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미중전쟁 1~2 세트 - 전2권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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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읽은 충격은 오래갔다.

워낙 한반도란 위치가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미묘하고도 세심한 전략적 요충지란 점에서 저자가  그린 책의 내용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은 무엇이 최선의 길인지를 새삼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 후 타 작품들 속에 한반도 속의 역사이야기 시리즈와 이번에 출간한 '미중 전쟁'이란 책을 통해 저자가 생각한 바를 피력했다고 느껴지는 글의 느낌은 과거로의 회상을 떠올리게 했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 방중 때 기자 폭행사건이 연일 큰 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외교의 절차상 이해해보려 해도 할 수 없는 그들의 몰염치한 행동 뒤에는 자신들의 강대국으로 향하는 의지 피력 내지는 우리나라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던져보게 한 사건이 아닌가 싶다.

 

이렇듯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은 우리나라의 현 점에서 나온 이 책은 팩트 소설답게 시종 흥미진진하면서도 절대 강국들 간의 싸움에 끼여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새삼 다시 한번 느껴보게 한 책이다.

 

육사 출신의  세계은행 특별조사위원으로 일하는 변호사 김인철이 주인공이다.

그는 아프리카에 지원되는 자금의 일부가 출처를 알 수 없는 곳에 투자를 함으로써 발생되는 부당한 절차를 조사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파견되어 조사활동을 하기 위해 오게 된다.

 

그곳에서 유능한 펀드매니저인 요한슨을 만나게 되고 그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을 시점에 그가 돌연 자살로 생을 마감한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왜, 그는 가조들에게조차 걸려온 전화도 받지 않고 목숨을 끊을 만큼 어떤 일에 연루되었던 것일까?

 

책은 그가 염두에 두고 있던 주인을 알 수 없는 검은돈의 출처인 주인을 찾기 위해 중국, 러시아, 아랍의 IS까지 범위를 좁혀 나가면서 벌이는 과정 속에 한반도가 지닌 현 상황을 현실에서 보는 듯한 과정을 그린다.

 

북한의 풍계리 수소폭탄의 발사로 인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말, 말, 말들, 이런 과정에서 오고 가는 러시아 스캔들 뒤에 감춰진 미국과 러시아 간의 모종의 밀약처럼 여겨지는 협의 과정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조사 과정과 맞물려 그려지고 있고 이에는 국제적인 석유와 달러, 군사를 포기할 수 없는 미국의 딜레마를 그려낸다.

 

-  '미국이 군사를 포기하는 순간 달러는 폭락이고, 달러가 폭락하는 순간 미국은 붕괴해. 수천만이 노숙자로 전락해 도시를 뒤덮겠지. 그렇게 보면 미국은 전쟁을 해야만 하는 운명을 가진 슬픈 나라야.'- p176 (2권)

 

역사적으로 볼 때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거의 대부분이 주변국들의 자신들 이익을 위해 작은 것을 포기하는 과정, 그 안에 포함된 약소국들의 비애와 전쟁 무기를 사고파는 딜러들의 모의 협약에 의해 벌어지는 경우를 보게 되면 우리가 현재 위치한 한반도란 나라, 그 안에서 중국과 미국, 러시아가 과연 무엇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점할 것과 포기할 것을 선택하는지에 대한 우리 나름대로의 현실적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세계의 보이지 않는 틈바구니 속에 벌어지는 경쟁은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현실을 다시 느끼게 해 주는 책, 한반도를 포기하고 일본을 최방 위선으로 선택하자는 미국의 나름대로의 논리와 이러한 논의 속에 실제 미국이란 나라를 쥐고  흔드는 보이되 보이지 않는 존재의 인물들, 흔히 말하는 유대인들의 결합체라는 모임 속에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우고 미국의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현실 아닌 현실 같은 장면들은 더욱 섬뜩함을 느끼게 해 준다.

