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첫 번째 제목의 글인 아시모프가 정의한 로봇

 

그가 정한  3대 원칙을 갖고 그에 맞는 이야기 구성을 하고 있다. 혼잡한 지하철서, 그것도 비로 인한 후덥지근한 냄새와 우산의 부딪침_ 이것마저도 삶의 한 연속성아란 생각으로 출근하는 그녀는 자신이 로봇이라고 말한 사람과 밤을 지내게 된다. 그가 말한 로봇의 3대 원칙에 의해서 정작 그녀가 자신에 대한 애정을 느끼자 홀연히 그녀 곁을 떠나버린다. 상사와의 잠자리에서조차도 돈을 받고 그것이 오히려 서로간에 주고 받는 식의 쿨한 행동이란 생각에 관계를 갖는 그녀에겐 어쩌면 로봇이라고 말한 그 사람(?) , 기계에 의해서 오히려 인간다움을 느끼는 감정을 이중적으로 내세운다. 

 

 두 번째인 여행 

 

연인이었던 수진과 대학강사 한선의 하룻 밤에 일어난 여행에서 일어난 일을 그린다. 

한때 연인이었지만 수진의 유학과 함께 관계는 깨지고 다시 돌아온 그녀로부터 결혼준비에 바쁘단 소릴 듣는 한선은 그녀와 하루 여행을 제의하게 되고 차일피일 미루는 그녀를 차에 태우고 강제로 동해로 가게 된다. 그 곳에서 서로에 대한 그간의 야성적인, 인간이 갖출 수 있는 마음의 상처를 서로에게 입히고  웬 남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한선을 두고 119에 전화해 걸고 출동한 대원에게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부정을 해 버린다. 돌아오는 택시안에서 택시기사의 믿지 못하면 어떡하냐는 말에도 손에 자신도 모르게 쥐어진 사금파리를 의지한 채 돌아온다. 

 

 세 번째 악어 

 

우연하게 천상의 목소리를 얻은 소년이 성공하지만 어느 날 클럽에서 본 소년의 노래를 듣게되고 악어가 지나가는 것을 본 순간 목소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아파트에서 추락한 악어를 발견한 경비에 의해서 박제로 남게되고 이 후 박제로부터 노래소리를 듣게되는 현상을 접한다.

 

네 번째 밀회

 

책 제목이 나오는 내용이다. 

7년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저작권사기를 갔던 그 곳에서 한 때 사랑했던 그녀를 만나게 되고 이 후 그녀와 남편이 운영하는 식당이 있는 하이델베르크에 가서 매년 한 번씩 만나온 지가 7번째다. 그녀의 남편은 키푸그라 증후군(친밀감을 상실하는 병)으로 주위사람들을 의심하는 병에 걸리게 되고 그런 남편을 둔 그녀는 오직 견우직녀처럼 1년에 1번 씩 방문하는 나와 관계를 갖고 헤어짐을 반복하게 된다. 매번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정작 이번에 마지막이란 생각이 들면서 자신이 정작 심장마비로 죽어감을 느낀다

다섯 번째 명예살인 

 

피부과 병원의 접수원인 아름다운 피부를 가진 그녀가 어느 날 피부에 걷잡을 수 없는 병이 생기면서 모두에게 미안하단 말과 함께 자살한다. 

 

여섯 번째 마코트

 

일본에서 유학온 매끈한 남학생 마코트를 둘러싸고 서로간 쟁취를 하기 위해 하숙까지 불사했던 그녀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졸업 후에 광고회사에 다니던 중 일로 일본에 가게 되면서 그와 연락을 하게 되고 만나면서 자신이 좋아했단 고백을 하게 되고 그 뜻이 받아들여짐의 행동을 마코트로부터 받는 유쾌한 이야기

 

일곱 번째 아이스크림

 

실업자인 동균과 그 아내는 분리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을 즐겨 하던 중 어느 날 석유 냄새가 난 것을 알고 소비자 상담실에 전화를 하게 되면서 본의아니게 그 아이스크림의 10배나 넘는 물건을 받지만 정작 그것이 해결되기까지 집안 청소까지 하게 되는 과정을 갖게된다. 보상을 받았지만 정작 소비자상담실 부장이란 사람의 행동에 의구심을 갖게되지만 여전히 치킨을 먹는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여덟 번째 조 

 

백화점의 경비를 맡고 있는 조는 많은 소매치기와 장물아비를 잡지만 정작 자신은 그 접수한 물건을 시계담당인 미스 정의 집에 보내는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잡혀가면서도 정이 어떻게 자신이 그녀 집에 시계를 보냈는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가득찬 생각을 하게 된다. 

