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출간을 앞두고 만난 티저 북이다.

책 한 권의 내용을 얇게 요약한 책이라고 할까?

아일랜드의 유명 여류작가가 그린 이 작품은 큰 감동의 물결은 없다.

하지만 잔잔한 파도가 밀려왔다 뒤로 물러서는 작은 진동의 폭이 글의 빈틈을 메워주고 그 빈틈의 공간 속에 각 인물들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들이 재미를 준다.

 

 티저 북이라 전체적인 내용은 상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겠으나 책 목차를 살펴보면서 읽은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럽다.

 

이야기는 아일랜드 서부에 위치한 '스토니브리지'라는 마을-

아일랜드라는 나라가 지닌 자연의 지형적인 조건에 맞춰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그곳에서 닭의 모이를 주면서 성장한 치키, 치키 친구인 눌라의 아들 리거, 치키의 조카 올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치키는 편물 공장에서 일하던 중 그 마을에 놀러 온 미국인 월터와 사랑에 빠져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인생을 살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다.

 

그곳에서 월터와 헤어지고 난 후 독립적인 삶을 살기 위해 일하는 모습과 자신의 고향인 스토니브리지에서 살아가는 미스 퀴니의 집인 스톤하우스를 인수해 호텔로 바꾸는 작업을 통해 인생의 또 다른 삶을 개척해 가는 모습들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때 이 호텔에서 일하게 된 리거-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비행청소년으로 감옥까지 갔다 온 그는 엄마의 고향이자 엄마의 친구인 치키와 함께 호텔의 재건축 일에 뛰어들게 됨으로써 자신의 새로운 반려자와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을 향해 나아간다.

 

울라는 자신의 작은 고향과 부모의 간섭을 벗어나고자 런던에 가게 되지만 치키 이모의 부탁으로 호텔 재건 사업에 참여하게 되는 일을 경험하게 된다.

 

책에서는 어떤 일을 해야만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인생길이 어떤 경험을 통해 전혀 뜻하지 않은 길을 걸었을 때 바로 키를 돌릴 수 있는 용감성,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 그런 가운데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삶은 어떤 것인지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사와 행동들을 통해 저자는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저는 제 인생이 이렇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했거든요."

"나도 내 인생이 이렇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했지. 하지만  살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우리도 정리할 건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해."

 

호텔이 재건축되고 치키에게 또 다른 새로운 사랑이 오게 될지, 울라가 고향을 등지고 또 다른 삶을 향해 나아갈지, 책을 읽으면서 등장인물의 삶 속을 같이 걸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했다.

 

이미 고인이 된 저자가 쓴 마지막 작품이라고 하던데, 저자 자신의 모국의 풍경과 그 속에서 자신들 스스로의 삶을 타인들과 함께 공유해 나가고 더 발전시키는 모습들이 시종 따뜻한 소설이란 느낌을 받게 했다.

 

출간이 된다면 꼭 읽어보고 싶은 책, 호텔이 완성되고 손님들이 찾아오게 되면 그 이후의 주인공들과 객실 손님들이 사연이 어떻게 그려질지, 빨리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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