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1~2 - 전2권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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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서 떠돌고 있는

책을 추천하는 글을 봤다.


이 책은

책 표지 색이 강렬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저자 이름을 보자마자

6년 전에 서평단에서 읽었던

<볼티모어의 서>란 책이

떠올랐다.

(지금 이 책에서도 <볼티모어의 서>가 등장한다!!)


이 책은 읽어봐야겠다!


1권당 500여 페이지가 좀 못 되는

두꺼운 분량의 책이었다.

즉, 2권이고

1000페이지가 좀 못 된다.

<볼티모어의 서>에서 그랬지만,

작가 조엘 디케르는

세심하고 쉽게 책을 써서인지

분량이 꽤 많다.


하지만 그의 책은

가독성 하나는 보장이 되니까

(고작 2권 읽었지만,

여기서 그의 글쓰기 스타일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무작정 달려들어도

걱정 없을 것이다.




이 책의 배경은

뉴햄프셔 주의 자연의 아름다움 매력적인 소도시,

마운트 플레전트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시작한다.

조깅을 하던 한 여성(로렌 도노반)은

그레이 비치 근처 모래밭에서

살해된 알래스카 샌더스란 여성의 몸에

곰이 주둥이를 박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곧바로 근처 주유소에 도움을 요청해

경찰이 출동하며

1999년 4월에 그렇게 수사가 시작된다.

1999년의 그 살인사건은

이 책의 1인칭 저자

마커스 골드먼의 현재와

오가며

전개된다.


마커스는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고,

이미 그의 작품은 드라마화될 예정이다.

해리는 그동안 잘 지내왔던

형사 페리 게할로우드와 연락을 이어가던 중에

자신의 연애에 문제가 있고,

페리 또한 그의 삶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1999년 이미 종결된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의

재수사에 페리와 함께 하게 된다.

모든 범죄에서

증거와 증인이 있으면,

사건은 쉽게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다.


지금은 과학수사에

CCTV 도 곳곳에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 주변에도

여러 미제의 사건들이 있듯이

아직은 범인을 찾지 못한,

혹은 범인이 발각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사건들이

있는 것이다.

지금처럼 과학수사가

익숙하지 않은 과거의 경우 더 그럴 것이다.

또한 이 책 속의 에릭 도노반처럼

무고한 시민이 10년 넘게

억울하게 감옥에 갇혀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재수사를 통해

1999년에는

숨겨져 있었던 이야기,

두려워서 절대 발설하지 않고 싶었던 이야기,

그때는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보이는 이야기들이

10년이 지난 2010년에는

드러난다.


범인일 줄 알았는데,

여전히 확실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유명한 배우 혹은 모델이 되고 싶었던

그녀들,

지금의 배우자에게 버려질까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을까 봐

두려워 숨겨온 이야기,

잠깐의 불장난이 짜릿했지만

후회스러워 무마하려 했던 이야기

여기엔 스포 같아서

말할 수 없는 별의별 이야기들이

이 책에 담겨있다.


까도 까도 충격이고 충격인

이 스릴러 책이

일상의 삶을 사는 이들에겐

색다른 재미와 짜릿함을 줄 수 있겠다.


이야기의 흐름이 빠르고

계속되는 충격적인 전개 때문에

인물 한 명 한 명의 아픔이

상당히 큰데도

세세하게 짚고 머무르기엔

무리가 있다.

그래도 어김없이

자식을 잃은 아픔과

억울하고 애통한 심정까지

범죄 사건에 가담하거나

연루된다면

삶이 어느 정도까지

나락으로 떨어질지

그 고통을 감당하며

어찌 살 수 있을까

여러 생각이 든다.


'인간은 결국

나 자신만을 위해

삶을 영위해 나간다'란

거부할 수 없는 진리(?)가

크게 와닿기도 한다.


독자들을 함정에 빠뜨리려면

어쩔 수 없었겠고

많은 사건을 대하는 경찰분들이라면

정말 저렇게 할 수도 있겠다는 걸

이해는 한다만,

형사 페리를 비롯해

경찰들은 왜 그리 사건에 대해

빠르게 단정 짓는지,

자신의 해결되지 않은 상처와 협박으로

왜 그리도

성급히 결론을 내리려 하는지

사건을 대하는 면면들이는

읽으면서 씁쓸했다.


한편으론

이렇게 끔찍한 사건들을 접하고

경찰분들에게

트라우마 같은 것도 무시 못 하겠다?

웬만한 담력으로

경찰일 할 수가 없겠다 싶기도 하고 말이다.


가독성,

빠른 전개로 흡인력

세세한 증거와 증인들의 심리

모든 것들 담아내느라

많은 분량이 쓰였다.


이와 더불어 조금 생뚱맞을 수 있지만,

마커스 골드먼의 해리 쿼버트까지 등장하여

마커스의 글쓰기에 채찍질을 가하며

멘토의 역할을 멈추지 않음으로

1000페이지는 좀 못되지만

굉장한 분량에 보탬이 됐다.


"내가 자네 대신 대답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 생각은 말해도 될 것 같아. 자네가 글을 쓰는 이유는 치유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자네는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을 써서 나를 치유해주었지. 나는 그 책을 통해 나 자신을 회복할 수 있었어. 자네가 쓰기 시작했다고 말한 <알래스카 샌더슨 사건>은 페리 게할로우드를 치유하는 글이 될 거야. 자네가 세상 모두를 치유하고 싶다고 덤벼든다면 고마운 일이지만 지금은 자네 자신을 생각할 때야. 물론 자네는 문학의 방랑자가 되어 미국 전역을 누비고 다니며 여러 지역에서 일어난 각종 살인사건을 해결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런다고 자네 자신이 치유되지는 않아. 자네의 볼티모어 가족에게 일어난 일도 치유되지 않을 거야. 그런 방식으로는 자네의 알렉산드라도, 사촌 형제들도 찾을 수 없어. 이제 자네 자신을 용서해야 할 때가 되었지. 오로지 글쓰기만이 자네가 자신을 용서할 수 있도록 해줄 거야." p.402



많은 이들이 저마다

다른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살아간다.


삶이란

단순하지 않고,

모든 것이 완전히 해결될 수 없으며,

온전하지 않은 인간들이

온전한 삶을 만들기 위해

애쓸 뿐이니까?


그럼에도

우리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치유가 필요하다.

누군가에게는

글쓰기가

그를 용서하며

치유해 줄 수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문제를 끝까지 붙들고

포기하지 않는 결국에

치유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것들을 헤아려야 하기에

분량은 충분한 것도 같지만,

여러 가지를 담아내기엔

분량이 부족해 보이기도 한 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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