 

아홉 번째 바다 이야기 1.2

 

바닷가에 있다가 영화 엑스트라로 거닐던 바다에서의 이야기와 다시금 돌아본 바다에 대한 이야기

 

열번 째 퀴즈 쇼

 

한 동네에 살던 은이와 같이 퀴즈쇼에 결승전까지 진출하면서 다시 만나게 되고 그녀의 주의평판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집에 가서 관계를 맺게 되지만 정작 잠자리는 서로 떨어져 자게 된다는 한 남학생의 이야기

 

열한 번째 오늘의 커피

 

생고기를 파는 갈빗집에서 싸움이 났던 것을 계기로 스타벅스 커피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남자의 이야기 .

주문한 카페라테와 오늘의 커피가 서로 뒷 골목으로가서 당시 당했던 분풀이를 갚는 행동인 코뼈를 부러뜨리는 보복을 다룬 얘기

 

전작인 "퀴즈 쇼"란 것을 신문 연재로 읽으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내 취향과는 좀 동떨어진 소재고 현실에서 오는 젊은이들의 실업의 고뇌가 그다지 와 닿지않았다. 

이번에 무슨일이... 라는 제목으로 온 총 11편의 단편은 그래서 전작의 작가가 풍겼던 취향과 취지를 알 수 있게 해 준 계기를 주었다. 

문학의 필치라는 것이 단 ,중, 장을 아우르면서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따라서 독자에게 어떤 화두를 던지는가의 문제를 차지하고라도 이번의 작품은 시종 지루함을 주지않고 때론 웃음을 연발하는 유쾌함까지 준다. 

 

그렇다고 자칫 유쾌함만 추구하는 오류보다는 균형을 이뤘다고 하는 편이 옳을 듯 싶다. 현대인의 사랑에 대한 절실한 감정의 관계와 물질적인 현혹에 대한  현상으로 로봇이 가질 수있는 한계와 그로 인해서 오히려 기계에 사랑을 느끼는 인간의 마음을 포착한 점이 눈에 뛴다.

 

또 남녀간의 영원무구한 사랑의 감정에 대한 것이 어떻게 서로가 변질이 되고 관계를 부정하기까지의 과정이 짦은 하루 동안에 벌어진 여행의 이야기는 현대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사랑에 대한 물음을 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책 제목인 무슨일이... ,마코트와 아이스크림 _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풍경을 나의 시각으로 쫓아서 시종일관 무덤덤하게 그녀와의 관계를 그리고 있는 무슨...은 .  고즈넉한 하이델베르크의 네이강의 묘사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호텔에서 매년 묶는 그녀와의 관계를  알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아주 모르지도 않는 ,어정쩡한 사이에서 만남의 끈을 놓지 못하는 주인공의 내면을 그려내고 있다. 남녀간의 사랑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사랑의 구애가 아닌 서로간의 외로움과 필요조건에 의한 무미건조한 관계를 그려낸다.

 

유학 온 일본 남학생에 대한 감정을 세월의흐름속에 짧은 글안이라도 충분히 그 감정과 소통하고 느끼게 해준 아주 재밌는 이야기다. 김영하 작가다운 유머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고 풋풋한 시절에 겪었던 사랑이 사회에 나가면서 겪는 직장일과 자신과 연적이었던 친구의 죽음, 그리고 다시 만나 용기를 내어 사랑고백을 한 우리의 용감한 대한처자의 행동은 오히려 소심했던 일본인 마코트의 행동과 대비되게 그려진 점이 글을 읽는 독자로선 아주 흥겨운 소재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스크림 또한 주변에서 흔히 한 두 번쯤 겪었을 제조과정에서 잘못 나온 제품을 둘러싸고 벌어진 해프닝을 아주 간결하면서도 또한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지저분한 집안을 그가 온다는 소식에 원치않게 집안 청소를 하게 되는 과정 묘사는 웃음을 연발한다. 앉은 자리에서 석유냄새가 나는 아이스크림을 계속 먹는 소비자상담실 부장의 행동을 보면서 오히려 이런 일을 전문으로 하는 대기조 부장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는 장면은 킬킬거림과 함께 어쩌면 이것이 사실로 받아들일 상황이라고 가정한다면 우리네 가장들의 애환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나만의 극단적인 발상일까?  

 

짧은 몇 줄속에 기억이 남게하는 작가의 글솜씨는 개그를 써도 무방할 듯 싶다. 제목에 맞춰서 써 내려간 명예살인, 바닷가 이야기, 오늘의 커피는 픽 하는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매력을 지닌다. 

현실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오는 현대인들의 내면적 방황과 그 안에서 도사리고 있는 이탈, 인간내면의 본성, 돈의 힘에 오늘도 여전히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작가는 이번 단편소설집을 통해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단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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