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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간 - 일러스트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호세 무뇨스 그림 / 미메시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최연소의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받았지만 뜻하지 않게 세상을 저버린 작가인 알베르트 카뮈-
사실 그의 대표작으로 알고 있는 이방인을 통해서 그의 작품분위기를 알고는 있었지만 끝내 미완의 작품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던 '최초의 인간'이란 책을 통해서 비로소 그의 진면모를 알게 된 경우가 내겐 더욱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
작가가 자신의 내면적인 고백을 통해 작품이란 것으로 내놓을 때는 시기와 적절한 구사의 언어, 그리고 이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자신의 문학적인 방향의 의지를 제대로 표현 할 수있느냐에 따른 부담감이 없을 순 없다고 할지라도 이렇게 자신의 유년시절의 성장기를 그려낸 책치고는 무척 담담하게 흐르는 분위기란 생각이 든다.
일러스트의 대가이자 국제적으로도 알려진 호세 무스뇨의 그림을 곁들인 책이어서 더욱 그 느낌의 전달은 쉽게 다가오며 그가 자라 온 당시의 알제리의 환경과 자신의 작가로서의 발을 내딛기까지 스승의 가르침, 그리고 중년이 되어 당신 자신은 한번도 찾아가 보지 못한 아쉬움을 아들을 대신 보내게되는 부인으로서, 또 카뮈의 어머니로서의 심정을 느낄 수가 있다.

알제리에서 태어난 카뮈가 겪어온 시대는 일찍 아버지가 전장에서 죽는 바람에 넉넉치 못한 가정의 형편으로 이어졌고 외할머니, 장애를 지닌 엄마, 형, 외삼촌, 한 지붕에 대가족이 모여 살면서 그날 그날을 이어나가는 빈한한 삶의 모습이 온통 검은 컬러로만 그려내는 호세 무스뇨의 그림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이방인이란 작품을 통해서 이와 같은 일러스트를 통해 본 당시의 느낌과 비슷하면서도 이번의 최초의 인간은 카뮈 특유의 절제되고 건조한 문체 자체를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이 눈에 띄는 작품으로 기억에 남는다.
아프리카 특유의 삭막하면서도 그 안에서의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민자로서의 고뇌와 프랑스란 나라에 대한 ,조국이란 어떤 느낌일지를 각기 다른 환경에서 만난 학생들을 통해 전해져 오는 글의 힘은 또 다른 한 조국 아래 두 개의 분열된 프랑스인들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마터면 편집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세상에 나온 이 작품을 독자들은 만나지 못할 뻔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뭣보다 작가 자신의 아버지 무덤을 찾아가는 첫 등장에서 부터 시작되어 아버지의 죽은 나이를 넘어서 이젠 중년의 모습으로 나타난 아들을 지하에서 보는 아버지는 과연 어떤 심정일까? 아니, 카뮈 자신이 아버지 때의 나이를 더듬어 회상하면서 그 나이때의 아버지를 생각하게 되고 이런 세월의 흐름조차도 카뮈식의 문학으로 승화시킨 그의 글 자체가 바로 이 모든 것을 이겨나간 최초의 인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호세 무스뇨 , 그 만의 묵직한 그림 스타일과 카뮈의 절묘한 궁합은 최초의 인간이란 작품을 그대로 옮겨와 또 다른 일러스트의 문학으로 탄생시킨 역작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