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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범죄자 세트 - 전2권
오타 아이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3월
평점 :

'잊혀진 소년'으로 처음 대한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자 출간이 이미 됐지만 먼저 티저 북을 통해 이야기의 맛을 느껴본다.
제목이 의미하듯 범죄자에 대한 이야기 흐름은 등장인물들이 초반에 많이 나와 조금은 헷갈리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이미 '잊혀진 소년'을 읽은 독자라면 이 책이 원래 저자의 처음 데뷔작이란 점을 염두에 둔다면 주요 등장인물이 나오는 장면에선 반가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3월의 어느 날 역 광장에서 아렌을 만나기로 한 시게토 슈지는 같은 근접거리에 있었던 다른 4명과 함께 괴한의 무차별 회칼 습격을 받고 구사일생으로 홀로 살아남는다.
왜, 누가, 무엇 때문에 자신 외에 다른 사람들을 노리고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더욱 알 수 없는 사실은 병원에서 만난 무테안경을 쓴 사람으로부터 들은 경고다.
사건이 일어난 날부터 열흘이 되는 4월 4일까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아남으라는 말-
처음엔 무심코 지나쳤던 그 사람의 말이 실제 자신의 목숨을 다시 노리는 상황까지 오게 되자 더 이상 주저앉을 수 없는 슈지는 홀로 나름대로 범인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사건으로 뛰어들게 된다.
한편 같은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소마 경찰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방송국 종사 업에 있던 동창 야리미즈를 찾아가게 되고 곧 슈지를 돌보아 줄 것을 부탁하게 된다.
책의 흐름은 범인이라고 이미 판명된 필로폰과 헤로인에 맛을 들인 사타 마모루 란 신원이 밝혀진 사람을 사건의 주범으로 기정 사실화한 채, 경찰 내부의 고위급에서 빨리 사건을 무마하려는 듯한 움직임, 여기에 정계의 거물이 등장하는 장면부터 한 아이의 엄마와 아이의 신체적인 충격적인 사실들의 묘사들이 겹치면서 사건의 진행을 위한 절차들을 충실히 보인다.
독자들은 책 제목에서 볼 수 있는 범죄자의 실체의 모습과 그 범인이 스스로의 힘으로 이 사건에 관련이 되어 있는지, 아니면 어떤 거대 세력으로부터의 청탁을 받고 모종의 비밀을 감추려고 하는 과정에서 개입해 청부살인으로 발전된 것인지에 대해 여러 각도의 추리를 하게 만든다.
사실 잊혀진 아이의 책을 읽고 나서도 저자의 빠른 전개 포착과 사건에 휘말리는 보통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을 충실히 드라마적인 템포처럼 느껴지듯 그린 글이 인상적이었다.
사회파 추리 소설로서의 사회의 거대세력 앞에 힘없이 당하면서 살아가는 민초들의 사연들이 과연 이 책에서도 독자들로 하여금 사실적인 체감을 느끼면서 그려나갈지, 티저 북을 읽고 난 느낌은 벌써 이 책의 두 권의 전개 속에 펼쳐지는 소마와 슈지, 야미리즈의 활약에 기대를 걸게 만든다. (이미 '잊혀진 소년'에서 슈지와 야미리즈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저자의 연작 시리즈처럼 나오는 주요 등장인물들의 각 개인적인 사연들도 들어있어 왜 이 사건을 통해 그들이 사회의 범죄세력, 혹은 전혀 뜻밖의 사건 실체 앞에서 어떤 결말을 드러내 놓을지, 책은 분명 이런 추리와 스릴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짜릿한 흥분을 자아낼 수 있게 하는 데 성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