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 앞에서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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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프롤로그의 '일기장'에 대해

머뭇거리는 마음부터

글에 대한 사소함,

그리고 솔직한 삶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리

작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이

들어갔다 해도

소설은

허구지만,

에세이는

자신의 가치와 삶을 담아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나의 사소한 이야기를 글로 쓴다. 이 이야기가 특별하거나 대단해서가 아니라 나의 진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나의 상처뿐만 아니라 당신의 상처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처음 '못생겼다는 느낌'이라는 제목이 달린 빈 문서 창을 띄워놓았을 때 이런 글은 쓰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게는 그보다 더 큰 욕구가 있었다. 마음을 터놓고 나누고 싶었고 그래서 나와 비슷한 괴로움을 겪고 있을 사람들이 이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욕구였다. 내가 겪은 괴로움이 내 안에만 남아 있다면 그것은 영원히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글을 통해 누군가에게 다가가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다면 작가로서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을 테니까. p.178


작가님!!

이렇게나 쉽게

이렇게나 솔직하게

이렇게나 사소하게

(사소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작가님!) 

써도 되는 겁니까? 물으며 읽었다.


마음이 꾹꾹 눌러 담겨있어서

그것들을 후루룩 쓱쓱 읽을 수가 없었다.

나도 읽으며 올라온 감정에

울컥울컥했고,

글과 함께 

그것들을 꾹꾹 반죽하고,

 소화해 읽어갔다.


사람들이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각자의 삶에서 자신이 품고 살아온 감정들이 있다.

그 감정은 숨겨있어도  

그것은 우리 몸에 찰싹 달라붙은 숙주와 같아서 

나 자신의 성장과 더불어 쑥쑥 자라있다.


외로움, 열등감, 관계의 주저함, 거절 등

개인적인 아픔,

그리고 

여전히 싸우고 있는 사회적 아픔...

살살살 짚어주면서도

세밀하게 내가 느꼈던 느낌들을

후루룩 훑어내어

 어루만져 주는 듯했다.


아픔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모두의 것이기도 하다.

아픔을 솔직하게 내보여낸 이 책이

홀로 아파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나는 아픈 데가 없는데요?'

라고 말하는 이들도

읽어보시길!

아놔! 나도 평소에 

'아픈 데 없는데요'라고 

잘 말하는 사람이거든요. ㅋㅋ


역시 '소설가'의 에세이는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소설가는 에세이도 잘 쓰더라!!)

이번 경험으로 다시 끔 다지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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