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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컬링 (양장) - 2011 제5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최상희 지음 / 비룡소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2022년 베이징 올림픽 경기들 중 '컬링'을 보며 평창 올림픽 때 '영미영미!!'하고 열광했던 그때를 떠올렸다. 그래서 컬링 경기를 봤다. 양궁의 과녁과도 같은 원 안에 손잡이가 있는 빨간색 혹은 노란색 스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데, 해설을 해 줘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봐도봐도 뭐가 뭔지 알 수 없어 '컬링'을 지식백과에서 찾았다. 거기서 인용된 글들에 구미가 당겨졌는데, 바로 이 책 '그냥, 컬링'의 내용이었다.
난 2018년 평창올림픽으로 처음 '컬링'을 알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또한 그랬을거다. 그런데 이 책은 2011년에 출판됐다. 무엇이 작가님을 '컬링'에 관심을 갖게 했을지, 어떻게 이런 '비인기 종목'(?, 지금은 인기종목이에요!! 적어도 제게는!!)을 콕 집어 이렇게 자신의 작품에 소재로 사용하게 되었는지가 무척 궁금했다. 물론 끝내는 알 수 없었다는 게 비극이지만 말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컬링 경기가 멈추기 전까지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소설책임에도 '컬링에 대한 지식들이 틈틈히 들어있었고, 따로 컬링 규칙을 알아보니 이번 베이징 올림픽 속 컬링경기가 상당히 재밌어졌다. 빙판계 스포츠 선수들 등장과 함께 주인공인 차을하의 동생, 차연화가 '피겨스케이팅 꿈나무'라 이또한 (미비하지만) 베이징 올림픽 속 피겨 경기와 맞물려서 반가웠다. '그냥, 컬링'팀이 강원도에 가서 매일 감자캐고, 자고 밥먹고, 일하며 하체 근육을 키우는 장면은 강렬하고 뜨거운 여름방학의 모습이 상상됐다. 힘겨워도 추억이 될만한 이야기. 수박에, 물속에 풍덩까지!!
재치있는 문장과 비유, 표현만으로도 책장 넘기기 바쁜데, 컬링이야기에, 스토리 전개도 시원시원해 읽기 좋았다.
청소년들에게 가해지는 학교 내 체벌이 지금의 시대에는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일 수 있겠다.
이 책이 나온 11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권력 앞에서 '약자'는 '약자'로 답이 되어버리는 서민들의 현실은 비슷해서 씁쓸하다.
누군가의 관심 밖인 비주류이면서, 아직은 성인이 안 된 미성년자들이 자신이 즐거워하는 무언가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니, 난 중고등학교 시절에 뭘 했나를 떠오르기도 하고, 이렇게 노는 이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싶기도하고, 이 아이들의 미래는 한국 사회 속에 어떨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11년 전이라 참 오래된 책인 건 맞는데, '컬링'을 애초에 알아봐주시고 이렇게 멋진 소설을 만들어주신 작가님께 감사하다. 덕분에 재밌게 컬링을 알았고, 책 또한 재밌게 읽었다.^^
컬링 한번 보셨으면, 이 책에서 스톤(stone) 나가는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해설위원분들도 친절하게 말해주시긴 했지만, 글로 읽는 컬링 이것 또한 묘한 매력 느껴집니다.
이 책을 읽으면 밥상의 그릇들이 컬링 스톤으로 생각!까지는 안 날지라도 '그런 상상 가능하겠다'는 생각은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