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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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결말이... 설마설마... 했는데, 나의 예상이 빗나가서 너무 다행이다.

이 책을 읽으면 이 소설이 무슨 스릴러야? 하는 생각을 하며, 옮긴이의 글을 보며 웃었다. 앗, 번역가도 나와 동일한 생각을 하다니! 찌찌뽕!

근데 스릴러 소설의 3가지 조건을 함께 살펴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끄덕, 이 소설, 스릴러 맞네~

스릴러의 조건은

1. 긴장을 자아내는 객관적이고 공포스러운 위험이 있을 것.

2. 이 위험을 보며 독자가 자발적으로 몰입할 것.

3. 모든 게 다시 좋아지리라는 희망이 존재할 것.

이 기준에서 보니 번역가 #심연희 번역가의 말처럼 <퍼펙트 마더> 스릴러가 맞다. 특히 위험을 보며 몰입할 수밖에 없는 이 점에 격하게 공감하다.

사실 아이 둘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이 소설을 읽는 중 욱하는 마음과 짜증이 밀려오기도 했다. 퍼펙트 마더가 되려는 게 아니라 정말 출산 후 일 년간, 사실 그 이상 동안 만성피로에 쌓일 수밖에 없다. 잠을 못 자는 고통을 처음 맛봤달까. 행복하려고 아이를 낳았는데 왜 우리는 이렇게 힘들고 싸움을 하는 거냐는 대화를 신랑과 나누었던 것이 기억이 났다. 잊고 있었는데... 아기는 이쁘지만, 그 시기를, 꾹 참고 견뎌냈던 그 시간들이 정말 싫었었다.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그 설정이어서 읽으면서 공감 백배, 나도 그 시절이 있었다며 선배 엄마인 입장에서 책을 읽다가 육아는 둘째치고 점점 몰입이 되어간다.

그저 하룻밤만 좀 나답게 살고 놀아보고 싶었을 뿐인데, 엄마들 모임에 잠시 나갔다가 아이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러면서 그 놀았던 엄마?들이 사회적으로 질타를 받으며 함께 마음이 무겁다.

이 책 전반부엔 혼란이 오고 등장인물들의 색이 다 달라서, 엄마들이 이런 모임 자체를 왜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중후반부에서 가슴이 콩닥 거리면서 등장하는 모든 인물을 다 용의자 선상에 올려놓으면서 골머리를 썩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예상했던 범인은 장수가 넘어가며 매번 바뀌고...

사람들의 과거사 하나 둘 밝혀지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이 책은 에이미 몰로이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그녀는 사람들의 묘한 심리를 잘 표현하며 이야기 전개를 순조롭게 진행시킨다.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특히 이미 엄마이거나 엄마가 될 사람들이 보면 더욱더 감정이입이 많이 될 것 같은 이야기이다. 아니면 엄마란 것과 거리가 아주 멀다면, 이런 마음이 들 수도 있구나.. 하는 걸 알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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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별이 내리는 밤
메이브 빈치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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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 않음에서 오는 특별함을 주는 책!

이 책 표지와 가장 근접한 풍경의 사진을 찾아보았다. 아마 이곳은 그리스의 작은 마을 아기아안나 일 것이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풍경 사진을 결국 찾지 못했다. 그렇다면... 결국 내가 직접 가봐야 하나? 하며 여행을 가야만 하는 이유를 부여해본다.

역시 기대했던 것처럼 내 맘에 쏙 드는 소설이었다. 메이브 빈치 작가는 <그 겨울의 일주일>이란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그때 느꼈던 감정처럼 이번 책인 <비와 별이 내리는 밤>에서도 고스란히 느꼈다.

