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소중한 사람이 생겨버렸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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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이런 책을 좋아할지 모르겠다며 추천해 준 책이다.

그리고 아래를 찍어서 보내줬다. 이 내용이 뭔가 의미가 압축된 것 같은데, 뉘앙스를 헤아릴 수 없어서 몇 번을 읽어봤다. 그렇다. 나는 글을 소화하는 면에선 굼벵이처럼 느린 편에 속해서 그러하다. ㅠㅠ




프레드릭 배크만은 <오베라는 남자>, <베어타운>, <브릿마리 여기 있다>라는 책으로 이미 알고 있는 작가였다. 소설이 아닌 에세이라니 어떤 책이려나? 냐금냐금 읽다 보니 친구가 추천해준, 그리고 위를 찍어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위 글의 뉘앙스가 이해 됐다.


이 책을 읽다보면 프레드릭 배크만 이란 이름을 검색해 보면 그의 외모가 그렇기도 했지만, <가디언즈 갤럭시>에서 스타로드 역을 맡은 크리스 프랫이 생각난다. 스타로드와 가모라가 결혼했다면 분명 이 글을 썼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우리에겐 베스트셀러 작가로 알려진 프레드릭 배크만이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동과 유쾌한 생각이 그의 글에 새로운 매력으로 생생하게 살아나서 인상적이었다.


아기 기저귀를 갈아주기 위해 한 손으로 아이 배를 누르다 다른 한 손으로 여러 실수를 저지르고, 손으로 아이 코에 (의도치 않게) 쑤셔서 아이를 울리기 일쑤인 초보 아빠의 모습이 보인다. 스테레오 볼륨을 높이고 아이패드 키패드 암호를 풀었다고 멘사에 전화하는 아들바보의 아빠 모습도 보인다. 서툰 모습이지만, 아들만큼은 나 자신 이상으로 사랑하는 아빠임엔 틀림없었다. 잠을 안 자고, 자신을 물건으로 내리쳐 깨우는 아기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기도 하는 귀여운 아빠이기도 하다. '이걸 먼저 시작한 쪽은 너였다는 걸 절대 잊지 마라.'라는 문구를 이 책의 앞뒤에 적어두어 뒤끝 작렬인 아빠도 보여준다. 키득키득 웃게 되는 포인트 많음!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에세이만큼 재미나게 아이에게 편지를 써보고 싶어졌다. 속 터지게 하는 아이의 행동을 더 적나라하게 까발리지 못했던 나의 육아일기를 후회했다. 연년생 육아로 미쳐버릴 것 같은 당시 핵폭탄 하나 쥐고 있던 내 마음을 더더더!!! 솔직하게 글에 쏟아붓지 못한 게 아쉬웠다. 혹시나 앞으로도 내 삶의 육아가 더 미쳐버릴 예정이라면 내 속 끝까지 뒤집어 파서 뭔가라도 써봐야겠다고 다짐하게 하는 글이었다. 온갖 실수투성이인 엄마더라도, 부드럽고 인격적인 엄마가 아닌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엄마여도(배크만 작가가 아기에게 소리지르진 않았습니다만...), 요즘 그렇게 필요하다는 정보력이 마이너스 대인 엄마일지라도 이 책 속 프레드릭 배크만을 통해 괜찮다는 위로까지 받았다.ㅋㅋ 위로받으면 안 되나?ㅋㅋ


그래도 자식은 부모에게 목숨과 같으며, 자식은 내 인생에 다시는 없을 최고의 행복 덩어리라는 걸 알고!

그렇게 나도 키웠지, 그래서 자식 키우지! 하는 마음에 공감과 함께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극과 극을 달리는 저 안드로메다에 달린 생각이라도 글에서만큼은 용납될 수 있다는 글쓰기의 포용력을 배크만의 글에서 다시끔 생각하게 됐다. ㅋㅋㅋ (이건 뭔소리여 하는 소리도 내겐 많았다는 말 ㅋㅋㅋ)


은행에서 강도에게 총맞아 벌어진 이야기는 너무 웃긴데 웃기만 할 수도 없는... 정말 대략난감한 이야기였다. 어찌됐든 그런 위기를 지나 너가 태어났다고, 그런 경험을 이야기할 우리 아빠는 원래 실없는 사람이라고 친구들한테 말할 거고 ㅋㅋ 아들의 존재를 증명하는 임테기를 가지고 자고 있는 배크만의 이마빡에 툭툭 치며 이게 뭐로 보이냐고 묻는 아내의 모습도 상상이 되어 끝까지 웃음을 멈출 수가 없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너와 네 엄마(아기와 아내)는 그의 인생의 최고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결론으로 감동넘치게 마무리한다.


현재 육아에 고단한 부모님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육아를 하면서도 킥킥 웃으며 에세이를 즐기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그냥 프레드릭 베크만을 좋아하는 독자분도 이 책을 읽어보셔요! 그의 에세이는 또 다른 매력입니다!!^^

아직 애들 방학이 안 끝나서 더는 못 쓰겠다. ㅋㅋㅋㅋ 리뷰는 요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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