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테우스 - 토벨라의 심장
디온 메이어 지음, 이승재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다양한 문학의 즐거움이란 바로 이런 것~ 

문학이 주는 다양한 나라의 작가들을 접하다 보면 그들이 성장하고 태동한 나라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이를 토대로 그 어느 누구도 알수 없었던 진실한 순간이 마주하는 얘기를 읽는 기쁨들이 있다.

 

영.미 문학권이 익숙했던 우리들에게 이미 북유럽권의 소설들은 그런 점에서 그 나라에 대한 이해와 몰입도를 높여주고 문학성에 대한 다른 시선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 고루고루 , 편중된 치우침이 없는 출판의 책 소식들은 반갑기 그지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만난 이 소설은 노벨 문학상을 배출한 나라답게 또 다른 문학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있는 책이다.

 

스릴의 장르로서 처음 맞이한 '프로테우스'-

저자의 이력을 보니 이미 유명인사이고 각종 수상작에 빛나는 책들을 써낸 베스트셀러작가다.

그런 그의 작품들 중에서 이 소설은 특히 스릴이 가지고 있는 긴박감과 초조감, 그리고 그 뒷편에 길들여지다시피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한 인간의 고뇌에 찬 모습들까지~

 

요즘 영화계에서 '킹스 맨'이라고 하는 영화가 재밌다고들 하던데, 이는 기존에 보았던 모든 장르를 두루 두루 섞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신선하기고 하고 별난 재미를 추구하는 매니아들 사이에서 좋은 호응도를 얻는 것을 보면 이 책 또한 그렇다고 할 수가 있겠다.

 

 토벨라 움파이펠리-

타이니라고도 불리는 그는 40대에 접어든 남아프리카 흑인이다.

키 190이 넘는 장신에 100kg이 넘는 그의 체격은 우선 신체적으로 상대에게 위협을 주기에 충분한 조건을 지니고 있지만 뭣보다 그의 태생은 남아프리카 부족 중에서도 용감한 부족에 속하는 줄루 족 출신의 왕족에 속한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남아프리카 하면 떠오르는 것이 '아파르트헤이트'와 '넬슨 만델라''보어인'이라 불리는 백인들, '럭비'가 떠오른다.

광활한 넓은 대륙인 만큼 공통언어가 많고 수 많은 부족들 사이에서의 오랜 전통지키기와 점차 민주적인 형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나라란 생각이 우선 드는데, 여기 토벨라가 성장한 시대는 그야말로 투쟁의 시대로 불린 시기의 한 복판에 있던 사람이었다.

 

17세에 ANC(아프리카 민족 회의)의 반(反)아파르트헤이트 저항 운동에 동참한 그를  KGB는 그의 특출한 사격 솜씨를 눈여겨 보면서 당시  ANC의 동조 하에 그를 전문적인 암살범으로 키우게된다.

십 수명의 암살자들을 저격해서 성공했지만 그가 원하는 싸움의 방식이 아닌 것 때문에 그는 점차 이 일에 회한을 겪게 되고, 마침 냉전의 시대가 끝나고  남아프리카에 몰아친  아파르트헤이트의 종식은 토벨라가 설 자리를 없게 만든다.

이에 그는 자신의 힘을 필요로 하는 마약계에 한 동안 머물지만 곧이어 새 삶을 이어가기 위해 오토바이 가게 점원으로 일하면서 미리암 은줄룰와지란 여인과 그녀의 아들 파카밀레와 행복한 작은 삶을 꾸려나간다.

 

그런 어느 날, 조니 클레인티에스의 딸인 모니카 클레인티에스가 찾아온다.

아버지가 그 동안 정부조직의 통합전산 작업에 관련된 일을 하던 중 따로 보관한 하드디스크를 원하는 자가 있고 그들로부터 아버지가 인질로 잡혀있단 사실, 아버지가 당신 자신이 위험에 처했을때를 대비해 토벨라를 찾아가란 말을 들려주면서 72시간 내에 잠비아에 있는 루사카로 오란 내용을 듣게 된다.

 

그에게 진 빚을 갚아야했기에 다리가 성치 못한 모니카를 대신해 잠비아로 가게 되는 토벨라-

과연 그는 성공할 수있을까?

 

읽으면서 뉴스에 나오는 간략한 그 나라의 정세라든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만 알고 있었기에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그 나라에 대한 역사공부를 좀 더 해가면서 읽을 필요를 느꼈을 만큼 아주 방대한,  그 나라가 거쳐온 시대를 관통하는 한 단면을 통해 작가는 백인임에도 불구하고 줄루 족 출신의 흑인 영웅을 제대로 그려낸다.

 

건전하고 새로이 탄생한 나라답게 그 동안 분열되어 있던 나라를 하나의 기치로 끌어모으기 위해 그 동안 저마다의 이익으로 활동해왔던 단체들을 합치고 재건하는 과정에서 현재도 정계의 중요한 직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 아킬레스건을 따로 모아 보관해왔다는 소문을 지닌,  전직 전산에 능했던 조니란 인물을 필두로 그가 숨겨둔 하드디스크에  들어있는 내용에 대한 두려움을 알고 있는 정부의 고위직 관계자들의 이중간첩행동, 나라가 필요로하는 전사로 키웠지만 막상 그 일에 대한 필요성이 없어졌을 때 하나의 소모품으로 전락해버리는 사람들의 심정, 미국의 CIA와 협조하되 한 면으론 다른 이익을 위해 일하는 인쿨룰레코(자유라는 뜻)란 인물의 주도면밀한 이중 배신행위가 또 다른 배신감을 맛보는 과정까지, 넓고 넓은 사막에서부터 푸른 초원에 이르는 광대한 아프리카란 대륙을 오토바이 한 대에 의지해 목적을 달성하려는 주인공의 사투가 현실감 있게 그려진 작품이다.

 

어느 나라다 마찬가지로 주요정세에 민감한 사항이라면 눈에 보이지 않는 첩보작전이 있기 마련이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권력이 있는가 하면 진실을 알 권리를 위해 펜의 힘으로 알리려는 언론이란 힘이 있다.

이  책에서도 이런 싸움들이 예상치 못한 전개로 펼쳐지면서 계획의 하나하나가 어떻게 마무리되어 가고 제 삼자의 입장에서 보고서 작성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일련의 시각들이 민간인의 희생과 어우러져 사실감 있게 그려진다.

 

로드무비 형식을 취하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책임 하에 임무를 완수하려한 토벨리란 인물에 대한 캐릭터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이는 등장인물이다.

자신을 다스릴 줄 알되, 한 번 그 곳에 발을 들인 이상 희열을 느끼면서 살아갔던 사람이 정말 다른 모습의 보통 사람들이 꿈꾸는 삶을 지향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이는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하는 모습은 이 소설책의 제목처럼 그야말로 딱 들어맞는다.

 

 

 

원치 않았지만 역사 속에서 희생을 당해야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삶을 추구하려 노력하는 토벨리, 일명 움징겔리(헌터라는 코사어 말)란 말이 제격이란 생각이 들게하는 이 책은 모처럼 아프리카의 문학이 전해주는 시원스러운 첩보작전의 시간을 재미나면서도, 씁씁한 저 편의 뒤안 길을 넘어보게 되는, 한 편의 남아프리카란 나라의 역사를 공부하게 한 책이기도 한다.

 

차기 작품의 출판이 기대되는 만큼 새로운 장소의 사건을 기대하는 독자들에겐 아주 재미나게 읽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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