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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7
제러미 시프먼 지음, 김형수 옮김 / 포노(PHONO)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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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매거진의 편집장이 이 책의 저자라니... 

그저 놀랍고 또 신기할따름이다. 왜냐하면 나에겐 매달 출간되는 피아노는 고전 음악가들의 어린시절과 음악적 재능, 그리고 혹독한 인생에 대해서 흑백의 사진과 함께 접할 수 있는 무척 신나는 매거진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판이니까 내용이 좀 다를 수는 있겠지만 저자가 책만 쓰는 사람이 아니라 잡지사의 편집장이라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여겨진다. 

가장 먼저 CD를 들으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음악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조용하면서도 템포도 빠르지 않아 역시 베토벤이나 모짜르트의 음악과는 확연히 달라 심심하게 느껴졌다. 이유는 작곡가의 명성에 비해 내가 기억하며 현재도 자주 듣는 음악 가운데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없다는 데에 있다. 

처음부터 묵직한 수염을 달고서 침묵이나 할 것 같이 생긴 이 표지그림은 내가 어릴적부터 세뇌되어 있던 차이코프스키가 맞는데 그 내용은 참으로 달랐다. 

그의 광산의 책임자이던 아버지덕분에 부유한 어린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것과 함께 보통사람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예민한 아이였다는 부분에서 나는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예민하다는 것, 특히 이 무난함과 통속적인 한국땅에서는 결코 축복이 아니니까

그래서 19세기의 러시아와 21세기 한국을 비교하며 읽었다. 특별히 그가 법무부직원으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부분은 정말이지 뜻밖이었다. 그 시대에도 안정적인 직업이 가장 중요했던 것도 같지만 어떻게 자유분방한 작곡가가 될 청년이 법무부에 들어갔을까... 

23살의 늦은 나이에 음악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특이하지만 그의 짧은 생이 자살로 마감이 되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다. 53세의 나이에 관에 반듯하게 누워있는 그 모습은 쓸쓸하기보다는 번뇌를 모두 버리고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백조의호수 밖에는 제대로 된 그의 음악을 알지 못했던 나에게 참으로 음악의 세계와 음악인들의 삶이 얼마나 깊은 아픔과 번뇌 가운데 태어난 것인지 그 맛을 보여준 책이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이 통속적인 세상에서 깊이가 있는 음악의 세계로 뛰어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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