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 드롭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밥 사이노스키는 사촌형인 마브가 바지사장으로 있는 바에서 바텐더로 일한다.
내성적이다 못해 눈도 제대로 맞추지 않고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인 그는 한 때 이 주점이 마브의 소유였으나 체첸인들의 조폭들에게 빼앗긴 뒤 허울만 사장인 사촌형과 함께 일을 한다.
이 주점은 겉보기에는 주점이지만 사실 조폭들이 일정한 시간순서대로 돈을 거둬가는 돈의 이용퍼로서 장소제공을 하는 드롭바이기도 하기에 일정한 돈이 오고가고 거래가 되는 곳이다.
어느 날 추운 겨울 밤, 누군가에게 된통 맞은 채 쓰레기통에 버려진 개를 발견한 밥은 나디아란 여인의 도움으로 개를 자신의 집에서 같이 지내게 되고 로코란 이름을 붙여준다.
드롭 바에서 일하던 중 복면의 강도 둘이 나타나 돈을 쓸어가게되고 이는 곧 경찰에게 신고를 함과 동시에 의심을 받게 되며, 조폭의 우두머리로부터 돈을 찾아오라는 협박에 시달리게 된다.
전혀 누구인지도 짐작조차 못하는 강도를 어떻게 찾아서 돈을 되찾아 올 수있을까?
설상가상으로 개의 주인이라고 자처하는 사이코패스 성격을 지닌 에릭 디즈란 남자가 나타나게 되고 나디아와의 과거 인연으로 그녀와 개를 빌미로 협박까지 당하게 된다.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들은 어두운 암흑가의 이야기와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한 사람들, 그리고 미국이란 나라에 이민 온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거대한 조직을 형성하고 뒷골목의 세력을 쥐려는 조폭들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잘 그리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란 생각을 하곤 한다.
그의 작품들이 거의 영화화 됬다고 하는데서도 알 수있듯이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전혀 예상 외의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데에 이만한 영화의 소재가 없다 싶을 정도로 이 책도 그렇다.
이미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로 나온 바 있는 이 책은 톰 하디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호평을 받았다고 할 만큼 작가의 구성능력은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를 더해 준다.
마브의 꿈은 이미 한 때 잘나갔던 장물아비이자 마약거래로 성공도 해봤지만 큰 돈을 쥐고 미국을 떠나 아무도 모르는 곳에 사는 것이다.
그 꿈에 비해 밥은 오로지 조폭에 명령에 거역조차 하지 못하며 그들이 원하는대로 할 뿐 더 이상의 욕심도 없는 사람, 그 동안 홀로 외로움에 젖어 살아가는 사람이었지만 이젠 로코라는 동반자 개가 자신의 가족이다.
그런 밥에게 전혀 뜻밖의 행동을 보여주는 뒷 부분의 설정들은 역시 데니스 답다란 생각을 하게 된다.
단지 자신의 개를 괴롭히기에 결단을 내린 밥의 행동은 경찰의 끈질긴 10 년전의 살인사건까지 파헤치는 과정에서 조마조마한 느낌을 주고도 있지만 이렇게 나약하게만 보였던 밥의 성정에 그런 결정적인 행동을 하게 한 원동력은 과연 타고난 성격인지, 아니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행한 행위인지에 대해선 오히려 마브의 성격이 제대로 각인된 성격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의외였다.
기존의 『살인자들의 섬(셔터 아일랜드)』, 『미스틱 리버』로 전 세계적인 팬을 형성하고 있는 작가의 이런 류의 책들은 다시 읽어봐도 같은 듯 또 다른 형태의 모험심을 즐기게 만든다.
단지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드롭 바에서 살아가면서 세상의 그늘진 삶 속에서 자신만의 세상타협을 하며 살아가는 밥이란 인물을 통해 어두운 미국의 뒷 골목의 세상과 그 곳에서 벗어나고자 하나 쉽지만은 않은 인생의 말로를 모두 보여주는 인간군상들의 오밀조밀한 모습들이 잘 드러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