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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계이름 - 말이 닿지 못한 감정에 관하여
이음 지음, 이규태 그림 / 쌤앤파커스 / 2017년 6월
평점 :

살아가면서 '말'이란 것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내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상대방이 크게 웃어넘기는 경우도 있었고, 아니면 내 생각엔 작고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오히려 상대에겐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었다는 사실, 하지만 그 많은 많고 많은 말들 속에 과연 나와 상대는 얼만큼의 공감과 포용, 그리고 배려를 통해 이해라는 것을 하고 살아가는가? 에 대한 물음을 다시 던지게 한다.
제3회 카카오 브런치 북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인 이 책의 제목부터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어떤 음악적인 것과 관련이 있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됐지만 저자의 말에 드러난 의미를 읽고 제목에서 오는 어떤 울림을 감지할 수 있었다.
-나는 한 사람과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에 있어, 그 사람이 이제껏 불러온 이름들의 음을 헤아려보는 것만큼 좋은 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의 계이름', 제목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프롤로그 중에서
대표적으로 엄마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자신이 겪은 아르바이트의 일, 연인과의 일을 통해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글들 속엔 나만이 느끼는 감정들이 아닌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일들을 감성 어린 글로 표현하고 있다.
세상은 분명 혼자만의 힘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현실에서 우리가 서로에게 도움과 위로, 용기, 확신을 줄 수 있다는 글들은 매사에 완벽하지 못한 인간이기에 부족함을 채워가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같이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함을 느끼게 해 준다.
아무런 뜻도 없이 내뱉은 말이 상대에게는 상처의 말이 될 수도 있다는 현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느끼면서 살아가는 과정이 때로는 동질감을 느끼게 해주는 말들이 많음을 느낀다.
서로가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과정, 그 안에는 시간의 내공이 차곡히 쌓이다 보면 배려가 생기게 되고 이렇지 못할 경우가 생기더라도 결코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는 뜻엔 아마도 나도 상대도 서로의 말들 속에 포함된 의미를 통해 공감이 부족했다면 스스로의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상대방을 기다려주는 방법의 하나에 속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도 한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우리가 전하지 못했던 말들, 이해할 수 없었던 말들, 말 대신 몸짓으로 대화를 나누어야 했던 그 많은 시간 속에 포함된 당신과 나의 이름으로 불리는 "계"의 통칭으로 불리는 말들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 책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