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메르세데스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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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면 스릴러, SF 면 SF대로, 기막힌 그의 머릿속을 한 번 들여다보고 싶게 만드는  작가 중 한 사람-

 

출간되는 책마다 인기를 끄는 요인은 과연 무엇이 독자들로 하여금 그의 글에 매력을 느끼게 될까?

이 책도 그런 느낌을 들게 했다.

처음으로 도전하는 작가 생활 중에서 획기적인 모험이라고도 할 수 있는  탐정 추리소설에 도전한 그의 창작에 대한 열의와 욕구가 이 책 속에서도 빛난다.

 

아주 어릴 적 멋도 모르고 친척 오빠 언니들 틈에 끼여서 보게 된 영화가 바로 나중에 알고 보니 '캐리'였단 사실 앞에선 무척 놀랐던 기억이 떠오를 만큼 그 영화는 아직까지도 충격적인 인상이 다분히 많이 남아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범주에서 훨씬 떨어진 주위의 사람들의 얘기로 시작하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 떠오르게 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채용박람회가 열리는 시티 센터를 이른 새벽부터 들어가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향해 회색 메르세데스가 갑자가 돌진한다.

 

멈추질 않아요! 란 사람들의 아우성 속에 차는 마치 제동이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는 식의 돌진을 하게 되고 현장에서 아기와 아기 엄마를 비롯해 죽은 사람, 평생 장애인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을 포함시키는 대형 사건으로 마무리된다.

 

범인은 체포되어야 마땅하겠지만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과 내용은 떠나갔을지도 모를 이 이야기의 중심이 비로소 서서히 내막을 드러낸다.

 

근 40여 년간의 형사 생활을 퇴직한 62세 된 호지스는 이혼남이다.

딸과도 사이가 멀어지고 하루하루가 퇴직한 형사들이 자신들의 전 직장생활을 답습한다는 식의 별명인 '삼촌'이란 별명이 붙지 않을 정도의 무력한 생활, 이를테면 TV 보기, 아버지가 남겨준 권총 만지작 거리기, 이웃인 흑인 학생 제롬에게 잔디를 깎게 한다거나 하는 등의 일들을 반복하는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 속에 은퇴 전에 마무리되지 못한 메르데세스 범인은 미지의 사건으로 남긴 채 생활해 가던 중 어느 날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된다.

바로 자신이 회색 메르세데스 범인이며 호지스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본 듯한 내용이 실린 내용, 한마디로 말해 호지스을 자극해서 수사에 대한 책임도 못 진 채 은퇴한 노쇠한 형사란 이미지를 심어주며 자살을 유도하는 식의 글 내용이다.

 

비록 체력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몸은 예전의 날렵함은 저리로 가라 할 정도로 비대해진 몸이지만 촉각만은 그대로인 호지스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차주의 주인인 올리비아 트릴로니의 자살에 대한 수사부터 다시 시작하는 호지스는 그녀의 여동생으로부터 다시 수사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고 예전의 수사관으로서의 감각을 충실히 이행한다.

 

 

이런 종류의 책들은 범인이 누굴까?에 대한 궁금증을 독자들로 하여금 같이 추리하게 만들고 예상을 하게 하지만 이 책에선 바로 범인이 드러난다.

 

브래디 하츠필드란 인물을 내세워서 왜 그가 그런 일들을 저질르게 됐는지에 대한 일말의 어떤 연민조차도 허용하지 않을 만큼의 아주 비정상적인 정신이상의 사람으로 비친다.

 

어린 동생의 죽음, 엄마와 아들 간의 묵인 하에 치러진 그 사실서부터 시작해 알코올 중독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엄마를 곁에 둔 아들로서의 힘겨운 생활 속에서 미지의 아무런 관련조차 없는 사람들을 겨냥해 무모한 사건을 저지르고 희열을 느끼는, 그런 사이코패스의 인물로 그려진다.

 

호지스와 브래디의 두뇌 대결은 편지의 내용을 발단으로 하나하나 어떤 범인일지 그려나가는 호지스의 통찰력과 느릿하지만 현장의 감각만큼은 뛰어난 힘을 보이는 주인공의 대결이 시종 스티븐 킹만의 필치로 그려지고 있다.

 

끝까지 호지스 곁에 남아 있을 줄 알았던 여인의 죽음 뒤에 후회를 하는 호지스란 인물은 아주 뛰어난 초 능력자가 아닌, 그저 평범하게 자신의 직업에 대한 충실함으로 마무리했던, 누구나 볼 수 있는 퇴직자의 모습이 친근감 있게 다뤄졌단 점에서 스티븐 킹이 생각하는 등장인물의 친밀도가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끝없이 이어질 듯, 숨 막히는 대형사고 앞에서 마무리 되어가는 그 과정이 역시 스티븐 킹다운 해결책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재미를 준다.

 

어떤 한 시리즈의 성격처럼 또 다른 미지의 열린 결말을 예상하게도 하는 뒤 말미의 마지막 대사는 혹시 다음 편에도 호지스를 내세운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겠단 가능성을 열어준다.

 

묻지 마 살인을 연상하게 하는 이 이야기의 소재가 비단 이야기의 한 면이 아닌 사회적인 현상이란 점에서도 주목을 한 작가의 세밀한 심리 대결이  드러나 보이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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