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좋아!

‘완전’ 맛있어!

한동안 대한민국에서 ‘완전’이란 단어는 ‘진짜’ ‘정말’을 대체할 수 있는 단어였다. 사전을 찾아보면 ‘완전’이란 ‘필요한 것이 갖추어져 모자람이나 흠이 없음’이라고 나온다.(네이버국어사전 참조) 과연 완전은 존재할까? 100%? 어떤 것에 대해 100%라는 것이 존재하는 지에 항상 의심인 나는 이 책 제목 속 ‘완전’이란 단어가 조금은 거슬렸다. 그럼에도 주인공 엘리너 올리펀트 자신은 완전 괜찮다(fine)고 말한다. 묻고 싶었다. 당신! 완전 괜찮은 거 맞나요?

엘리너 올리펀트는 87년생 7월생, 9년 째 한 직장을 다니고 있다. 자기 생활에 만족해하며 취미는 크로스워드 낱말퀴즈 풀기다. 최

 

 

근 보고 온 콘서트 장에서 만난 가수를 보고 사랑에 빠졌다. 이렇게 그녀를 소개한 글에서 보자면 그녀는 평범한 한 사람이었다. 그녀의 말대로 나쁘진 않고, ‘사람에 따라 자신의 삶에 대해 완전 괜찮다고 볼 수도 있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책을 읽고 내가 직접 판단해보기로 했다. 주어진 100페이지 분량에서 나는 그녀를 뚫어져라 살폈다. 올리펀트가 하는 말, 보여주는 행동, 태도가 머릿속에서 그려지면서 ‘완전’에 대해 품었던 내 의구심이 스물스물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녀! 과연 완전 괜찮은 거 맞나? 먼저 그녀가 왕따인 상황이 보였다. 그리고 상대의 말에 대답하는 그녀의 말을 보며 난감했다. 이해하기 어려웠다. 공감능력이 떨어졌다. 그에 반해 위생에 대해서는 예민했다. 술을 자주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

올리펀트는 자신의 삶에 대해 완벽하게 편안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은 충분한 독립체라고 표현했다. 한번쯤은 불편함을, 불안함을 이야기할 만도 한데 그에 대해선 전혀 이야기 하지 않는다. 또 하나는 엄마가 자주 그녀의 일상과 생각에 등장한다는 것이다. 헬리콥터 맘인가? 알고 보니 엄마는 범죄자이고, 올리펀트 그녀는 범죄자 엄마의 딸로 국가에서 사회 복지사를 통해 관리 보호를 받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레이먼드와의 퇴근길에서 한 노인이 쓰러지면서 묘한 감정을 경험한다. 그리고 얼떨결에 레이먼드와 함께 그 노인을 돕는다. 이 사건이 그녀의 삶에 뭔가 브레이크가 될 거라는 조짐이 느껴진다. 그 이후가 어떤 변화가 있을는지 궁금해진다.

나는 ‘조금만’ ‘조금만 더 (알려줘)’를 외치며 읽어나갔다. 결국 의문과 아쉬움을 남기며 100페이지에 도달했다. ‘폴리’란 식물은 어떤 의미일까? 그녀는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았을까? 왜 엄마의 일에 대해 알 권리를 포기했을까? 레이몬드는 그녀의 삶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녀를 사랑에 빠뜨린 가수는 그냥 그렇게 그녀를 스쳐서 대사 한 마디 없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 급히 읽어 놓친 부분이 있을까 싶어 돌이키며 또 읽고 또 추측해본다.

리즈 위더스푼이 영화화하기로 결정하고, 북어워드를 수상하며, 베스트셀러 책으로 선정됐다는데 그런 만큼 대단한 책이겠지? 얼마나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일이 드러나길 기다리는 걸까? 8월 21일 출간으로 밝혀질 그 뒷이야기가 ‘완전!’ 알고 싶어!

책 초반에 인용된 올리비아 랭의 <외로운 도시>의 구절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외로움은... 그 욕망은 단순히 의지를 보인다고 해서, 혹은 외출을 더 자주 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친밀한 관계를 발전시킴으로써만 이루어진다.’

이 글이 이 책의 전개와 어떻게 연관되어 그녀의 상처를 외로움을 풀어나가는 키(key)가 될지 기대된다.

아! 하나 더!

그녀가 보여준 단어쪼개기를 보며 생각해 봤는데, 그녀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코끼리(Elephant)가 생각나는 건 나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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