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문학동네 청소년 27
유은실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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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은 <변두리>라는 유은실 작가님의 책입니다.

유은실 작가님 하면 <순례 주택>이란 소설이 떠오르는데요.

실제로는 굉장히 많은 작품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읽히는 동화를 쓰신 분입니다.

(사실 순례주택도 청소년 소설이죠)


줄거리

주인공 수원은 남동생과 함께 엄마 심부름으로 선지(내 그 핏덩어리 맞습니다)를 사러

'서울 부산물'아줌마에게 갑니다.

아줌마는 풀빵 사 먹으라고 백원을 챙겨주죠. 거기다가, 양에 간에 덤을 많이 챙겨줍니다.

이런 선지와 덤을 갖고 시장을 돌고 난 후 집에 가는 길이었어요.

거기서 하필 교통정리를 친구 영미를 만나죠.

수원은 자신의 선지 통을 약수라고 영미에게 말하는데요. 영미는 약수 한 컵만 달라고 합니다.

약수 아니라며 수원은 선지라는 걸 들키기 싫어 피하려 했어요. 먼저 달려가는 상황에서 동생이 선지 통을 잡아당기죠. 바닥에 선지가 쏟아지고 결국 선지에 피와 냄새로 가득한 아이들은 학교도 가지 못합니다.

이렇게 변두리 동네의 그네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감상평


이 소설은 작가의 경험을 담은 자전적 소설입니다.

아이들의 나이와 소설 상의 연도를 살펴보면 작가가 살았던 시기와 거의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런데다 변두리의 이야기는 삶의 배경이 상세합니다.

이런 일을 경험한 사람이 아니면 절대 이렇게 표현할 수 없다!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상황에 따라 개인이 갖는 세밀한 감정까지도 유은실 작가님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예를 들면, 수원이 선지 통을 들고 가며 서울 부산물 아주머니가 어떻게 할지 이리저리 따져보는 생각, 영미에게 수치심을 들키지 않으려고 도망가듯 피하려던 상황, 동생에게 분노를 뛰어넘어 입에 담아보지도 못한 욕을 쏟아내는 장면(특히 이 장면,,, 강렬하고 잊을 수 없는 울컥한 장면이었어요)까지 섬세하고 깊이가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산가족 찾기, 첫 꽃 먹기 행사, 아카시아꽃의 유래 등

당시에 겪었을 법한 일들이 이 소설의 배경으로 잘 녹아져 있습니다.

저도 여기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생소했는데요.

요즘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럴 것 같습니다.

'이게 정말 우리나라에 있는 이야기란 말이야?'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어요.

주변의 사람들 또한 그 당시에 꼭 있었을 법한 사람들입니다.

시대극이면서 가족 연속극이라면 나올만한 인물들 같죠.

피식 웃음 주는 인물들인데요.

술 먹으면 꼭 다른 집 빤스를 훔쳐 오는 변태짓을 하는 아빠, 받은 밤을 자기네만 먹겠다고 숨겨두었다가 썩히는 밤벌레 할머니, 아직은 초경도 하지 않은 내게 정력이니 생리 같은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상숙 아줌마 같은 인물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반해 나, 수원은 굉장히 속이 깊은 K 장녀 같은 친구네요.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독서 모임에서 9월의 읽을 책으로 정해졌기 때문인데요.

독서모임이 아니었다면 살짝 도입이 힘들었을 수도 있을 책입니다. 첫 장면부터 등장하는 도살장과 선지 등이 반가울만한 소재는 아니잖아요. (수원의 아빠가 아들에게 심어준) 도살장의 환상을 싹 벗어버리고 가축의 모든 부분이 까발려지는 곳이며, 아무도 만지고 싶어 하지 않는, 모두가 피하고 싶어 하는 곳이죠. 그런 변두리에서도 당연히 사람이 삽니다. 그곳에서도 삶은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유은실 작가님이 자전적인 본인의 경험을 잘 살려 드러낸 작품입니다.

또, 시대 상황을 살펴보기에 굉장히 좋은 책이에요. 1980년대 상황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과거이면서, 우리가 좀처럼 알기 쉬운 과거가 아닌 아니에요. 하지만 꼭 알아야 할 우리 시대의 과거라고 생각해요.

계속 말하지만 유은실 작가님의 섬세하고 깊은 상황 묘사가 더해져 울림이 가득한 꼭 읽어야 볼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읽기도 참 쉽고요.


추천해요

어른, 아이 모두 읽을만한 책입니다.

저희 아이는 제가 이 책을 읽을 당시에 유은실 작가님의 다른 책인 <멀쩡한 이유정>을 읽고 있었어요.

그만큼 유은실 작가님 책 자체가 어른 아이 다 함께 읽기 좋은 책입니다.

참고로 23년 3월에 문학동네에서 이 책 개정판을 냈더라고요. 구입하시려면 그 책이 더 요즘 감각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하나만 더요!

저희 독서 모임의 한 분은 이 책도 추천하셨어요. <2미터 그리고 48시간>인데요.

실제로 병을 앓으셨던 작가님의 경험이 녹아있다고 해요.

치료를 받은 후 48시간 안에 2미터 이내 접근은 안 되는데요.

그 상황에서 주인공이 어떻게 견뎌나가는지를 나타낸 소설이라네요.

저도 조만간 읽어보고 소개하겠습니다.^^

#변두리

#유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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