 

저자가 그리는 이상적인 해결 방안대로만 된다면 지금의 현실보다 훨씬 걱정거리가 줄어들겠지만 과연 그런 결정이 이루어질 수는 있을지, 책의 뒷말 미의 해결 방안은 그렇게 와 닿지만은 않는다는 점, 하지만 팩트 소설답게 바깥에서 바라보는 한반도의 위험성을 실제 살고 있는 우리들은 그런 위협에 대한 불감증이 점차 없어진다는 자각은 이 책을 통해 좀 더 깊은 관심을 더욱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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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9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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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의 손에 탄생된 시리즈물의 주인공들의 활약은 연작 형태이면서도 독립

 

 

 책 출간도 겸하고 있는 이점을 통해 독자들에게 매번 새로움을 선사한다

.

 

그런 의미에서 해리홀레 시리즈를 만나지도 시간이 흐른 시점이 되고 있지만

 

여전히 작가가 그려온 해리란 인물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고 자부한다.

 

처음 대했던 '헤드헌터' 이후 시리즈 물로 출간 순서는 뒤바뀌어 출간이 되었지만

 

 

해리의 활약은 기대감과 충족감, 연민, 동정 그 이상의 무언가를 선사하게 만든다.

 

 

 

 

 

오랫동안 손꼽아 기다려왔던 해리홀레 시리즈에서도 유독 이 팬텀에 대한 기대가

 

 컸던 이유중의 하나도 바로 연작의 형태이되 독립된 형태로 읽어도 무방하게 글을

 

 써온 작가에 대한 신뢰가 컸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상영 중으로 알고 있는 스노우 맨에 이어 레오파드의 뒤를 이은 책이 바로 팬

 

텀이다.

 

 

 

 

달리 말하면 해리 홀레 시리즈 중에서도 이 세 권을 연이어 읽는다면 바로 그

 

배경과 연작의 설명이 되는, 그러면서 해리 홀레의 변화된 심경과 활동의

 

영역변화와 행동들까지를 시간 순으로 읽어갈 수 있는 시리즈 물이다.

 

 

 

 

 

레오파드에서 연인 리켈과 그녀의 아들 올레그와 헤어진 후에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 해리는 자신의 예전 상관을 찾아가 마약관련 사건을 조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한다.

 

 

이유인즉, 올레그가 마약관련과 연관되어 감옥에 수감이 되어 있는 상태로 이 사건

 

 배후를 조사하기 위해 애를 쓰게 되는 해리-

 

 

책은 올레그를 마약소굴에 빠지게 만드는 구스토란 아이의 시선으로 그려진 회상,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거리의 마약 왕의 왕좌에 오른 비밀에 쌓인 인물, 그 인물의

 

 수하에 놓인 사람들의 행동 반경에 의해 경찰의 버너역할을 하게 되는 사람, 비행

 

기 조종사의 신분을 이용해 마약을 손쉽게 국내에 들여오고 가져나가는 행동을 통

 

해 사건은 일파만파로 크게 번지게 되는 경황들을 그린다.

 

 

 

 

해리의 수사 반경은 여전히 날카롭다

 

글 한 구절 한 구절을 무심코 넘기다 보면 어느 한 순간 이것이 결정적인 근거로 생

 

각될 수도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해 주는 말과 행동, 그 가운데서 유독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해리의 생각과 행동은 비록 나 자신의 혈육은 아니지만 본의 아니게 레오

 

파드에서 두 사람에게 아픔을 지니게 만들었다는 점에 근거해 멀리할 수밖에 없었

 

던 사정들이 올레그에겐 친아버지 이상으로 생각했던 해리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

 

어졌다는 사실이다.

 

 

 

 

 

바쁜 엄마를 뒤로하고 거리에서 만난 구스토를 통해 마약의 길로 발을 들이게

된 사연과 죽어가는 구스토의 회상을 통해 이야기의 전개는 작은 조각들이 하나 둘

 모이면서 큰 그림을 완성해가는 형식을 취한다.

