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싸이코
김현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인간의 내면을 묘사한 소설들 속에서 비치는 모습들은 정말로 존재하는 것일까? 를 묻게 되는 책, 아니 이 책에서 그리는 한 평범한 사람을 이렇게 만드는 사람들의 내면에는 어떤 사악함이 들어 있는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여린 심성과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 하나, 요즘 세상에서 보기 드문 현우란 인물이 우연히 접한 전화 문자로 인해 뜻하지 않게 여러 명의 여성들과 인연을 맺어 가면서 벌어지는 극악한 상황까지 갈 수밖에 없는 묘사들이 그려진 책이다.
채팅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전적으로 믿지 말라는 말, 가상공간에서야 나이와 외모, 학벌, 그 모든 것이 글자로 얼마든지 다뤄질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한 나머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려다 오히려 강간범으로 몰리고 살인까지 하게 되는 과정이 기타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읽히는 방법이 새롭게 다가온 책이다.
사건 순과 시간 순으로 읽을 수 있게 한 챕터당 구성되어 있는 책의 내용은 총 5가지 글자 폰트로 구분 되면서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과정을 엿볼 수가 있으며, 그 가운데 쫓고 쫓기면서 극한 상황에까지 이르면서도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는 인간 심리의 극대화는 용서라는 말, 그 자체가 어찌 보면 일반 책에서 다루는 것처럼 쉽게 할 수만은 없게 만든다.

저자는 그런 점에 주목해서인지 책의 연결은 마치 대본을 보는 것처럼 쉽게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대화체와 묘사들로 그리고 있고 여기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생각하는 남성에 대한 불신, 이를 이용하고 오히려 바보 취급하는 행동들 때문에 오히려 화를 자초하게 만드는 설정들이 사실처럼 다가오게 만든다.
비속어와 원조교제, 그리고 억울한 상황에서 일반시민들이 당시 현장에서 목격한 것만 가지고 오히려 남성이 여성을 제압했다는 느낌만으로 몰아가는 식의 상황들은 답답함을 주기도 하지만 권 형사의 반전은 뜻밖의 허를 찌른 점도 눈에 띈다.
19세 미만 구독 불가 표가 붙은 만큼 사건이 벌어지면서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현우란 인물의 과거와 현재를 구상하는 신의 이야기는 사건의 구성이 현재 얼마든지 이러한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타 책들에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오도 가도 못하게 된 현우의 마지막 결단이 안쓰럽게 다가오기도 한다.
인연이 악연으로 번지면서 벌어지는 비극 참상을 다룬 책, 가로, 세로를 바꾸어 가면서 읽으면 오히려 전체적인 흐름 외에도 한 인물에 집중해서 읽을 수도 있는 구성이 돋보이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