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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도 쓰러지지 않는다 -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불안한 시대를 버티는 단단한 문장들
모옌 지음, 허유영 옮김 / 필로틱 / 2026년 1월
평점 :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어보고
작성한 포스팅이에요.

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를 인용 p.290
언제나 시대는 불안했다.
여느 때처럼 최고이면서 최악이었다...
이 책에서 인용한 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의 첫 구절을 읽으면,
어쩜 이 시대에도 동일하게 적용이 되는지!
그때나 지금이나 통하는 삶은 다르지 않은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삶에서 찾아야 하는 것은 무엇이며,
우리가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왜일까?
삶을 살아가는데 힘은 어디서 올까?
모옌 작가님 작품으론 <개구리>를 읽은 적이 있다.
자기의 주관이 확고할지라도
(중국의 정치 사상이라는) 환경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나는 그 책에서 보았다.
사상을 따른 열심은 타인의 삶을 휘저었고
그런 타인의 삶들이 모여 중국의 현실이 되었다.
공산국가인 중국의 작가가 써낸 글이 꽤나 날카롭고 현실적이어서
기억에 남았다.
여러 소설가에게서 그렇게 느끼듯
소설가 모옌의 에세이는 어떨지 궁금했다.
그가 소설에서는 현실을 직설적으로 풀어냈는데,
실제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에세이엔
얼마나 생생하게 그의 생각이 적혀있을까?
이 책에서 먼저 알 수 있었던 건 그가 살아왔던 삶이었다.
그가 살았던 가정, 그리고 시골의 삶..
소를 몰고 나가고, 풀밭에 누워 흐르는 구름을 바라보고,
영화를 보기 위해 옆 동네 상영된 영화를 궁금해하며
친구들과 가서 보는 시골 소년의 삶...
그리고 현실과 삶을 잊어버릴 만큼 푹 빠졌던
몇 권의 책 읽기..
그 책들이 그의 생각에 그의 삶과 버무려졌다.
그는 소에게 말을 걸었고
자연에게 끝없이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쓰는 이가 되어 그것들을
생생하게 마주하며 써 내려갔단다.
그가 보고 듣고 맡았던 삶의 시선과 소리와 향기가
어우러져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담겼더란다.
소설만큼이나 소탈하고 솔직한 속내가
담겨있어 좋았다.
중국의 대문호이자
노벨 문학 수상자임에도
만두를 좋아하는 그가
딸의 시험에 함께해 주는 그가
겸손함과 기본을 놓지 않으려는 그가
인간적이면서도 함께 존경스러웠다.
그가 소개한 다국적 작가들의 책이
생각보다 다양해서 놀랐다.
다른 나라의 작가들의 각 작품에서
자신의 경험과 감각과 생각을 이입하는 태도,
작품을 넓고 깊게 느끼는 진중함에서
삶을 받아들이는 그 만의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쓰는 이지만 먼저는 모옌도 읽는 이었다.
그가 읽은 작품의 매력과 열정을 글에 담아냈는데,
읽으면서 나 같은 독자도 함께 설렘을 느꼈다.
쓰는 작가로는
자신의 주관과 근본, 진실이 강조되어 보였다.
그의 작품을 굳건히 하는 실체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그 단호함과 견고함이 나에게도 힘이 됐다.
흔들림 속에도 굳건히 자신의 철학을 붙들고 있어
역시 중국의 대작가 모옌이구나 싶었다.
나는 소설을 쓰는 사람, 좋게 말하면 소설가다. 소설가에게 소란과 진실은 모두 문학의 소재다. 우리는 소란스러움에 대해 쓸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진실에 관해 더 많이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소설가의 펜 끝에서 묘사된 진실은 현실의 진실과는 다르다. 과장될 수도 있고, 변형될 수도 있고, 판타지적인 요소가 덧입혀질 수도 있다. 다만, 과장과 변형, 판타지는 결국 진실의 존재와 그 힘을 더 부각하기 위한 수단이다. p.213
다시 말하자면,
독서가와 쓰는 이로 모옌이 풀어놓은 명문장이 너무 많다.
여기엔 일일히 다 옮겨적지는 못하겠으니 꼭 이 책을 읽어보시라!
흔들리며 불안해 하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삶은 어떤 의미인지,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삶에서 우리는 어디서 견뎌낼 힘을 찾아야할 지
풍파를 굳건하게 견뎌온 모옌, 그가 그의 삶과 책으로 말한다.
그를 뚫고 지나간 책과 그가 끊임없이 말한 그의 책을 통해
'강풍에도 쓰러지지 않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시라!
이 책은 정말이지 추천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그가 남긴 <영향을 준 노벨문학상 작가> 와 <글쓰기의 비결>을
작게 나마 사진으로 공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