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랫맨
미치오 슈스케 지음, 오근영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그동안 출간이 된다 된하면서도 애를 태우더니 드디어 빛을 보게 됐네~
말로만 듣던 각종 상을 휩쓴 책이라서 어떤 내용일지 무척 궁금했었다.
이 작가의 작품으론 두 번째다.
첫 작품으로 만난 것이 관심 있게 보아왔던 나오키 수상작이라서 선뜻 집어 들어 읽기 시작한 작품이 '달과 게'다.
어린이의 성장소설로서 분위기가 밝지는 않았던 책이었는데, 이번엔 반전의 맛을 제대로 느껴 볼 수 있는 책이라서 단숨에 읽어나갔다.
이야기는 두 줄기로 나뉘어서 과거와 현재의 상황이 회상과 교차되는 형식으로 그려지는데, 주인공인 히메카와 료를 중심으로 그의 동창생인 고등학교 동창 3명과 함께 꾸려나가는 아마추어 밴드를 중심으로 이끌어 나간다.
동료 중에 드럼을 쳤던 히카리와 애인사이면서 그녀의 여동생 게이에게도 관심을 갖게 된 히메카와는 히카리가 임신했단 소식, 그리고 중절에 동의하는 서면에 사인을 하면서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의 이야기가 같이 전개된다.
어린 시절 자신보다 두 살 위의 누나가 방에서 떨어져 죽은 채로 발견이 된 사고 이후 자택에서 요양하면 죽을 날을 기다렸던 아버지의 임종, 그 이후 결코 자신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엄마에 대한 수수께끼가 히카리의 죽음과 맞물리면서 이 두 가지의 이야기는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를 생각하면서 들여다보게 된다.
제목 자체가 랫맨-
과연 뭐지? 하면서 읽어나가면서 작가가 왜 제목을 이렇게 지었는지에 대한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우리는 같은 동일한 어떤 것을 볼 때와 들을 때 각자의 감각을 통해 받아들인다.
동일한 현상이라 할지라도 각 개인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관점과 견해를 보이게 되는 경우가 있는 바, 저자는 바로 이 점에 대한 것을 추리소설로 형상화하여 보여준다.
누나의 자살 뒤의 범인이 누구였을지에 대해 깨달아 가는 히메카와의 생각과 히카리의 죽음을 두고 벌어지는 그곳 현장에 있었던 각 사람들의 생각과 본 시각을 통해 저마다의 해석을 달리 함으로써 벌어졌던 사건의 종결의 완성까지, 어머~라는 말이 나오게 만든 작품이다.

같은 물체도 사람의 인식 속에 어떤 확신을 갖느냐에 따라, 더 이상 변화를 주지 않는 이상 고정관념을 쉽게 바뀔 수가 없게 되는 위의 그림 랫맨을 통해 끝의 그림이 사람과 같이 있느냐, 동물과 같이 있느냐에 따라 달리 보인다는 점이 독자들로 하여금 한순간에 착각에 빠져들게 하는 절묘한 묘사들이 추리의 맛을 느껴보게 해 준다.
반전에 이은 반전이 주는 맛을 오랜만에 읽은 터라 인간의 내적 심리안에 잠재되어 있는 이런 의식들의 변화를 통해 한 곳에 심증을 굳히면서 그쪽을 몰아가는 타성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전혀 예상치 못 했던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접할 독자라면 한 번 읽어보면 실망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