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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구두
조조 모예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2월
평점 :

[미 비포 유]로 감동을 선사했던 작가가 신작으로 4년 만에 독자들 곁으로 돌아왔다.
전작에서 보인 그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분들에겐 그녀가 전해주는 이번 이야기는 또 다른 매력으로 빠질 것 같은데 읽는 동안 내내 그들의 상황들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던 감성으로 차지한다.
아버지의 임종과 해고로 인해 우울증에 빠진 남편, 그런 남편과 딸을 둔 중년 여성 샘은 인쇄회사에서 근무하는 워킹맘이다.
스포츠 센터에서 우연히 뒤바뀐 가방 안에 명품 루부탱 구두 및 샤넬 재킷이 들어 있었지만 고객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던 상황인 그녀는 그 구두를 신으면서 회사원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한다.
한편 진짜 가방 주인인 니샤는 졸지에 남편으로부터 일방적인 이혼 통보와 졸지에 호텔에서 쫓겨나고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 상태, 그녀는 자신의 이전 삶으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남편에게 당한 것들을 되갚아주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어떻게? 현실적으론 아무런 것도 할 수 없던 처지인 그녀가 우연찮게 호텔 객실 청소부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과연 그녀의 계획대로 성공할 수 있을까?

중년의 위기란 말이 있지만 샘이 겪은 가정 내의 불안함과 직장 내에서 끊임없는 능력 시험대를 요구하는 상사의 괴롭힘, 여기에 부모의 일까지 떠안으며 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과정은 현실적이다.
자신의 내면 깊숙이 잠시 휴식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실 가장으로서, 딸이자 아내, 엄마로서 갖는 위치에서 해야 할 일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갑갑함은 물론이고 니샤 또한 트로피 아내로서 그동안 자신이 사랑받고자 했던 그 모든 행동들 속에 스스로 자각하며 현실을 직시하는 과정은 배신과 분노, 그리고 자신이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에 대한 고민들을 하게 된다.
계층과 경제적인 차이를 넘어 전혀 연관성이 없을 두 여인이 구두란 매개로 인해 함께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주변 여성들과 함께 연대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들이 원하는 인생의 키를 찾아가는 여정이 통쾌하기도 하면서 깊은 여운을 남기는 과정이 정말 좋았다.
여기에 구두가 지닌 비밀은 무엇인가에 대한 스릴과 새로운 사랑을 찾는 모습, 부부간에 진짜 중요한 대화란 어떤 것인지를 저자는 보통 가정의 삶을 통해 조명하는 한편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여성들의 삶을 함께 비추면서 현실에서 묵묵히 긍정적으로 새로운 날을 맞이하고자 하는 모습을 공감있게 그려냈다.
때론 자신의 삶과는 거리가 먼 옷이나 구두를 착용함으로써 새로운 기분과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그런 모든 것들은 그것을 소유한다는 의미에서 나아가 진짜 자신의 본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자존감과 자신감이란 것을 네 여인들의 행보를 통해 여운을 남긴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느끼며 새로운 삶을 향해 가는 여인들, 영화로 만들어도 재밌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