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인 파리
조조 모예스 지음, 이정임 옮김 / 살림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의 삶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은 언제일까?

모두 다 다르겠지만 그날만은 온전히 우리들만의 날, 아니 나만의 날이라고 생각되는 날들 중 하나가 바로 결혼식과 허니문이 아닐까?

 

특히 허니문, 말 자체도 정말 달콤하게 들리는, 벌꿀들의 촘촘히 메워진 집에 들어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둘만의 시간을 즐기기엔 정말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닌가 싶다.

 

조조 모예스의 사랑 이야기는 지금까지 모두 3권을 읽은 셈인데 저마다의 특색이 모두 있다는 점에서 그녀가 그리는 사랑의 이야기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제목 자체에서도 왠지 설렘이 전해지는 허니문 인 파리다.

파리하면 예술의 도시라고 알려져 있지만 예술인이 아니더라도 밝은 낮이면 낮대로, 밤이면 바토뮤슈를 타고 에펠 탑이 쏘아내는 불빛과 노트르담의 정취에 누구나 예술가가 되지 않을 수가 없는 도시란 생각이 든다.

 

나만의 생각 일진 모르겠으나 파리는 바로 그런 낭만 때문에 비록 뒷골목의 구석진 곳에 우중충함의 산물들이 있을지라도 그마저도 파리의 한 색깔이려니 하는 너그러운 마음을 지니게 하는 매력을 지닌 곳이라고 느껴오고 있다.

 

그런 곳에 시대는 달라도 두 쌍의 신혼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사랑과 결혼, 그리고 행복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2000년대의 23 살의 새 신부 리브는 전도 유망한 건축가인 데이비드와 사랑에 빠진 순간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그를 사랑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결혼을 해야 한다는 마음에 주위의 우려를  잠재우고 급히 결혼을 한다.

 

누구나 꿈꾸는 곳, 바로 파리에서 진정한 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신혼여행으로 오게 되지만, 오랫동안 정성을 들인 클라이언트를 놓칠 수 없었던 데이비드는 그녀를 홀로 남겨 둔 채 신혼여행지인 파리에서 일을 하러 돌아다닌다.

너무나 실망한 리브-

홀로 미술 전시회나 음식을 먹는 신혼에 점차 결혼을 왜 이 사람과 했을까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되고 마침 미술관에서 한 점의 그림을 발견하게 되는데... 

 

남녀를 떠나 결혼을 앞두고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자명 한 사실일 것이다.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야 하는 홀로이되 홀 몸이 아닌 둘만이 가꾸어 나가는 또 하나의 신세계를 그리는 과정에서 올 수밖에 없는 진정한 내 짝에 대한 확신과 그 확신을 증명하는 결혼과 신혼여행을 거치는 과정에서 그들은 앞 날의 설계와 꿈같은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리브의 경우엔 한순간에 빠진 사랑의 타임을 놓치기 싫고 거의 확실시했던 상대였기에 젊은 나이임에도 결혼을 하지만 데이비드가 신혼여행지, 알고 보니 클라이언트가 바로 그곳에 머물고 있단 소식을 접하고 신혼여행지로 정했단 사실에 실망을 하고 만다.

 

미술관에서 바라본 그림의 주인공은 19세기의 가난한 예술가인 화가 에두아르와 이제 막 결혼해 파리에서 신혼을 즐기고 있는 소피가 느끼는 심상한 마음의 상처를 그린 남편 에두아르의 그림이었다.

 

가난한 점원이었지만 자신을 사랑한다고 결혼을 청혼해 온 에두아르와의 결혼 생활은 주위의 여성들의 차림새와 말장난에 의해 과연 나는 평생토록 자유 영혼자인 에두아르와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를 느끼는 대목에서 비록 시대는 다르지만 신혼을 느낄 분위기의 두 여성의 심리 상태와 주변의 환경, 그리고 내가 선택한 이 결혼에 대한 진지한 되물음을 물어봄으로써 어떻게 결혼생활을 이어나갈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독자들이 느끼게 한다.

 

서로 간의 눈에 콩깍지가 쓰여서 천생연분이란 하늘이 맺어 준 인연에 대한 기나긴 여행에서 필요한 양보와 타협, 바로 그것이 진정한 결혼의 길임을 느껴가는 두 여인의 사랑 확인 법이 조조 모예스 특유의 글로 구성된 책이란 생각이 든다.

 

***** 어쨌든 이런 게 결혼 생활이다. 양보와 타협의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p.101

 

눈물을 펑펑 쏟아냈던 첫 작품과 색다른 가족의 구성 이야기 속에 사랑을 그린 전 작들에 비한다면 책 두께도 얇고 결말 부분들이 서둘러서 끝내버린 듯한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신혼에서 그리 긴 이야기가 뭐가 필요 있을까?

그저 주위 사람들 눈에 안 보이고 오로지 그(그녀)만 보이는 것을.......

 

곳곳에 각기 다른 신혼여행 남녀들이 사랑이 찍힌 사진과 파리의 여기저기 모습들의 사진들이 있기에 파리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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