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나이프 엠마뉘엘 베르네임 소설
엠마뉴엘 베른하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20대 후반의 엘리자베스-

다른 날과 다름없이 정시에 퇴근하고 혼잡한 지하철을 탄다.

 집에 와 보니 자신의 손엔 피가 묻어있고 늘 갖고 다니던 잭나이프에도 피가 묻어있다.

도대체 어디서, 누구를, 아니 나의 신체 일부 어느 부분이 상해를 당했나?

그러나 자신의 몸엔 이상이 없고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타인의 몸에 칼을 대고 도망친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상하다.

피해를 당했단 사실조차도 모르는지, 아니면 숨기고 있는지, 신고 사실조차도 없고, 그러던 차에 그녀는 자신의 손에 난 상처를 치료하다 상대방도 자신과 같은 처지로 병원행을 가지 않았겠단 사실, 그리고 파리교통공사를 통해 상대를 찾아 나선다.

 

확인한 바, 상대는 영국인의 연극배우로 세스란 이름의 남자-

그 남자를 만나러 영국까지 가게 되고 마치 그녀를 기다렸다는 듯이 세스는 그녀와의 만남, 그리고 그 이후엔 그녀 집에 같이 동거를 하게 된다.

 

철저하게 깨끗한 성격, 맛 좋은 요리솜씨를 통해 점차 그가 그녀 생활에 젖어들고,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제는 그가 없인 살 수없는 날이 되었음을 알게 된 그녀는 그가 자신을 떠나버릴까봐 불안에 떤다.

 

하지만 그의 비밀을 알아낸 후엔?

 

프랑스 메디치상 수상작가 엠마뉘엘 베르네임의 첫 소설로서 무척 짧은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간략한 문장 속에 뭔지 모를 그들만이 갖고 있는 고독내지는 사랑을 하고 싶어 외로움에 떠는 한 여인을 그려보게 되는 소설이다.

 

한 두명의 지인을 제외하곤 취미도 없던 그녀의 내면의 정신이상세계는 타인을 찔름으로서 어떤 해갈을 느끼며, 그녀 자신조차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없는 소설이다.

 

다만 짐작컨대 세스란 남자도 보통의 남자가 아니란 사실이다.

그녀가 자신에게 한 행동을 알고 있음에도, 이것도 전적으로 오로지 그녀의 판단 하에 그려진 상황이고 모든 것을 서서히 그녀를 자기 아래에 통제함으로써 그녀가 결코 자신을 떠난단 사실을 못견뎌하게 하는 히스테리적인 상황이 그려진 소설이란 점에서 이유의 내막이 자세히 알려지는 상황이 없어 좀 아쉽단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짧고 간단한 대화, 변해가는 하루하루의 일상에서 현대인의 쓸쓸하고 단조로운 생활에서 오는 사랑을 하고 싶고 , 그 대상이 위험한 사람일지라도 사랑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소외된 사람들의 모습들을 100페이지 약간 넘는 문장 속에 그려낸 소설치곤 작가의 문체가 기억에 남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