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여인의 이름은 레이첼-

알코올중독으로 인해 회사에서도 해고 당하고 하숙하고 있던 집 주인 친구에게는 그 사실조차 말하지 못한 채 매일 출. 퇴근처럼 기차를 탄다.

 

 일정하게 정해진 패턴에 따라 움직임을 강행하는 그녀, 지나가는 차창 밖에 보이는 집들은 낯설지가 않다.

그중에서 일 년 전부터 눈에 들어오는 부부가 있었으니 한때 그녀 자신도 행복했던 그 시절을 연상시키게 하는 사람들이었다.

 

스스로 이름을 지어준다.

남자는 제이슨, 여자는 제스라고-

그들이 사는 집에서 네 집을 거치면 바로 자신이 톰과 살던 집이 보이고 그 집엔 여전히 자신이 사랑하는 톰과 새로운 아내 애니,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낳은 에비가 있다.

 

자신을 배신하고 이혼을 한 톰이지만 여전히 그를 잊을 수가 없어 수시로 전화하고 집 앞까지 가는 행동을 서슴지 않은 가운데 톰과 애니는 지쳐간다.

 

주체할 수 없는 술에 대한 유혹, 뿌리치려 하지만 어느새 술에 취해 있는 자신의 모습, 기억을 전혀 할 수 없는 일들의 회상들이 겹치는 가운데 어느 날 바라보게 된 제스네 부부 집에 제인슨은 보이지 않고 전혀 다른 남자와 있는 불륜을 목격한 레이첼은 자신이 당했던 과거들이 연상되면서 제이슨에게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다음 날 깨어보니 자신의 손톱은 말할 것도 없고 머리엔 어떤 둔기로 맞았는지 부풀어 오르고 피가 흘러내린 모습, 그야말로 어떻게 집에 왔는지에 대한 기억조차도 할 수 없다.

톰이 말한 대로 구제불능인가? 정말 나란 여자는 외모를 갖춘 여인도 될 수 없고 엄마도 될 수 없는 여자인가? 하지만 무슨 일이 벌어지긴 했다는, 기시감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문에 난 사고를 읽고 알게 된다.

바로 자신이 이름을 붙여줬던 제스란 여인, 실제는 메건이란 여인이 행방불명이 됐고 자신이 그 시간대에 가까운 장소에 있었단 사실을...

 

책은 세 여자의 내레이션 형식으로 진행이 된다.

레이첼, 애나, 메건

이들의 공통점?

모두 사랑에 대한 욕망이 강하고 욕구의 종류는 다르지만 저마다의 아픈 기억들을 간직한 사람들이다.

그중에서 레이첼이란 주인공이 보여주는 술로 인해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캐릭터는 우리가 실제로 기억을 하려고 하는 그 어떤 목적성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환경, 사람에 의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이렇듯 맞물리면서 돌아가는 이야기 형식은 1년 전부터의 상황을 돌아가 사건 발생이 벌어지고 그 사건의 당사자들과 그 사건에 있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의 구성은 한순간의 결정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지루하게 돌고 돌아가는 레일 위에 자신의 행복만을 추억하고  그 사랑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채 멸시와 조롱, 그리고 가식적인 사랑스러운 말 앞에서 무너지는 레이첼이란 여인의 삶 자체는 읽는 도중, 특히 전편에 흐르는 알코올의 기운을 전혀 떨칠 수 없어 독자들도 술에 취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분위기를 주도하지만 후반 부의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면 연민의 정이 생기게 된다.

 

애니란 인물에 대해선 조금 실소와 함께 인간의 자신만의 안위를 위한 이중성은 무엇인지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캐릭터다.

불륜으로 인해  조강지처의 자리를 차지한 사람으로서 레이첼이 겪었을 그 기분을 느끼고 분노하는 그 주체는 뭐라 부를 수 있을까?

쉽게 말해 첩으로 들어온 자가 또 다른 첩을 못 본다는 옛말이 떠오는 경우는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은 아닐는지 모르겠다.

 

범인과의 긴박한 대치 상황, 그 안에서 벌어지는 반전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기찻길 위에 한순간 정지를 하고 그 순간에 모든 것을 보았다는 느낌?

 

작가의 세 인물에 대한 캐릭터 설정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심리의 흐름들이 출간 당시 대단한 돌풍을 일으키고 영화화 확정댔다고 하는데서 알 수가 있게 한다.

 

끝내 말할 수 없는 비밀들을 간직하게 될 인물들에 대해 그려 놓은 이 책은 이 책에  대한 평가처럼 '나를 찾아줘'의 연결성 결말을 연상하게 한다.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상황 그 자체를 말이다.

 

우리는 기억을 일시적으로 상실한 동안에는 기억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억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내게 그 시간은 블랙홀처럼 뻥 뚫려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 p137

 

더 이상 레이첼은 위와 같은 일은 겪지 않을 것이란 생각과 함께 오늘도 기차를 타야 한다는 그녀의 말처럼  우울함과 알코올에서 벗어난,  새로운 기차를 타고 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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