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공부 - 3000년 고전에서 찾아낸 승부의 인문학
유필화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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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책 제목을 보면 승자들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할지에 대해서 이야기할 듯하다. 고전에서 승자들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책을 대하고 공부를 하고, 어떤 환경과 어떤 자세를 유지할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리라 기대했었다. 그래서 읽어보고 싶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과는 달리 승자들의 공부라는 제목은 표지에서 제시된 대로 말하고 있다.

 

그릇, 마음을 얻다.(1부)

원칙, 흐름을 주도하다.(2부)

책략, 판을 뒤집다.(3부)


세 주제에 걸쳐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건 '승자는 공부하고, 공부하는 자는 승리한다'는 것이다. 승자가 되려면 승자들을 공부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선택한 것은 인문학이었고, 그가 주목한 것은 중국이었다. 중국의 황제, 재상, 장군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중국의 병법서를 통해서 승자의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

 

 

많은 지도자들이 중국의 고전을 주목한다. 그들은 그것을 끊임없이 읽음으로 그들의 경영과 정치 등 삶에 적용했고, 그에서 발견한 지혜와 통찰을 통해 그들의 삶을 발전, 유지해왔다. 고전을 통해 지도자들이 이루어낸 결과들이 바로 고전으로 비롯되었다는 것을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지만, 섣불리 손대기가 쉽지 않아보인다.

 과거 학창시절 한문시간을 통해서 여러 사자성어를 접한 바 있다. 사자성어가 이런 고전에서 나왔다는 것을 스토리와 함께 배워 잘 알고 있다. 스토리로 대략 알고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한문과 과거의 이야기라는 이유로 고전은 여전히 일반인에게 쉽게 잡히지 않는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쉽게 고전의 유익을 알고 천천히 접근할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과감없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일단 병법서에 주목하였지만, 각 인물에 따른 이야기와 현실의 경영에 적용한 것이 지루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간략하게 병법서의 다양한 서적을 두루 훑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첫 챕터가 가장 재미있게 읽혔다.

개인의 스토리 뿐 아니라 그들이 말한 내용이 현실하고도 가장 맞아 떨어진 부분이 많게 느껴져서일지도 모르겠다.


당태종을 비롯하여 이책의 두루두루를 살펴보면, 잘은 모르겠지만 많은 부분에서 익숙한 지명과 인물명이 나오는데 조선에서 많은 부분 참고를 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태종의 경우 우리의 역사에서 조선왕조의 태종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권력욕이 있음에도 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서는 철저하면서도 원칙을 지키며 태평성대로 이끈 정치자세에서는 많은 부분 배울 점이 있다. 


<정관정요>에서 찾은 자기경영 5원칙

1.부하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2.자신의 몸가짐을 먼저 바르게 해야 합니다.

3.최초의 긴장감을 지속시켜야 합니다.

4.철저한 자기절제입니다.

5.겸허한 태도 및 신중한 언어구사입니다.

p.25-31


강희제라는 이름을 많이 듣기는 했지만, 그가 청나라를 무려 61년이나 통치했을 뿐 아니라 한결같은 태도로 나라를 다스렸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철저한 자기관리능력을 가졌을 뿐 아니라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정치했던 그의 모습에서 작은 관리자로써 우리의 모습과 나라의 지도자로써 대통령 및 정부관리자들을 한번쯤 보게 된다.

아무래도 요즘 책에 가장 관심이 많은 나는 아래 인용구가 인상적이었다.


한권의 책을 읽으면 한권의 이득이 있고, 하루 독서를 하면 하루의 이득이 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책과 친하게 지냈고 나이가 든 지금도 손에서 책을 뗀 적이 없다. 황제는 깊은 대궐 속에 있으면서 많은 중요한 일을 통괄해야 하므로 바쁘기 짝이 없다. 따라서 황제는 천하의 일을 모조리 알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늘 책을 가까이 하며 옛 사람의 가르침을 배우고 잘못을 줄이려고 노력해왔다. 내가 천하를 다스린 지난 50여 년동안 큰 과오를 범하지 않은 것은 책과 가까이 지낸 덕분이다.

p.44

3강에 나온 주공단은 과연 겸손하고 지혜로운 충신이었을까?

공자가 호평한 왕조에서 저자가 주목한 사람은 바로 그들을 받들어 모신 '주공 단'이었다. 저자는 그는 2인자로써 충실하게 3명의 왕을 빛나게 했다는 점을 주목한다. 개인적으로 그의 겸손과 충성이 오히려 순수하게 느껴지지 않고 의심하게 되는건 나의 불순함이거나 부분적으로 그의 모습을 살펴봐서일지도 모르겠다. 하필 왜 그를 주목하였는지는 조금은 설득력이 약하게 느껴졌다.



관중의 이야기는 구구절절이 무릎을 탁 치게 할 정도로 현실과 너무나도 맞는 관중의 말이다. 어떻게 28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통하는 지혜가 있나 싶다. 그의 지혜로움이 정말 놀랍다. 이건 그다지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다.


노고를 없애주는 임금을 위해서라면 백성들은 어떠한 고생도 마다 않으리.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임금을 위해서라면 백성들은 어떤 가난도 참고 견디리. 안전을 도모해주는 임금을 위해서라면 백성들은 어떤 재난도 감수하리. 번영을 꾀하는 임금을 위해서라면 백성들은 목숨을 걸고 싸우리.

백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하지 않고 단지 형벌로만 다스리려고 하면, 그것은 불가능하다. 백성들이 복종하지 않는다고 해서 무턱대고 형벌을 엄하게 하고 마구잡이로 사람을 처형하고 겁주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이다.

