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
원철 지음 / 불광출판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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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적하신 법정 스님의 책과 사진첩은 항상 보아도 새로 보는 듯한, 그러면서도 때가 묻지 않는 하얀 광목의 천을 연상시킨다.

그것이 속세와 불가의 양 길쪽에서 어느 한 곳 치우침 없는 종교인으로서의 특색이기도 하겠지만 실제 일반인들의 생활에 작은 깨우침을 주는 글들은 비단 이 분만이 아닌 여러 종교계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있다.

 

노마드 수행자로서 , 속세의 절 집과 지금은 그것을 뒤로하고 고즈넉한 옛 공간에서 수행하시는, 일반독자들에게도 글을 통해 잘 알려진  원철 스님의 산문집을 접해본다.

 

때가 때이니 만큼 유독 일년 중 12월 달은 빨리 흘러간다는 시간상의 서두름도 있기에 이 산문집을 통해서 잠시나마 나의 바쁜 맘 한 켠을 뒤로 밀어내놓고 여유를 갖는 시간이 되어 준 책을 통해 지난 시간을 되새겨 본다.

 

이 책은 그 동안 다른 매체를 통해서 글 써놓은 것을 모아서 펴낸것 같다.

 

인간사 세상에서 번뇌와 욕심이 없어지지 않겠지만 그 만큼 물욕을 없애면서 살아가기도 쉽지 않은 현 세태를 바라보며 그저 물 흐르듯, 조용한 글 솜씨가 마음의 평온을 지켜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매화의 향기와 각기 다른 형태의 절 생활에서 오는 다양한 일들을 겪으면서 스님 자신도 출가 이전에 한 사람의 속세인으로서 느끼게 되는 감동들, 아무리 속세의 인연을 끊었다 하지만 역시 어머니와의 관계는 천륜인지라 모정의 사랑 앞에선 그지 없는 수도자가 아닌 한 사람의 일반인으로 비쳐지는 마음씀이, 그렇다고 자신이 지향하는 종교인으로서 삶과 함께 어느 것에도 치우치지 않는 행보는 일반인들로선 하기 힘든 일들이 그려진다.

 

 여러 유명한 불교계의 스님들 일과 여러나라들을 다니면서 느낀 감상들이 실제 세속을 멀리하고 오로지 한적한 곳에서만 수행한 다른 분들과는 다른 글의 흐름이 함께 보듬어간다는 느낌을 준다.

 

무심코 흘려보내는 경치의 한 순간, 한 포기의 풀과 꽃들의 피고 지어남의 세상사의 자연이치, 도반들과의 생활에서 오는 작은 일들을 회상하는 일들은 무심(無心)의 경지를 통해 차분한 힐링을 선사해 주는 책이다.

 

글을 읽다보니 며칠 전 본 방송에서 인도네시아 어느 깊은 오지의 마을을 찾아 간 유명인이 그 곳 여인으로부터 대접받은 커피의 한 장면이 마치 기시감처럼 바로 이 책에서도  느낌을 받은 것은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을 비교해 본 글들을 보면서 마치 내가 곁에서 봤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느낌은 무엇으로 표현해야 할지....

 

 

드러냄과 감춤의 적절한 타이밍을 통해 현 세상에서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할 지에 대한 생각을 이 저물어가는 한 해를 바라보며 지그시 눈을 감고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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