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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관 1 - 2부 ㅣ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평점 :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1부가 끝나고 언제 2부가 시작되려나 싶었는데, 11월에 출간이 된다고 한다.
유럽을 관통하고 있는 지금의 유럽 역사의 태동격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리스를 제외한 로마란 나라의 정통적인 역사서지만 그렇다고 딱딱하게 다가오지 않게 만든 저자의 저술 능력이 새삼 다시 부러움을 느끼게 하는 책 2부, 거기에 해당되는 1권으로 시작이 되는 로마의 또 다른 역사 이야기-
아시다시피 가이우스 마리우스는 이제는 노년에 접어든 나이로 뇌졸중의 여파와 육체적인 한계를 느껴가고 있는 즈음에 여전히 술라와는 같은 동지애를 유지했던 과거의 인연이 점차 희미하게 무색해져가는 사이임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총 3파트로 나뉘어 있으며 첫 번째의 주된 이야기는 마리우스가 그동안 로마가 눈여겨보지 않았던 동방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그린다.
모처럼 전장에서 홀몸으로 싸운 일들이 아닌 따뜻하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아내와 아들과 함께 동방이란 곳을 떠나는 여정과 그 길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들은 동방의 풍물과 사람들의 모습, 전제왕권 하에 이루어지는 혈통 간의 피비린 나는 권력의 싸움까지, 작가의 세세한 묘사와 필치를 통해 마리우스의 뛰어난 예지 감각과 전쟁터에서 다져온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을 잘 표현해 낸 여행기 같은 느낌을 준다.
지금의 통일된 이탈리아란 나라 명명으로 태어나기까지 이탈리아의 역사는 유럽의 각 다른 혈통의 왕권들과 혈족들 간의 다툼 속에 가까스로 완전한 통일로 이루어지게 됐지만 여기서 다루는 이야기들은 마치 통일 전의 전초전처럼 느껴지는 이탈리아 사람과 로마 사람으로 나뉘어 생활하는 나라의 형태를 보인다.
로마가 원한다면 전쟁에 필요한 병사를 제공하고 로마 시민권을 주기에는 여전히 힘들고 까다로운 절차와 약속을 어기는 세태, 속주에서 세금 징수원의 욕심과 약탈에 근거해 점점 농사마저 힘들어지는 생활 속에서 이들의 세태를 주시하고 법의 절차를 고쳐야만 한다는 마리우스와 푸브리우스 루틸리우스 루푸스의 뜻과 마르쿠스 리비우스 드루수스의 등장, 간간이 비치는 크라수스와 안토니우스까지 등장하면서 이어지는 커지고 복잡해진 로마의 법체계에 대한 이견들을 보여준다.
카이사르의 어린 시절의 영특함이 보이는 장면과 함께 술라의 권력에 대한 야욕이 서서히 보이면서 그가 펼치는 또 다른 권력 잡기에 필요한 자금 마련의 과정과 같은 동방의 길이라도 마리우스와 술라가 보인 여정들은 조금씩 다른 면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를 준다.
지금도 여전히 권력을 잡기 위한 막대한 자금의 필요성과 피 지배인으로서 살아가는 이탈리아인으로 불린 그들이 로마 시민권을 얻기 위해 가지게 되는 로마인을 대하는 심정과 그의 해결책이 드루수스와는 또 다른 방법론을 펼치는 삼족과 드루수스의 친구 의견들은 방대해진 나라를 어떻게 효율적이고도 인심을 잃지 않으면서 권력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고민하게 만든다.
순종적이고 고전적인 여성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면서 부부간의 사랑을 이어나가는 마리우스와 율리아의 관계는 이상적인 부부로서 손색이 없지만 드루수스의 여동생인 리비아의 경우는 부부간의 애정이 없는 것을 이어나가기보단 진정으로 자신의 첫사랑인 남자와의 불륜을 이어나가면서까지 자식을 보고, 어린 딸 세르빌리아의 독설과 저주를 그대로 받아 내는 어미의 모습을 함께 보이면서 또 다른 로마의 여인상을 보여준다.
이처럼 마리우스의 예언대로 로마는 동방의 폰토스의 미트리다테스 6세의 침략을 그냥 좌시만 하고 있을 것인지, 전장에서 뛰어난 전략과 참모술로 이미 로마 내에서 그 능력을 인정을 받고는 있었으나 잘생긴 외모로 인한 피해를 보고 끝내는 동방의 총독으로 나서면서 비로소 그에게도 자신이 원하는 권력에 한 발짝씩 다가설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행보를 주의 깊게 지켜보게 되는 술라, 점차 집정관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 것인지, 조금씩 등장하면서 로마의 다음 세대를 짊어질 주인공들의 등장이 보이는 장면들은 벌써부터 다음 2부가 기다려지게 만들게 한다.
이탈리아인에 대한 불법적인 로마 시민권을 얻은 사람들에게 대한 처벌 논의 방식에 대한 열띤 웅변식의 연설들은 이 책의 가장 뛰어난 장면들이 아닌가 싶다.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로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지만 자신의 입장과 그에 맞는 레토릭을 구사하는 사람들의 글들은 작가가 얼마나 이 역사에 관해서 공을 들이며 글을 썼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동안 무시해왔던 동방의 세태를 비로소 가볍게만은 여길 수없음을 인지하는 권력자들의 행동은 다음 책에선 과연 복수의 설욕을 다지고 있는 미트리다테스 6세로 인해 도화선이 될는지....다음의 역사를 그려보게 하는 상상의 재미를 더해준다.
어느 특정한 역사적인 사실들을 편지를 통해서 전해주면서도 그 흐름을 놓지 않는 풍성한 지식과 글쓰기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흐른다는 느낌까지 주게 하는 풀잎관 1부는 영예의 풀잎관을 아직 쓰지 못한 술라에게도 과연 그 기회가 올수 있을까? 행운의 여신은 술라에게 어떤 식으로 손길을 내밀 것인가에 대한 글의 설정들이 궁금해진다.
또한 어린 카이사르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역사에 그려진 카이사르의 모습을 제대로 재현해 보일는지에 대한 궁금증, 크라수스, 안토니우스의 등장만으로도 벌써부터 로마의 제대로 된 기틀 다지기 초석들의 전쟁이 기대된다.
본격적인 로마의 삼두정치가 벌써부터 기다려지게 하는 이런 전초적인 역사의 일말의 사건들이 서로 어떤 연결고리를 통해 강대한 로마제국의 일인자의 탄생까지 보게 될지, 빨리 다음 2권을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