 

 

 

올레그에 대한 해리의 생각, 친 아버지는 아니지만 여전히 아들 이상으로 생각하는

 

 심정과 라켈과의 인연을 통해 또 다른 사건의 해결 실마리를 연결하고 해결하는

 

모습들은 전작에 이어서 여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다만 전작에서 보였던 치열하게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무자비하게 활약하는

 

모습의 반전으로 여길 수도 있는 부성애를 느끼게 되는 감정들은 죽음보다도 더

 

치열하게 경험하게 만드는 마약상의 극악무도한 감정과도 대비되는 효과를

 

보인다

 

 

-  "감방은 죽음보다 지독해. 해리. 죽음은 간단하지. 영혼을 자유롭게 풀어주니까. 한데 감방은 인간성이 남아나지 않을 때까지 영혼을 먹어 치워. 그러다 유령이 될 때까지."

 

 

 

정해진 루트를 벗어난 행동을 했던 구스토를 처벌하지 않았던 마약상의 비밀은

 

해리의 감정과는 상반된 이미지로 비쳐질 만큼 그려지며 특히 마지막 구스토를

 

 죽인 범인의 정체는 반전의 극치를 보인다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영혼들, 결국 같은 동료끼리 배신하고 배신당하지

 

않으려고 총을 잡을 수 밖에 없었던 가여운 사람들은 이미 그 영혼을 마약에 팔아

 

넘긴 유령의 모습 그 자체요, 감옥에서 죽었을 때에 비로소 유령으로서 자유로워진

 

다는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은 읽고 나면 더욱 섬뜩함을 지니게 한다.

 

 

 

 

동유럽과 구 소련일대, 그리고 새롭게 떠오르는 북유럽 마약루트의 이야기를

 

펼치면서 올레그를 구하기 위해 애를 쓰는 해리의 모습은 말한 마디조차 제대로

 

따뜻함을 던지는 인물은 아니지만 그 속마음만은 결코 자신의 핏줄로 태어난 

 

 아이를 가진 아버지들 이상의 사랑을 보인단 점에서 타 책에 서 볼 수 있었던

 

해리의 행동과는 다른 반전이라고 느낄 수가 있다.

 

 

 

철저히 비밀에 싸인 정체들을 밝혀나가는 과정 속에 사랑과 아픔, 대체해 줄 수 없

 

는 사실 앞에서 안타까움을 지니는 해리의 모습이 여전히 책을 덮고서도 진한 여운

 

을 남기게 한다.

 

 

 

다음 시리즈를 벌써부터 기다리게 만드는 매력의 요 네스뵈의 신작, 올 겨울 팬텀

 

으로 우리들의 해리를 만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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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씨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송은주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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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라고 말하는 작품들을 읽을 때면 세월이 흘렀어도 작품 속에 녹아든  인간들의 모습들을 읽노라면 새삼 왜 고전이라고 부르는지를 알게 될 때가 있다.  

 

특히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언제 읽어도 지루함을 모르게 되는 것들 중에 하나인데, 이 책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이하여 그의  여러 작품들을 유명 작가들의 손에 재해석하고 다듬어진 또 다른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준 작품이다.

 

이 책의 소재를 다룬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템페스트'다.

이 작품 속에 들어있는 주인공들과 그 배경을 현대적인 해석으로 다시 풀어쓴 저자의 다른 느낌과 같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은 원작의 배경이 섬이라면 여기는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다.

 

잘 나가는 연극 연출가인 필릭스는 자신의 모든 일처리를 도맡아 해주던 비서 토니로부터 배신을 당한다.

그것도 자신의 동창생과 같이 공모한 듯한 느낌을 주는 뉘앙스, 무방비 상태로 쫓겨난 그는 이제 가족조차도 없는 홀아비다.

사랑하는 아내도 죽고 늦은 나이에 얻은 딸 미란다마저 어린 나이에 병으로 죽게 된 그 쓸쓸함, 필릭스는 세상으로부터 멀어지고 점차 은둔의 세상으로 접어든다.

