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의 발견 - 작고 나직한 기억되지 못하는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안도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여기 하나의 어떤 것이 있다.

그것이 어떤 것인지는 확실히 알 수없는 초기의 그 자체로인 상태여서 그것을 만지고 다루는 사람에 의해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탄생이 되기도 하는 그 무엇-

 

이런 것을 다루는 사람들을 흔히 장인이라고 부른다면 글을 쓰는 사람들에겐 어떤 호칭을 주어줘야할까?

천상 글쟁이? 아님 글의 천재?

이도저도 아니면 보통 사람들보단 확실히 남다른 재능을 가진 재주꾼?

 

바로 안도현 시인이 쓴 작품을 읽고 난 느낌이 그렇게 다가왔다.

 

주위에 둘러보면 무심코 휙 지나치기 쉬운, 저자의 말 그대로  작고 나직한 기억되지 못하는 것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관한  쓴 글들이 잔잔한 감상의 파문을 일으킨다.

 

 시 절필선언 이후 한겨레 신문에 올린 글들을 모은 것들이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는데, 모두 우리들 주위에서 볼 수도 있고, 어쩌면 연세드신 분들은 어린 시절의 향수에 취했을 수도 있는 다양한 모음의 글들이 들어있는 책이다.

 

 생활의 발견에서 나오는 부분들은 각박한 세상에서 지나쳐 버린 순진했던 시절의 모습을 어린이의 행동과 말을 통해서, 기타 여러가지 향수에 젖게 하는,지금의 발달한 기계문명화 보단 덜 발달됬던 당시의 순박했던 모습까지를,  아파트 촌으로 변해버린 현재의 길 모습 위로 골목골목길을 달리며 두부장수의 방울소리에 대한 기억, 제사 때만 되면 열심히 놋그릇을 닦아대던 그 때의 모습들 표현이 투박하면서도 담백한 모습 그 자체로 다가오게 만드는 글들로 차 있다.

 

 

 사람좋아하고 더불어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곁들여 마시는 술에 대한 맛깔나는 표현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발견을 하는 대목들은 때론 인간과 인간사이의 도리와 우정 내지는 인생의 대 선배를 대하는 모습들을 눈여겨 볼 수있는 저자의 인생관과 사람의 됨됨이까지를 모두 알 수있는 글들이 여전히 가슴에 와 닿는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저자의 맛깔나는 맛의 발견 코너에서 알 수있는 다양한 음식의 향연이다.

기름기 넘치는 값비싼 음식이 아닌 그 시절에 즐겨 먹었고 지금도 계절에 맞춰서 먹을 수있는 소박한 개다리 밥상을 연상케하는 마늘종, 곤드레나물밥, 처음 들어 본 전어속젓, 각 지방의 고유명칭이 달라도 한 가지의 음식을 주제로 맛나게 요리되는 과정까지, 읽으면서 계절의 흘러감이 이때처럼 안타깝게 느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먹고 싶다는 강한 유혹을 느끼게 한다.

 

 자신의 집 안과 밖을 통해서 전해오는 자연의 조화로운 꽃과 나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숨의 발견은 어떤가?

답답한 공기로 꽉 찬 도심의 공간을 탈출하고 나도 이런 느림의 시간이 있는, 그렇지만 결코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을 것 같은 이런 청량하고 때묻지 않은 자연 속으로 조화를 이뤄 살아가고 싶단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신문의 기고면의 할애면 탓에 길게는 쓰여있지 못하지만 그마저도 넉넉함이 주는 것에 비해 웬지 두 연인들이 다음 만날 날을 기약하며 문 앞에서 이별하는 것처럼의 여운의 감정까지 주게 하는 , 모처럼 긴장을 풀고 늘어져 한 순간 이 책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았던 책이다.

 

시인으로서 적재적소에 소개된 시를 통해 문득 시집을 접하고 싶단 생각도 들게하는...

아마도 이런 마음이 들게 하는 것 자체가 저자의 글의 발견을 통해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은 아닐까도 생각해보게 되고, 우리나라의 고유한 글 맛이 난다는 느낌을 받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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