박진감 넘치고 책이 엄청 술술 넘기는 책은 아니다. 추리소설 스릴러를 보다가 이 책을 읽으면 빠르게 질주하던 차를 타다가 자전거 페달을 밟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이 소소한 느림의 기쁨,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이라 너무 좋았다. 특히 인간미가 넘치는, 서로가 서로를 아껴주는 모습에서 흐뭇한 미소와 부러움까지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여러 나라(독일, 잉글랜드, 아일랜드, 미국)에서 각자의 삶을 살다가 본인의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각자의 이유로 도망치듯 그리스 아기아안나로 와서 만난다. 그러며 예기치 않은 유람선 사고를 접하면서 삶과 죽음의 문제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시간을 함께 보낸다. 살아남은 자들인 자신들에게 주어진 문제를 더 치열하게 고민하게 된다. 어제는 생판 모르던 사람이 서로를 도와주고 함께 있어주며 펼쳐진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사람이 있고, 결국 사람은 사람에게 끌리게 마련이구나.. 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아름다운 작은 마음에 닥친 사고로 인해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죽으며, 마을의 분위기는 슬프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며 또 이겨내는 과정에서 세월호 사건이 회상되기도 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의 사연들을 들여다보며 나의 삶과 겹치는 부분을 회상하며, 나는 어느덧 그리스 아기아안나에 여행하고 있는 그들 중의 한 명이 되어 나의 이야기를 그들과 공유하게 된다.

우리는 모두 상처받은 영혼들이다. 그리고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며 다른 이의 상처를 치유하며 살 때가 더 많다. 남에게 더 관대하고 관용을 베풀지만 정작 나에겐 더 매정하고 차갑다. 남의 문제에 대해서는 쉽게 명확한 답을 제시하면서 자신들의 삶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는걸,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며 느낄 수 있다.

등장하는 여행객들 중 가장 궁금증을 자아낸 캐릭터는 '보니'라는 여성이었다. 작가도 세심하게 그녀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녀는 여행을 온 이들과 친해지고 사적인 대화를 나누다가 이런저런 조언을 하며 말다툼이 일어난다. 역시 각자의 인생은 각자 선택하고 행동에 옮기게 된다는 말에 공감하게 되었다. 조언을 바라지만 어느덧 나의 선택과 의견에 동의를 해달라고, 지지를 해달라고 대화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며 또 들었던 생각이, 난 남의 사정에 대해 크게 궁금해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꼬치꼬치 캐묻지 않는다.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서, 그리고 그것이 배려심이 많은 것이라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 소설 안에서는, 다시 언제 또 만날지 모르는 사람들끼리 자신의 이야기, 남의 이야기를 하며 참 궁금해한다. 그 점에서 나의 마음에 혼란이 왔다. 외로운 건 싫은데 남의 참견을 싫어하는 나의 모순된 심정이 들킨 것 같은 마음이랄까. 그렇다면 누군가에게 관심을 갖고 질문을 하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닐 수 있을까? 관심을 표현하는 것일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을 읽으며 타인에게 더 관심을 갖고 좀 더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집요하게 아니고, 흑심을 품고도 말고. 

책 안에 아름다운 시적 표현도 많고, 문장이 너무 좋아서 읽는 내내 마음이 좋았다. 여느 서평과 달리 더 심혈을 기울여 남기는 글인데, 나의 마음이 글로 표현이 안 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우리들의 삶을 불필요하게 복잡하게 만들지 말자, 변화와 성장은 열려있는 것이니 용기를 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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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공포증
배수영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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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너무 궁금합니다. 나도 햇빛 공포증 있는데...하며 웃었네요. 어떤 내용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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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의 그림자 철학하는 아이 14
크리스티앙 브뤼엘 지음, 안 보즐렉 그림, 박재연 옮김 / 이마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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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마주 출판사에서 새로 나온 신간인 <줄리의 그림자>를 만났다. 이마주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그림책은 마치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이 아닌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라 해야 할 것 같은 내용이 많다.

