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신부
애슐리 박 지음 / 두란노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억에 남는 문장 p.273]

여자로 태어나 가장 감사한 것이 무엇이냐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서습없이 대답할 것이다. '신부'라는 이름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특권이라고! 신부라는 이름 안에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을 죄로부터 회복시키고 원래의 온전한 모습으로 완성시키고자 하는 하 나님의 꿈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앞으로의 남은 인생에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신부가 되는 것이고 한 남자의 온전한 신부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치러야 하는 대가가 있다면 어떤 수고나 의생도 가치 있는 것임을 믿는다.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단아하게 고개를 숙인 신부의 모습.
애슐리 박의 『왕의 신부』를 처음 펼치기 전 표지를 보며 받은 느낌은 그야말로 깨끗하고 순결한 신부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아름다운 신부의 옆모습 그 너머에는 그녀에게 펼쳐질 새로운 세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부의 발걸음은 새로운 삶을 열어가는 설레는 첫걸음이 되고, 그 세계는 이제껏 살아왔던 인생과는 전혀 다른 길로 그녀를 인도할 것입니다. 아마도 그 세계는 그녀의 드레스처럼 빛나고 환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연약하게만 보이는 신부가 과연 녹록지 않은 새로운 세계를 잘 감당할 수 있을까요. 이런 두려움들이 신부의 발걸음에 그저 기쁨만이 아닌 불안감을 동반하게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신부가 된 그녀에게 주어지는 새로운 특권과 지위가 그녀를 반드시 도울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 특권과 지위란 바로 그녀가 신랑의 신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더욱이 여자를 향한 창조주의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고 소중한 시간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왕의 신부』를 통하여 하나님을 마음을 엿볼 수 있어 참 기쁩니다.

실수도 우연도 없으신 하나님께서 나를 여자로 만드신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스도인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 즈음은 생각해 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결혼을 한 기혼 여성이라면, 나는 왜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했을까 라는 질문도 해보기 마련입니다. 이 결혼생활이 내 인생을 향한 하나님의 완전한 계획일까 의구심이 드는 순간은 살다 보면 수없이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결혼 전의 내 인생을 돌려받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결혼과 동시에 포기해야만 했던 자신만의 소중한 것들에 대한 미련을 아직 버리지 못한 채 마음속에 한으로 남겨두기도 합니다. 

신부의 드레스를 벗는 순간부터 여자는 더 인내하고 양보하고 희생하는 일련의 일상들이 시작되는 것만 같습니다. 그러한 헌신에 대한 보상이 없다는 점도 많은 여성들의 마음에 억눌린 억울함이나 서운함으로 남아 있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아직 미혼이지만, 주변에서 결혼한 지인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비단 결혼을 하지 않아도 우리 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건 관습적인 매임과 억압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저자 애슐리 박 또한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왔던 ‘학업’이란 부분을 결혼생활을 하며 포기하게 되면서 큰 좌절을 겪었고, 그것은 남편과 많은 충돌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자신의 꿈과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박탈감은 많은 여성들이 크게 공감할 것입니다.

그러나 『왕의 신부』를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여자의 상실은 그리스도 안에서 더 크고 놀라운 것을 가져다준다는 교훈이었습니다. 하나님은 한 여자가 겪는 이 새로운 과정을 어떻게 보시고 다루시는가 하는 부분은 그리스도인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의 생각은 우리의 생각과 다르다는 말씀 구절이 떠오릅니다. 인간과는 다른 관점과 시야로 우리의 인생을 조명하시고 이끄시는 하나님은 한 여인이 한 남자의 아내이자 아이들의 엄마가 되는 과정을 통하여 하나의 가정을 이루어 가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원하십니다.

그 과정은 참으로 어렵고 힘겹지만 가장 값진 열매로 이어집니다. 또한 이 시간은 한 여인이 주님의 아름다운 신부로 성장해 가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저자에게 결혼생활은 자신의 본연의 모습 위에 덧칠해 온 ‘지식’과 ‘능력’이 허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성공’을 위하여 미국에 홀로 와서 새로운 인생을 계획하고 설계했던 그녀에게 하나님은 결혼을 통해서 다른 방향으로 그녀를 인도하기 시작합니다. 저자는 결혼생활을 통해 자신이 믿고 의지해 왔던 능력이나 재능들이 깨뜨려지고 상실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자신이 의지하고 믿었던 꿈이 허물어지는 순간을 견디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그러나 그러한 결혼생활 속에서 그것들은 자신을 보호해 주는 가장 중요하고 큰 의미가 아니라 실상은 자신 안에 가장 큰 우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 고통스러운 상실의 과정 속에서 저자는 자신 안에 깊숙이 감추어 둔 스스로의 ‘여자’의 모습을 재발견하게 되었고, ‘여자’로서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깊은 뜻과 계획하심을 기대하고 순종하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삶에서 경험하는 놀라운 비밀들을 전해줍니다.  


『왕의 신부』는 한 여인이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한 가정에서, 그리고 공동체 속에서 어떠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신부로서의 특권이 얼마나 아름답고 놀라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기혼인 여성에게는 큰 도전과 변화의 시발점이 되어주고, 미혼인 여성들에게는 결혼 전에 ‘왕의 신부’로 더욱 빨리 단장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귀한 통로가 될 것입니다.


우리를 향한 창조주 하나님의 첫 마음은 이 구절에 가장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오늘을 살아가는 ‘왕의 신부’들의 회복은 그 하나님의 마음에 가장 아름다운 대답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각 처에서 아름답게 세워지는 ‘왕의 신부’들의 모습을 기대하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