지 측면이 모두 고려돼야 합니다. 사실을 서술하는 기술 향상과, 생각을 심화하는 사고 강화입니다. p.279
*본 포스팅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7기'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