어렸을 때나 그림책을 읽었던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다시 그림책을 만나게 되는데 너무너무 좋다. 만약 내가 엄마가 아니었다면 다시 그림책에 눈길을 주었겠는가? 란 생각과, 그랬다면 내가 놓치고 있는 훌륭하고 감동적인 그림책들을 못 만났으리라 란 생각이 동시에 든다.

이번 <줄리의 그림자> 역시 아이와 함께 읽으며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번역가이자 해설을 한 박재연 작가의 글이 더 많이 도움이 되고 와닿았다. 그림만 봤을 때 미쳐 못 보고 지나친 점들을 콕콕 집어 잘 설명을 해줘서 매우 도움이 되었다.

순간순간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 신경을 쓴다면 너무 피곤하고 힘든 삶의 연속이 될 것 같다. '내 행동과 옷차림, 말투 모두 점수가 매겨지는 것 같을 것 같은 마음이 들게 하는 줄리의 발치에 걸린 과녁에 꽂힌 촉처럼' 이란 글이 내 머릿속에 맴돈다.

사실 우리 아이들이 이것들만 점수로 매겨지는 것이 아니지 아니한가. 어렸을 때부터 학과 공부, 시험을 본답시고 아이들을 시험에 들게 하고 점수를 매기고 더 빨리 배우라고 재촉하고... ㅜㅜ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떤 부모인가?를 생각하기까지 드는 그런 책이기도 했다.

여자아이답게, 엄마답게, 교사답게, 학생답게.

이 모두 우리를 압박하는 잣대를 던지고 <줄리의 그림자>와 함께 '나답다'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떻까?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나다울 권리'를 생각하게 하는 소중한 책이다.

줄리의 그림자가 남자아이이건 여자아이이건, 줄리는 줄리답게 멋지게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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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연필 스케치 - 기초 드로잉 원리부터 고급 테크닉까지 나 혼자 드로잉
이일선.조혜림 지음 / 그림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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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는 로망을 언제나 있었다. 그저 배울 기회가 없었다. 아니, 이건 핑계일 수도 있다. 남의 눈을 의식해서였을까, 아니면 스스로 나는 못한다고 미리서부터 인정을 해서 노력조차 안해서였을까, 빈 종이, 연필이 있어도 뭐 하나 그려보려 하는 시도조차 안 하며 살았다. 그냥 그림 잘 그렸으면 하는 바라기만 했을 뿐, 그 무엇도 안 했다.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요즘 너무 그림 그리기 관련으로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서 간접경험하고 이론이라도 배울 겸, 그림 그리기 관련 책을 종종 집에 데리고 온다.

어느덧 나의 그림 그리기 실력은 제자리걸음인데 아들이 그림에 관심이 많다. 소질이 있는 건 잘 모르겠고 정말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을 옆에서 응원해줄 때의 기분 역시 좋다. 나도 배울 겸, 아들도 서서히 스케치에 관해 알려도 줄 겸, 데리고 온 <나 혼자 연필 스케치>를 역시나 아들이 먼저 열심히 살펴보고 시도를 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림 그리기 책을 역시 독서로만, 읽기만 하는 나와는 달리, 아들은 서걱서걱 시키는 대로 이런저런 그림을 그려본다. 그러면서 "아 어렵네~"

책에서 단계별로 어떤 연습이 필요한지, 어떤 연필을 사용하면 좋은지 같은 정말 기초적인 이야기부터 구도 잡는 법, 명암 넣는 방법, 소재를 돋보이게 그리는 방법 등 기초부터 고급 테크닉까지 안내해준다.

이 책을 자꾸 보고 따라 그리다 보면 나도 정말 그럴싸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단, 꼭 그리기를 연습해야 한다는 점! ㅋㅋ

그림 그리기를 배우고 싶다면, 이 책, 추천한다. 그리고 마구마구 열심히 연습하면, 이 책을 보기 전과 후는 달라져 있을 것 같다.


* 초등학교 3학년도 셀프로 배울 수 있는 연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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