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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헤리엇이 사랑한 동물들 ㅣ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7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7월
평점 :

1.7번째 헤리엇 시리즈가 나왔습니다. 오랜만에 헤리엇 시리즈를 맞이한 소감을 말해주세요.
<이 세상의 똘똘하고 경이로운 것들>을 비롯해, 3번째로 읽어보는 헤리엇 시리즈에요. 저희 아빠가 사슴농장을 운영하신 적이 있어서 헤리엇 시리즈에 나온 동물 이야기는 익숙한데요. 그렇다고 아빠가 농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잘 이야기 해 주신 편은 아니어서 듣지 못한 여러 일들은 이 시리즈로 생생하게 읽어봤어요. 또, 최근엔 아들들이 자연관찰 책만 읽어달라고 해서 단순히 동물을 몇 가지 특징과 짝짓기, 탄생으로만 본 게 아쉬웠는데, 그런 아쉬움을 달래준 게 이 책 아니었을까 해요. 오랜만에 반갑고, 마음 따뜻해진 이야기였어요.
2.여전히 따뜻한 감동을 전하는 헤리엇 시리즈네요. 그럼 이번 시리즈는 전의 것들과 어떤 점이 다를까요?
주제에 맞췄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이번 시리즈 주제가 <수의사 헤리엇이 사랑한 동물들>이기 때문에 양, 소, 개, 염소들이 각 스토리에 등장합니다. 매 편 동물들이 그림으로 먼저 등장해서인지 자신들이 이 책의 주인공이라고 여기는 느낌을 받습니다. 경기의 하이라이트같이 가장 애정이 가득한 동물들을 모은 게 아닐까 싶게 각 동물들은 각자의 매력을 뽐냅니다. 또 이번 책은 유독 겉표지 색도 예쁜데다 각 동물의 삽화까지 들어가 있는데요. 책의 크기 또한 한손에 잡히는 크기에 그림까지 사랑스러워 정말 소장하고 싶은 책입니다. 역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 책에 실린 10편의 이야기들은 본책에서 실린 이야기 중에 뽑은 거라고 해요. 편집을 맡아 이야기를 선정한 건 헤리엇의 아들, 짐 와이트였는데요. 사랑스러운 이 동물들의 치료이야기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에 그림들을 함께 담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레슬리 홈스라는 분의 그림이라고 하네요.
3.기존의 책에서 뽑아낸 이야기를 담은 책이군요. 그렇다면 이 책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었나요?
네! 그렇다보니 기존에 읽었던 책에서 보았던 이야기가 보이더라고요. 다시 읽었을 때, 받았던 감동을 또 느꼈어요. 늙은 암소 블로섬이야기인데요. 주인과 함께 늙어간 블로섬은 계속 밟히기만 하는 젖꼭지를 꿰매다가 팔리기로 결정납니다. 그렇게 팔리기로 한 날 도축업자를 따라가는 블로섬과 블로섬을 거칠게 다루지 말아달라는 주인의 만류를 보며 참 가슴 아팠어요. 결국은 블로섬이.... 이야기는 책으로 읽어보세요.^^ 그 장면은 마치 영화에서 절정 장면을 본 듯해요. 이 글을 읽으면서 단순히 동물을 키우고 그에게서 무언가를 받아내는 게 아니라 주인과 동물사이도 사람사이의 관계처럼 교감이 생겨난다는 걸 실감하게 됐어요. 그밖에도 헤리엇이 자신의 아내 헬렌과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는 이야기도 로맨스마냥 설레였답니다.
4.이번이 3번째 고르신 거라고 했는데요. 헤리엇 시리즈를 잡게 되는 매력이 있을까요? 왜 이 책을 선택하셨죠?
생명, 탄생의 순간을 글로든 경험으로든 접할 때마다 감격이죠. 전 아빠가 사슴을 키우셔서 새끼를 낳았을 때, 집에서 키운 개가 5~6마리의 새끼를 낳았을 때, 그리고 그 개들이 하나하나 살아가려고 애쓰는 모습을 봤을 때, 제가 두 아이를 낳고 아이가 자라나는 모습을 보며 느꼈어요. 때마다 감동이고 신비롭습니다. 지금은 키우는 반려동물도 없고, 아이들도 많이(?) 커서인지 생명에 대한 감격이 그리워지기도 해요. 그때 저는 수의사 헤리엇 책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더 애정합니다.
5.이 책을 읽고 키득키득 웃었다던데, 어떤 장면이었을까요?
‘머튼은 아무 이상도 없다’ 편이었어요. 아마 수의사 헤리엇이 가장 지르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싶어요.(깔깔 웃음) 헤리엇은 새벽에 머튼의 주인에게서 전화를 받습니다. 하지만 결국 머튼에게 갔을 때 헤리엇이 봤을 때 아무것도 아닌 거에요. 허탈함과 원망이 들면서도 헤리엇은 자신의 일에 충실해서 머튼에게 갑니다. 결국 그런 여러 호출 끝에 마지막 호출은 정말 심각한 일이었다는 거죠. 머튼의 주인의 오버스러운 행동도 너무 웃기고요. 마지막에 반전스러운 부분도 전 너무 재밌었어요. 코믹영화를 보는 듯 했어요.
6.이 책에서 만큼은 우리에게 주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을까요?
제가 헤리엇 시리즈를 다 읽은 건 아니었지만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수의사라는 직업을 갖고 생각하는 헤리엇의 모습였어요. 제가 그렇게 느낀 건지 모르겠지만, 유독 수의사로 일하면서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인간적인 모습들이 자주 보였어요. 책으로 읽어서 우린 다 공감할 수 없겠지만, 쉬는 날도 없이 내게 있는 어떤 사적인 일이 있어도(자다 일어나서도, 모임에서도..) 즉시 출동해야 했던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일투성이던 상황들이 그에게 얼마나 버거웠을까 싶기도 했어요. 물론 그를 가르쳤던 교수님의 말씀대로 부자가 될 수 없어도 흥미롭고 풍부한 생활을 그는 즐겼기 때문에 수의사로 일할 수 있던 거겠지만요.
7.이 책을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수의사 이야기이기 때문에 동물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추천할 것 같으셨죠? 아니죠! 모두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생명은 다른 특정한 누군가에게 해당되는 분야가 아니에요. 우리 모두 그리고 우리의 생활 전반에서 마주하고 있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먹을까 사랑할까>라는 책을 읽었어요. 그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을 읽으니 헤리엇 시리즈가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동물과 인간의 교감이 새삼 더 깊이 느껴졌어요. 동물은 인간이 다스리기만 하는 권력구조아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며, 인간과 동물 사이에 긴밀한 교류와 균형이 있어야 서로가 행복하고 지금의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너무 나아갔나요?^^; 아무튼 헤리엇 시리즈 특히 이 책을 통해 생명이 주는 경이로움과 감격을 함께 느껴보았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