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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 진짜 제자가 되는 길
제이미 스나이더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나는 정말 Real 크리스천인가?”
책을 덮으며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거리낌 없이 바로 Yes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좀처럼 쉽게 목소리가 반응하지 못하는 것에 마음이 무겁다.
일평생 예수님을 알고 살아왔지만 정작 나는 예수님과 상관있는 사람이라고, 진정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라고 스스로를 자부할 수 있을까.
성경에 나오는 심판의 모습에서 가장 두려운 장면이 있다. 평생을 예수님을 따르는 자라고 자신을 믿고 살아왔던 자가 자신을 예수님께 당당히 소개하지만, 정작 예수님의 대답은 ‘내가 너를 알지 못한다.’ 라는 청천벽력 같은 대답을 듣게 되는 본문이다.
현대의 기독교와 크리스천들, 아니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나 자신의 삶을 엿보면 (사실 현대뿐만 아니라 기독교 역사의 전체를 봐도 동일하다고 생각된다) 위의 본문 말씀을 특별히 두려운 마음으로 묵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고민에 빠질 때가 있다.
정말 내가 믿고 행하는 기준이 하나님의 말씀이기 보다 나 자신일 때가 너무도 많다는 것. 나의 경험과 판단 그리고 간접적으로 흡수된 수많은 가치관들이 나의 선택 기준의 우선순위로 올라와 1위 자리를 치열하게 다투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말 제자의 삶과는 무관하다.
사실 믿음이라는 것은 매일의 삶 속에서, 나 자신을 내려놓고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가고자 하는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내게 주어진 자리에서 예수님을 따르는, 푯대를 향한 치열한 몸부림이다. 그러나 이 여정에서 나는 종종 이유 없는 반항을 일삼기도 하고, 내 인격에 실망하며 좌절하여 지칠 때가 많고, 또한 진리를 벗어난 나만의 방식에 이끌려 방향을 잃고 표류하기도 한다.
제이미 스나이더의 『리얼』을 읽으면서 이제까지 나 자신이 아주 어렵게 예수님을 믿어왔고, 또 얼마나 형식적으로 굳어져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책의 마지막 지점에 이르면 저자는 유리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는데, 유리는 창이기도 하고 거울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정말 이 책은 내게는 거울에 가까웠다. 사실, 문제를 인지조차 못하는 부분이 많았다는 것이 가장 큰 자극이었다. 어려웠던 신앙생활은 내 힘으로 하고자 하는 자아의 고집 때문이었고, 굳어진 형식주의는 주일 중심적 크리스천이 되어 일상에서 능력을 잃었던 이유였다.
스스로를 ‘선데이 크리스천’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실상은 ‘선데이 크리스천’으로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자 정말 대책이 필요하다는 절실한 마음이 들었다.
『리얼』은 시작과 끝을 이 질문 하나에 힘을 실었다.
“만약에 주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내가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
‘ 알 수 없나? 알 수... 없지 않을까....?! ’
라고 생각하니 정말 나 자신이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고 있지 못하다는 것에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적당히, 보기 좋을 만큼만, 부담스럽지 않게 살아가고 싶었던 내 마음 밑바닥이 여실히 드러난 기분이 들어 당혹스럽기도 하다.
나를 따르는 자는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못 들은 채 하고서 예수님의 치유와 이적에만 관심을 보이고, 축복 주시기를 졸졸 따라다니는 기복 신앙인으로 살았던 것이다.
『리얼』에는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삶이 성경을 바탕으로 우리 삶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를 여러 챕터를 통해 알기 쉽게 구성돼 있다. 특별히 챕터마다 마지막에 기도로 마무리를 하여 함께 다룬 내용을 두고 묵상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무엇보다 저자가 소개하는 제자도를 명시하는 단어들이 참으로 아이러니하여 더욱 재미있다. 조금은 거칠게 느껴지는 단어들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와 만나고 있는데, 그 안에 담긴 의미들이 참으로 귀하고, 큰 도전이 된다. 그 의미들이 참으로 성경적이며 실질적이기 때문이다.
'재갈을 물리지 않은 후함', '대담한 용기', '반항적인 기쁨', '위험을 감수하는 믿음', '집요한 소망', '파문을 일으키는 은혜', '미친 것 같은 사랑'
각각의 의미는 깊은 묵상을 주기에 각자 독자의 몫이라 믿는다.
『리얼』의 제자도를 통해 성경 말씀이 기록이 아닌, 나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임을 다시금 믿고, 이제 내 삶의 자리에서 부족하게나마 미약하게나마 반드시 실천하리가 다짐해 본다.
사실 『리얼』은 편안하게 읽을 서적은 아니다. 어쩌면 부담스럽고 무겁고 어렵게 느껴지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자극과 각성을 촉구하는 글이다.
요즘 이러한 설교와 서적들이 점점 더 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강단에서 듣기 좋은 번영과 복의 설교들이 넘쳐났고 정작 크리스천들이 듣고 실천해야 할 권고와 복음, 제자도의 설교는 상실되었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부담스럽다는 건 그만큼 나 자신이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반응한다는 긍정적 표현이다.
앞으로도 이런 귀한 서적과 설교들이 풍성하여져 크리스천들을 바로 세워주는 복된 통로가 되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마지막으로 과연 크리스천들(나 자신)은 제대로 주님을 알고 있는 것일까 질문을 던져본다. 책을 읽으며, 이 질문과 성찰은 너무도 중요하며,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크리스천들이 모든 오해를 뚫고 나가 본인이 먼저 진정한 하나님을 알고 경험하고 신뢰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자신의 일상 속에서 제자로서의 발걸음을 옮겨, 진정한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신지, 진정한 예수님의 사랑이 어떠한 것인지 많은 이들에게 삶으로, 감동으로 전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러할 때, 분명 진정한 크리스천으로서의 'Real' 영향력이 곳곳에서 능력 있게 나타나게 될 것을 믿는다.
“ I will be ‘REAL’! We will be ‘REAL’! "
[함께 보면 좋을 책 추천]
* not a fan 팬인가 제자인가 _카일 아이들먼
* Jesus All(예수로 충분합니다) _튤리안 차비진
* 예수를 바라보자 _유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