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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
이지윤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8월
평점 :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어보고
작성한 포스팅이에요
#세상에순수한미술은없다 #시대의욕망
#미술의가치 #미술생태계 #미술을읽는빠른안내서

5년 전, 내 집이 생기며
집을 꾸미는 데
많이 고민하고
신경 쓴 부분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벽에 걸어 둘 그림이었다.
그림을 보면
마음에 안정이 생겨났고,
뚫어지게 바라다보면
뭘 아는 게 아니어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림의 선과 색 그리고 질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고
집에는 색다른 생기가 돌았다.
그림에는 그런 매력이 있었다.
문외한인 나도 미술작품에서
이런 매력을 느끼는데,
작가의 개성과 취향과 가치에 따라
달라지는 작품들의 매력은 무엇이고
가치는 어떻게 평가하고 달라질 수 있는 걸까?
아트 셀러, 아트 경매라는 단어들을
뒤늦게 알아듣고,
작품 속, 작품 간, 작품의 이동 등
그 분야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고 생겨나고 있을지
간질간질하게 궁금해서
뭐라고 알고 싶었다.
미술작품을 소개하는 책들은 정말 많다.
읽을 때마다 그림에 숨겨진 이야기들도
참 재밌다.
이 책도 그랬지만,
그 어떤 책보다도
저자의 남다른 이력 덕에
뭔가 달리 보이는
생생한 현실을 담고 있었다.
이 책의 작가이자 글로벌 아트 디렉터인
이지윤 큐레이터님은
미술전공자가 아닌 불어 불문학사로 졸업을 해
런던에서 미술사, 미술관 박물관 경영을 공부하고,
영국 박물관에서 한국관을 설립하는 큐레이터로 시작했다.
한국과 유럽의 미술에 다리 역할을 하며,
전시기획과 아트컬렉션 감독으로 참여해
글로벌 아트 디렉터이자 큐레이터로
글로벌하게 미술작품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만큼
시대와 국가 간의 미술작품세계에서
세계적인 안목을 갖고
미술의 흐름을 잘 이해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선 그런 면들이 잘 반영돼
전반적인 미술 세계를
알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나 같은 사람들은
유명한 작품, 작가, 유행을 따라
주로 눈에 띄거나
열리는 전시 기회를 통해서 작품을 접한다.
작품을 접하는 방식이 수동적이다.
많이 노출되어야
작품이 친근하게 보이고,
임팩트 있고 시선을 끄는 작품이어야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미술을 보는 시각이
아마 그런 노출과 자극에
길들여진 건 아닌가 모르겠다.

이 책은 미술이 단지 작품으로뿐만 이 아닌
시장 생태계 안에서 가치와 자본 이상의 역할을 하며,
미술 또한 인간의 욕망과 시대와 권력을
반영하는 한 매개체였다.
내가 알고 접했던 미술 분야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줬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여러 문물과 문명의 발전을 통해
미술 시장의 제작, 전시, 유통 등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과정에서
수많은 변화를 이루었다.
우리가 접하고 바라보는 작품이
과거엔 선주문 후 제작이었다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선제적 후 주문 방식으로
소비자가 작품을 접할 수 있게 됐는지,
어떻게 직접 그리고 칠하는 작품에서
AI로 기획하고 제작하는 작품이
작품으로 인정받게 되었는지도
알 수 있다.
이러한 미술 분야의 변화에서
시대와 가치의 흐름이 보였다.
세계적인 미술 경매업체와
뛰어난 예술적 안목을 지닌 컬렉터까지
알게 되니
우리가 알고 있는 미술작가와 작품들이
어떠한 과정 끝에
우리의 눈에 들어왔는지도
이해할만 다.
마지막으로
국가가 기업이 문화에 관여했을 때
우리가 사는 사회와 영역에서
미술이 어떤 모습으로
영향을 미치며 역할을 맡아왔는지도
눈여겨보았다.
특히 영국이 자국민들을 향해
문화전시를 개방하는 면은
K 한류를 통해 주목받고 있는
우리 문화도 자국민들에게
노출하고 경험해 보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게 한다.
기업의 수년간 후원과 콜라보도
이 책에서 보니
어떤 의미와 의도인지
알겠다.
책에서
모르는 미술작가들이 나올 때
틈틈이 찾아봤다.
역시 대세 작가들을 다루고 있어선지
책과 전시가 절묘한 타이밍인지
우리나라에 현재 전시 중인
작가들이 종종 있었다.
(카우스(KAWS)-스페이스K서울,
뱅크시-더현대 서울 6층ALT.1 등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는 끝났네요^^;)
책에서 거론된 만큼
각각 작가들의 전시도
찾아가 보고 싶어졌다.
시대의 가치와 풍경을 반영하는 작품,
아름답고 숭고한 작품,
현시대에 강렬하게 메시지를 쏟아내며
제 목소리를 내는 작품...
우리가 감탄하는 이들 뒤편에선
여러 큰 손들 과 힘들의 움직임이
쉴 새 없이 펼쳐지고 있다는 게
그리고 미술이 여태껏 그래왔다는 점이
새롭기도 하면서 굉장히 흥미진진해
읽어볼 만한 책이었다.
'취향이 자본이 되는 시대,
미술을 읽는 가장 빠른 안내서'
라는 띠지 문구가
이 책의 소개로 굉장히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