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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책
김희선 지음 / 현대문학 / 2017년 6월
평점 :

'라면의 황제'이후 오랜만에 나온 작가의 신작을 다 읽은 후의 지금의 느낌?
뭔가를 읽었는데, 미래지향적인 SF계의 소설인지, 아니면 시간여행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 뭔가가 있는 것인지, 이처럼 책 띠지의 문구대로 여겨지는 책도 정말 오랜만에 느껴본다.
라면의 황제와는 180도 다른 이야기를 전해주는 저자의 이 두꺼운 책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어느 순간을 포착했다는 듯한 이야기 설정을 통해 독자들의 읽는 독서의 몰입을 쉽게 무너뜨리게 한다.
이야기는 2015년의 경기도 용인과 2016년 미국의 트루데, 그리고 1958년의 경기도 용인이라는 세 개의 시공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놀이공원에 한 아이가 나타난다..
옷차림, 불안한 눈...
다람쥐 탈을 쓴 아르바이트생이 아이를 경찰서에 데려다주게 되고, 이야기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다.
스티브는 도축업을 하다 영업사원이 됐는데, 끔찍한 '일가족 살인사건'이라 불리는 그 사건 현장에서 홀로 살아남은 소년이었다.
그런 그에게 아버지가 저지른 일은 왜 하필이면 아버지가 그런 일을 저질렀을까? 정말로 내가 기억하는 그 시간들이란 것이 존재하기나 했던 것일까에 대한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여기에 뜬금없이 '신'이 출현한다.
신은 스티브에게 지구를 구원할 사람은 너라는 사실을 알려주게 되고, 임무를 말해주는데...
책은 처음부터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하는데, 이게 묘하게도 손을 놓을 수가 없게 만든다.
어쩌면 다음 장면에선 이해를 쉽게 해 줄 수도 있는 상황이 보일 거야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그러면서도 우주의 평행이론이나 신의 존재의 출현과 사라짐, 스티브가 느끼는 망각의 실체가 현재에서도 느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어떤 시사들까지...
이야기의 중심을 잡으면 읽기란 쉽지가 않았다.
우주 과학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면도 있었겠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를 그려본다면 시간 여행과 신의 소재,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를 한데 모아서 그리는 이야기이자 종합적으로는 읽는 내내 의문점이 풀리게 되는 마지막의 합체 형식의 이야기는 저자의 구상이 신선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책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초반에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도를 참고 읽어나간다면 묘하게도 끌리면서 책을 넘기게 만드는 마술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