군주는 앞의 네 조건이 충족되도록 늘 마음을 써야한다. 이 조건들이 충족되면 백성들은 아무리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 할지라도 몰려올 것이다. 반대로 노고, 가난, 재난, 멸망 등의 괴로움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면 가장 가까운 측근조차 등을 돌릴 것이다.

p.69-70


그래서 "주는 것이 곧 얻는 것임을 아는게 정치의 비결이다"라는 말이 생겨났다. 사마천의 <사기열전> 中 p.70


나라에서 의논한 정책은 탁상공론이 아니므로 실천하기 쉬웠다. 백성이 바라는 것은 그대로 들어주고 백성이 싫어하는 것은 그들의 뜻대로 없애주었다. p.72

위에서 말한대로 챕터 2에서는 무경칠서 내의 내용뿐 아니라 현재 한국의 경영에서 접근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을 저자는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직장에 소속되어있는 사람이라면 무경칠서에 주목하여 적용할 만한 거리를 찾아보는 것도 굉장히 유익할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이 칠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현대 경영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는 점을 솔직히 밝힘으로 생각은 다르지만 그 안에서 수용해야할 부분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p128)


장군은 조용하면서 속을 알 수 없어야 하고, 또한 반듯하고 의연해야 한다. 그는 장교와 병사들이 자신의 계획을 모르게 할 수 있어야 한다. p.127

경쟁사의 정보 또는 선진 기업의 경영 방식은 우리가 활용해야 하는 많은 정보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남을 연구하고 남한테서 배우는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에게 맞는 우리 나름의 길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p.136

개인적으로는 경영에 적용한 칠서가 와닿지는 않았다. 나는 회사에 몸담고 있지도 않고, 경영자는 더욱 아닐 뿐더러 조직을 맡고 있다고 볼수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름대로는 내게 근접한 분야(?)에 적용하려고 했다. 어쩌면 판단하에 아이들의 육아에 적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124페이지에 손자병법 10장에는 병사보기를 아이들 보듯 하라는 것을 보면 많은 부분 적용하는 것을 기대하는게 무리가 아닐 수도 있겠다.^^;


"그러면 부하들에게 할 마음이 일어나도록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공적이 있는 부하를 발탁하여 극진히 대접하는 것은 당연히 하셔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공적이 없는 자를 격려하는 것도 잊으시면 안됩니다."

p.147


오기는 이렇게까지 해서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 노력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과 동고동락한 오기의 자세는 오늘날의 리더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명령만으로는 사람을 움직일 순 없습니다. 자발적인 의지를 일으킬 수도 없습니다. 신상필벌과 함께 적절한 온정주의를 같이 행하는 것이 부하들에게 '할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관건입니다.

p.148

오기가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한 것은 보통 지도자 이상의 능력이었다. 저렇게까지 해서 과연 부하가 움직일까 싶은데 그가 제시하고 주장하여 이렇게 당당히 적혀있는 것을 보면 '할 마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겠다. 현재 대통령이 많이 생각이 나는 부분이었다.



승리를 쟁취하는 비결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적의 장수의 그릇과 재능을 충분히 조사한 다음, 상대방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싸운다. 이렇게 하면 힘 안들이고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적의 우두머리가 평범하고 경솔하게 남을 믿는 사람이면, 속임수를 써서 꾀어내라.

탐욕스럽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이면, 재화를 줘서 매수하라.

단조롭고 아이디어가 빈곤한 사람이면, 책략을 써서 바쁘게 뛰어다니게 하라. 그래서 적을 지치게 만들라

윗사람이 재력과 권력을 휘둘러 아랫사람이 불만을 품고 있으면, 이간책을 강구하여 분열을 꾀하라.

적의 작전 행동이 갈피를 못 잡고 부하가 장군의 지휘에 불안감을 갖고 있으면, 위협 공격을 가해 패주시켜라.

p.149

물론 인재를 영입할 때 당사자의 평판은 매우 중요한 판단 기준입니다. 그러나 태공망은 현명하게도 그것에만 의존 할 때의 위험을 지적했습니다.그러면 제대로 사람을 알아보려면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할까요? 태공망은 다음의 여덟 항목을 제시합니다.


1.질문해봐ㅏ서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를 관찰한다.

2.캐물어 순간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본다.

3.첩자를 써서 배신을 유도하여 그가 정말 믿음직하고 거짓이 없는가를 확인한다.

4.털어놓고 이야기하거나 거침없이 물어보면서 그의 인격을 관찰한다.

5.재화를 관리하게 하여 그가 얼마나 깨끗한가를 관찰한다.

6.여자를 가까이 하게 하여 그의 몸가짐이 얼마나 바른가를 관찰한다.

7.힘든 일을 맡겨보고 그가 얼마나 용기가 있는가를 판단한다.

8.술에 취하게 하고 그 태도를 관찰한다.

<육도><용도> 제 20<선장편)

p.163

이후에도 승자의 책략에서 36계 책략과 전국책의 내용이 나오는 읽어볼만 한다.


책은 결론이 없다.

저자가 내용을 근거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따로 제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전을 통해서 여러가지 이야기한 면들을 통해 독자 스스로가 공부하고 그것들을 알아서 적용할 것을 말하는 듯하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제목과 같이 승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데 이 책의 내용과 같은 것을 통해 하라는 것이다.


고전의 묘미는 순간적인 지식, 정보를 제공하는데 있지 않다.

그것을 끊임없이 반추하고 곱씹어 자신의 삶과 생활에서 지혜와 통찰하는 본인의 몫이 주어진다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고전의 묘미를 통해 승자가 되기 위해 공부해야할 것이다.

그런 사람이 곧 승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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