 

하지만 자신을 이토록 만든 토니를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복수심에 불타오른 심정은 가실 줄 몰랐으며, 그의 출세를 관심 있게 주시한다.

 

어느 날 교도소에서 죄수들을 대상으로 문예창작을 가르친다는 공고를 접한 그, 제2의 이름인 듀크란 이름으로 강연과 연극을 통해 점차 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데, 드디어 자신을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기회가 다가오게 된다.

 

책의 내용은 원작 속의 내용인 배신과 복수, 그리고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과정이 현대로 옮겨와 독자들에게 그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해준다.

 

동생 안토니오에 의해 밀라노의 공작이란 직위를 빼앗기고 파도를 만나 섬에 고립된 주인공 프로스페로가 자신의 딸 미란다와 함께 그곳의 괴물 캘리반과 에어리얼과 같이 생활하면서 같은 처지로 섬에 온 동생에 대해 복수를 그린 템페스트의 내용을 필릭스는 의도적으로 이 작품을 선택하고 죄수들에게 맞는 역할을 주면서 연극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필릭스와  죄수들이 나누는 대화들은 이 한편의 책 속에 연극 과정을 보는 듯하는 느낌을 준다.

 

모든 것을 읽어버리고 남은 것이라곤 영혼조차도 없는 필릭스, 그가 각오를 다지고 복수의 칼날을 다지면서 비로소 상대에게 그 칼날을 겨누게 되지만 결코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

 

오랜 시간 그렇게 원한 것을 이루어낸 시점에서 왜 필릭스는 그 복수마저 허무하다고 느꼈을까?

인간의 복수심은 또 다른 복수심에 이르게 되고 그 복수를 갚았다고는 여겨지더라도 결코 완성된 인생의 모습은 가질 수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일까?

 

그런 의미에서 어린 나이에 죽은 미란다의 환영을 곁에 두고 진정으로 떠나보내지 못했던 필릭스가 원수에게 던진 복수를 통해 비로소 미란다를 놓아주었다는 사실, 그 자신도 결국은 오랜 시간 동안 복수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았음을 깨닫는 과정이 인생의 중요한 것은 진정으로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말년의 셰익스피어가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애착을 느꼈다는 템페스트-

현대적인 재해석으로 탄생된 이 작품과 함께 고전과 비교해보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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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길
존 하트 지음, 권도희 옮김 / 구픽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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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선 책을 덮고서 그 진한 여운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타 책들에서 보인 전형적인 심리 스릴러의 느낌, 추리력을 동반하게 되는 범인의 실체는 과연 누구일까에 대한 독자 나름대로의 머리 회전 돌리기, 그렇지만 결정적으로 이 모든 것을 뒤에 남겨놓게 만들면서 인간애와 숭고함, 인간이 지닐 수 있는 대표적인 모든 감정들을 동반하면서 읽어보게 되는 책을 이 한 권에서 모두 느껴보게 만든 책-

 

엄격하고 자신이 믿는 종교에 관한 한 철저한 직업의식과 목회자로서의 길을 걷는 아버지를 둔 엘리자베스는 경찰이다.

지방 유력자의 딸인 채닝이 괴한에게 납치되었단 소식과 함께 사건 현장에서 채닝을 구하게 되자만 범인 둘은 현장에서 즉사했다.

여기까지가 진실, 하지만 그녀 둘 사이엔 모종의 감추어야만 진실이 있다.

 

범인은 유색인종을 가진 형제였고 총 18발을 맞은 채 고문을 당한 상처로 죽었단 사실, 정말 엘리자베스의 말처럼 그녀 혼자 이 모든  것을 단독으로 행동한 것이었는지, 백과 흑의 인종차별 문제와 이중 살인자란 의문을 지니게 된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려는 엘리자베스는 과연 정당방위에 의한 행동인 것인지...

