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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를 말하기 -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위하여
김하나 지음 / 콜라주 / 2020년 6월
평점 :
품절

'말 잘하는 법'에 대한 책제목들이 많이 보였던 적이 있었다.
'~하는 법'이란 책을 나는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편인데는 이유가 있다.
먼저 내가 책대로 실천할 자신이 없고, ''공식처럼 대입하면 답이 나오는 수학공식'과는 달리 인생이란 정해진 결과값을 내지 않는 일이 훨씬 많다는 걸 (조금 살아봤다고)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또 '나를 따르라!'는 일방적인 수업같은 책이 효과가 없다는 걸 공교육의 결과로 봤으니까 '~법'은 제목만 봐도 오히려 거부감이 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말하기'에 내게 접근하는 제목이 다르게 보였다.
굳이 표현해보자면 이렇다. '우리 말하기가 뭔지 함께 이야기 해보는 건 어때?'
우리 아이의 내성적인 모습을 보면 커서도 저러면 어쩌나 걱정을 한다. 어른들에게 듣는 소리도 있다.
"쟤는 누구 닮아서 저렇게 숫기가 없냐?"
하지만, 이 책에서 우리는 작은 희망을 보게 되는데, 어릴 적의 내성적인 성격이 한 사람의 평생을 좌우하지 않았는다는 거다. 작가님은 자신의 인생으로 보여줬다.(작가님의 말하기 인생은 책을 참고하세요!!)
선생님의 (잠재적인) 한마디(김하나! 넌 말하는 사람이 될거야!)가 어릴 적에 있었었다. 그 예언이 적중한 걸까?
'성우'에게 성우 제안을 받으면서, '성우'에 본격적으로 교육을 받고 그의 말하기 삶은 더욱 확대됐다.
말하기에 대한 '법'보단 '팁'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멈춤',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반복하는 단어를 다른 식으로 생각해보기' 등 '나의 말하기' 어떤지, 어떻게 말해야 할지 생각해봤다.
작가님의 경험은 여러모로 위로가 됐다. 환경과 청중에 따라 강의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것(강연자는 절대 실수하지 않을 것 같지 않은가? 희망을 갖으세요! 여러분!) 등의 내용이 그렇다. 조금더 강연에 대담해지도록 힘이 될 작가님 아버지의 말과 장도연씨의 말을 인용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또 방송을 하는 사회자 혹은 패널로서 자신의 역할이야기, 방송이야기도 재미 있었다. 말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경청'이라는 것도 당연한 말이지만 되새겨보았다.
희안하게도 이 책을 읽으며 묘하게 느껴졌던 건, 작가님의 아주 자연스러운 '자기자랑(어필?)'이었다.
'아 이 작가님~ 알듯 모를 듯 자랑도 잘하시네?'하고 '허허' 웃었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걸 짐작할 만한 아니 내가 짐작해 버렸다. 어떤 공로가 있을 때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있다는 건데, 나와 남편의 차이가 단박에 떠올렸다. 사적인 이야기를 풀자면, 남편의 경우 자신의 공로가 있을 때 (누가 됐든) 주저없이 들이밀거나, 은근슬쩍 내세운다. 너무 당당해서 공로를 인정하고야 마는 상황이 된달까? 나의 경우엔 (작가님 글에도 나왔듯이) 내가 한 것이 아니라 주변 덕분이라며 (꼭! 공로 나누기에 강박이라도 있는 줄) 공을 나눈다. 때로 알아주지 않으면 서운해하고 말이다.(네가 한 게 아니라고 하니까 다들 잊어버리지!!) 그런 자기 공로를 조금 떳떳하게 억지로라도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이 책을 보고서야 절감했다.
작가님 성함은 익히 들어 알았지만, 이 책이 내가 본 첫 책이었고 첫책(?)상이 좋다.
글은 부드러웠지만, 힘이 있었고, 다그치지 않으면서도 마음이 움직였다. 글에 담겨있는 생각이 참 좋았다.
친한 언니처럼 글로 위로도 주고 힘도 주는데다, 타인의 생각을 읽고 배운 책이랄까?
카피라이터 일을 하셔서인지 창의적이다는 느낌을 받았고, 내 바운더리에서라면 생각지 못할 인사이트도 발견할 수 있었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한번 더 보고 싶듯, 이 책을 읽으니 더 작가님의 책들을 읽고 싶다.
*혼자하는 질문*
- 근데 책 속 일러스트엔 왜 한결같이 남자죠? 이유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