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계획
발렝탕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새로운 작가를 대한다는 느낌은 책을 집어 들고 그 속에 빠져드는 순간 이미 독자들은 그의 스타일이 어떤 형태인지, 이야기의 구성은 어떻게 진행이 될 것인지에 대한 기대치가 있다.

 

책 제목에서부터 호기심이 일어 그 안에 보장된 내용들이 충족을 더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의 만족을 느끼겠지만 실제로 제목과는 다른 스타일의 내용을 접한다면 그 또한 읽자니 재미없고 읽지 않자니 찜찜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글을 충분히 보여줬단 생각이 든다.

첫 작품이 다음 7인의  작가전 선정에 나올 만큼이니 그 내용은 독자들에게 호응이 좋았다고 할 수도 있고 뭣보다 기욤 뮈소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역시 형제는 대단하다~ 란 느낌을 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

 

형 기욤이 로맨스를 전형으로 하되 스릴과 추리가 섞인 영화의 빠른 한 장면을 연상시키듯 글을 써왔다면 동생 발렝탕은 전혀 상반된 문학 형식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차별을 두었다.

 

바로 스릴, 이 작품은 몸을 쓰는 전형적인 액션 타입의 스릴이 아닌 심리전에 초점이 맞추어진 가운데 현실을 직시한 사회적인 한 단면을 드러냈다는 데서 색다른 점을 보여준 책이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옛말에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이미 물 건너간 말이라고 하듯이 지금은 엄마들 나름대로의 정보전과 학생들의 박자가 같이 맞춰줘야 웬만한 대학을 간다고 알려진 것이 현재의 인식이다.

 

 

우리나라가 유독  교육열 면에서 치열한 나라들 중 하나다 보니 이런 현상이 있게 됐지만 아무래도 사회 인식 자체에서 오는 받아들임, 이마저도 못한다면 제대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조차 없을 것이란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더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위 책은 그런 면을 꼬집어보는 책이다.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 채 혼혈인으로 태어난  로뮈알은 가정 파출부로 일하는 엄마 밑에서 자라는, 파리에서 대도시 외곽의 이민자 밀집 지역 거주지로 불리는 방리외 출신이다.

 

 

마약이 넘치고 어린 나이 때부터 경찰서를 들락거리는 동네에 살지만 우연찮게 얻은 기회로 부촌의 다락방에 기거하면서 전형적인 출세기로 알려진 '프레파'에 다니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출신 성분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만한 부유한 집안 출신에 잘생기고 매력적인 테오와 같이 어울리게 된다.

 

 

다시 만나게 된 10년 후, 로뮈알은 테오와 동창 다비드, 그리고 그들이 여자친구 둘이 합세를 하면서 악명 높은 피레네산맥에 위치한 산장에 초대를 한다.

 

 

주말 산행을 수락한 그들 넷은 각자의 생각에 따라서 로뮈알의 뒤를 따르게 되고 오직 이 산행 길을 제대로 아는 로뮈알만 믿고 산행을 하는데...

 

 

과연 이들 사이엔 어떤 우정이 있었을까?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플래시백 처리로 당시 로뮈알과 테오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이 책은 왜 로뮈알이 다섯 명이 산행을 했지만 하행 길은 오로지 한 사람만이었는지에 대한 아픈 이야기가 펼쳐진다.

 

 

읽다 보면 알랭드롱의 주연으로 나왔고 몇 번 리메이크로도 상영이 된 '태양은 가득히'의 캐릭터와 약간 비슷한 느낌이 묻어나기도 한다.

 

 

같은 학교 학생이지만 꺼리낌 없이 물쓰듯 돈을 사용하는 테오란 존재 앞에서 테오가 로뮈알을 대하는 방식은 자기 마음내키는대로다.

상대방이 그 말을 듣고 어떻게 느낄 지에 대한 생각조차 없는, 좋게 말하면 가식이 없는 솔직한 성격이라고 무한의 자비로 이런 말로써 대변할 수 있다는 쳐도 로뮈알이 스스로 느끼는 자신의 환경과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적인 차별이 피부에 와 닿는 체험들이 자세하게 그려진다.

 

 

프랑스의 거의 모든 나라의 일들을 쥐고 있다는 평을 받게 되는 우수인력 출신자들만 모인다는 그랑제꼴을 비롯한 명문대를 가기 위한 발판 격인 '프레파' 내부에서 벌어지는 각 가정마다의 차별은 테오와 로뮈알이란 두 인물을 대변시킴으로써 더욱 그 속 사정들을 알게 되는데, 모두가 평등하고 고루고루 균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 아래서 행해지는 이런 일련의 차별성을 통해 로뮈알이 이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저간의 사정들이  가진 자의 여유로움의 대표격인 테오란 인물이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데서 섬뜩함을 느끼게 된다.

 

 

지난 세월의 창창했던 젊음을 테오 덕분에 모두 쏟아버린 채 이젠 더 이상 잃을 것도 없게 된 로뮈알이 선택한 이 완벽한 계획은 어쩌면 당연한 절차였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학창시절 서로에게 위안을 주고 힘을 북돋아 줄 진정한 친구는 어디에 있을까?  테오가 생각한 우정은 바로 이런 것이었나?, 로뮈알이 살아온 세월의 보상은 그 어떤 합리적인 대가를 치르더라도 결코 상쇄할 수 없다는 사실, 바로 그 빛난 우정 때문이기도 했다는 데서 이 소설은 두 사람의 상반된 환경을 통해서 자신의 노력으로 빈곤을 탈출하려 노력하려 했으나, 결코 이루지 못한 한 인간의 아픈 우정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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