 

한편 전직 경찰인 애드리언은 불륜의 상대였던 여자를 죽였단 죄목으로 2급 살인죄 적용을 받아 13년째 감옥생활 중이다.

같은 감방에서 아버지처럼 여겼던  엘리가 교도소장과 그의 심복 교도관들에게 죽음을 당한 후 엘리가 알고 있는 그 어떤 비밀을 애드리언이 알고 있을 것이란 생각에 처참한 교도소 생활을 하는 중이다.

 

하루하루가 삶의 연장을 위한 투쟁이자 현실적인 감각 마비, 고문 고통, 달콤한 유혹의 말과 이루 말할 수 없는 상처들만 남긴 신체를 극복하는 것은  전선에 홀로 남은 자신 혼자임을 알면서 살아가는 그, 교도소를 나오게 되면서 걷잡을 수없는 사건에 휘말린다.

 

한편 기드온은 자신의 엄마를 죽인 애드리언이 출소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버지가 감춰둔 총을 들고 그를 죽이려 교도소로 향한다.

 

애드리언이 출소한 후 연이어 애드리언이 저질렀던 살인의 행위처럼 여인들이 죽어간다.

경찰의 입장이야 당연히 애드리언의 복수를 생각하게 되고 여기에 엘리자베스의 사건이 같이 겹쳐지면서 사건의 진행은 독자들로 하여금 블랙홀에 빠져든 느낌처럼 좀체 해결의 기미를 보여주는 방식이 아닌 것으로 진행을 이끌어 간다.

 

책은  자신이 당한 현실에서 구원의 길은  과연 어떤 것인지를 묻는다.

채닝이 당했던 40여 시간 동안의  폭행과 강간, 기드온이 자라오면서 겪어온 술에 빠진 아버지를 보면서 엄마 없는 생활의 비애를 느끼는 외로움과 복수심, 어린 시절 당한 강간으로 인해 유산을 감행하고 이를 반대했던 아버지와 멀어진 사이가 된 엘리자베스까지....

 

여기에 애드리언마저 자신의 목숨을 죽음까지 가게 만드는 고문을 자행했던 교도소장과 그의 부하들을 죽일 불타는 복수심의 근거는 충분히 있었다.

책 속의 여러 등장인물들의 관계는 이들과의 연결을 통해 배신과 야망, 복수, 또 다른 희생을 요구하면서 타협을 이루어나가는 상하의 관계, 부모와 자식 간의 불협화음과 여기에 종교와 정치적인 문제까지 겹치면서 범인의 실체에 다가서기까지의 험난한 굴곡선을 여지없이 그린다.

 

자칫 자신의 불륜으로 인해 아내에 대한 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했던 한 순간의 결단이 13년 간의 감옥으로, 자신의 불우했던 강간사건의 트라우마에 대한 같은 공감각을 느끼며 강인한 자신의 삶 주체자로서 우뚝서길 바라는 채닝을 바라보는 엘리자베스, 실제 범인의 행각이 밝혀지는 과정 속에 당하는 이 모든 근거 뒤에 오는 후 폭풍의 트라우마는 책을 읽으면서 스릴의 장르라고는 하지만 정말 공감대를 같이 느껴보게 되는 책이었다.

 

 

- "내 자유보다 다른 사람의 자유를 우선시할 수 있었을까?  잘 알지도 못하는 상대방을 위해 내 목숨을 걸 수 있었을까? (중략) 그건 아주 드문 일이야. 정말 훌륭한 일이고. 그 아이와 너는 서로를 위해 희생하려고 했어.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건 백만 명 중에 한 명밖에 없지. 아니 1억 명 중에 한 명일 거야."-p 338

 

 

 

최악의 인간과 최선의 인간, 선과 악, 정의와 진실 속에 오리무중으로 헤매는 사건의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진행 속에 다뤄지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감정들을 하나하나 캐릭터를 통해 제대로 살려 낸 저자의 글은 좀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든다.

