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마지막 대통령, 5년의 외교 비하인드 - JTBC 국제외교안보팀 정제윤, 신진 기자가 취재한 생생한 외교의 순간
정제윤.신진 지음 / 율리시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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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참 잘 지었다. 청와대의 마지막이 뭉클한 게 확 와닿는달까?

그는 정말로 청와대에선 마지막 대통령이 되었다. 그가 대통령 임기 중에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말이다.


지난 정부 5년 중 그리고 지금까지, 청와대 출입과 외교통일 관련한 취재를 했던 두 명의 기자가 기록한 취재수첩을 바탕으로 한 글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평창올림픽과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그 밖의 중일 외교뿐 아니라 코로나19까지 다사다난했던 5년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이야기를 알 수 있게 됐다. 단편적이고 편중되어 있는 시각이 달린 기사, 정제될 수밖에 없는 기사와는 확연히 다른 이야기들이다.


사실 뉴스를 일일이 찾아서 보는 편이 아니다. 핸드폰이나 pc에 펼쳐진 뉴스에서 보이는 기사를 보는 사람일 뿐이다. 그런 내가 굳이? 그래서 이 책에 관심을 갖은 이유는 별거 없다. 단순한 궁. 금. 증?

청와대 대통령으론 마지막인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때, 깜짝 놀랄만하면서 이슈가 될만한 일이, 스펙터클한 일이 많았다. 또 대외적으로는 '김정은'이나 '트럼프'나 굉장히 이슈를 일으키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비하인드라니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했다. 사진의 웃는 모습이 실제는 어떤 모습일까? 그들의 행동에 숨겨진 속내는 뭘까? TV 속에만 있는 그들이 갖고 있는 인간적인 면모는 있을까?


역시나 김정은은 어떤 생각으로 북미회담과 남북정상회담에 임했는지, 트럼프가 갖고 있는 사업적인 기지를 외교와 정치에서 어떻게 발휘했는지,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나라는 어떻게 외교를 펼쳐야 했는지, 그리고 국가 간의 이익과 실무진들의 사이는 어떻게 달랐는지, 코로나19에 관한 아프간 (외교 관련) 현지인 탈출 이야기, 현재도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지난 5년부터 얼마 전까지의 외교전쟁(?)을 제대로 훑어보는 듯하다. 이런 말은 조심스럽지만 재미있게 읽혔다. 그 밖에도 세세하게는 영변이 어떤 곳이며, 종전선언의 의미, 지소미아, 일제시기에 강제 동원된 이들의 야스쿠니 신사 합사 문제, 일본의 유네스코 위치와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파워까지도 알 수 있어서 나같은 외교 지식 초보자들에겐 도움이 됐다.


미국과 중국이 우리 외교의 전부는 아니지만 대단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 미중 갈등이 심화될수록 우리는 더더욱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어느 한 편을 드는 것이 정답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부에선 무조건 한 편을 들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기도 하지만 실제 외교 현장에선 그렇게 무 자르듯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미국의 동맹국이고, 미국의 핵우산 아래 보호받는 국가라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중국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다가는 경제적으로 중국과 얽혀 있는 기업들도 많은데 결국 우리의 먹고사는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 중국과 경제적으로 엮인 부분을 미국이 대신 채워주거나 다른 국가들로 대체하는 것도 말처럼 쉽진 않다. p.184



기사를 보고 단순히 답답해만 했던 일들이 왜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았던 건지 이 책을 읽으니 이해가 됐다. 구두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과 문서로 합의된 부분이 다를 수도 있고, 각자 자국의 실리에 따라 동상이몽이 될 수 있는 게 외교였다. 그리고, 자칫 작은 모션에도 상상치도 못할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교는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운 분야였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미중러일 사이에서 분단까지 된 상황이라면 그 까다로움이 배가된다. 따라서 감정적으로 섣부르게 결정하면 안 되며, 여러 가지 상황에 명민한 분석과 파악이 필요한 건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전 정부에 대해 칭찬할 만한 여러 가지가 있었으나 단 한 가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배출 수에 대해 우리 정부 관계자가 갖는 인식은 충격적이긴 했다. 대외적으론 일본에는 설득당하고, 국내에선 여론을 수습하기에 바쁜 언행불일치한 모습이 사실이라면 정말 실망스럽다. 이 부분은 바뀐 정부의 대처도 딱히 다르지 않을 테니(다르지 않거나 더할지도) 답답할 따름이다.


지난 정부의 대처와 상황들을 살펴보니, 윤석열 정부가 새롭게 시작된 이 시점에서 또 어떤 외교 실무를 펼칠지 궁금하다. 물론 이미 일어난 일도 있지만 말이다. 세계의 흐름과 더불어 우리와 근접한 외교관계가 어떠한지 알게 된 게 의미 있었고, 앞으로의 외교 사건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내게 참 좋은 책이었다. 오픈된 기사 외에 외교에 상당히 근접하면서도 세심하고 의미 있는 타기록이 이렇게 남겨졌다는 점이 다행이다 싶었다. 또한 외교 안보 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 준 책으로 누구나도 이 책을 통해 최근 외교 이슈에 다가갈 수 있다. 기획자의 의도를 충족시킨 것 같다. 전 이 책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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