 

사랑과 증오가 동반된 감정이 있음으로 해서 이 모든 것을 비밀에 부쳤던 애드리안이나 채닝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바라보는 엘리자베스의 시선, 같은 동료들 간의 야망과 배신, 타협을 통해 저마다 자신을 우선 위에 두고 펼치는 이야기의 전개는 책 제목이 의미하는 구원이 길은 다른 방법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 범인은 잡혔지만 결코 시원하고 통쾌하지 않는 끈끈한 무언가를 남겨놓는 감정의 복합선마저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한 발한 발 천천히 자신이 겪은 모든 것을 수용하고 감싸 안을 때까지, 그들 네 사람의 구원의 길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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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영휴
사토 쇼고 지음, 서혜영 옮김 / 해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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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의 표지가 왠지 이끌린다.

제목에서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책, 더군다나 제 157회 나오키 수상작이라고 하니 해마다 발표되는 문학작품의 선택도 달리 느낄 수 있다는 데서 더욱 관심이 가는 책이었다.

 

 오사나이라는 남자 주인공은 전혀 안면이 없는 두 모녀와 미스미라는  남자를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오래전 사랑하는 딸 루미는 7살 어느 가을날 고열에 시달리면서 생사의 기로에 섰었고 그 이후 무사히 넘기는가 싶더니 예전과는 다른 아이가 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내로부터  그 느낌에 대해 전해받았지만 무시했던 오사나이, 그런 그가 12월 어느 날 딸아이가 사라지게 되면서 심각성을 깨닫게 되고 딸아이를 발견한 곳은  얼마 전까지 비디오를 대여해줬던 곳이다.

 

무엇 때문에 딸 루미는 그곳에 가게 된 것일까?

이후 고등학교를 마친 딸은 아내와 함께 교통사고로 죽게 되고 그 아픔을 지닌 채 살아가는 오사나이는 이렇게 세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세 사람 중 미스미란 남자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죽은 모녀가 자신을 만나러 가다가 사고를 당하게 됐다는 사실, 그 이후 미스미의 이야기는 상상을 초월한 믿을 수없는 이야기로 전개가 된다.

 

책의 제목인 영휴는 미스미와 연상의 여인이었던 루리의 사랑이야기로 표현된다고 할 수 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안타까움, 그런 가운데 루리는 사람의 탄생과 죽음이 마치 달이 차고 기울어간다는 의미와 상통한다는 의미로 언젠가는 당신에게로 돌아올 것이란 뜻으로 미스미와의 사랑을 그린다.

 

흔히 말하는 전생과 환생은 우리들이 여러 곳에서 다루는 이야기의 소재라든가 세상에서 믿을 수없는 이야기처럼 실제 경험을 했던 사람들의 말을 통해서 간간히 보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이 책은 그런 것을 비유한 작가의 참신한 발상에 무리 없는 흐름을 전개시킨다.

 

미스터리와 그 속에서 힘 있는 스토리의 전개, 사랑을 이루기 위해 같은 이름을 가진 루리로 태어나고 그 사랑의 존재이자 실체에게 다가서기까지 믿을 수없는 사실을 11시부터 1시까지, 두 시간에 걸친 이야기로 그려낸 저자의 구성력은 독자로 하여금 빨려 들어가게 만든다.

 

인생에 있어서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상대방을 사랑하는 순간도 있고 아픈 사연 속에 이루지 못한 사랑의 슬픔과 애달픔, 그리고 또다시 만나기 위해 환생을 거치는 과정을 가진 루리란 인물을 통해 현실적이진 않지만 그럼에도 현실 속에서도 일어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만드는 이야기, 전혀 알지 못했던 타인의 이야기가 실은 내가 담고 있던 이야기의 어느 한 부분과도 연결될 수 있고 그 연결은 다시 순환의 작용을 거쳐 인생의 삶과 죽음을 연결시킨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책-

 

부담스럽지 않고 천천히 책 속에 스며들듯 독자들로 하여금 매 순간의 감정을 같이 느껴보고 호흡하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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