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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4년 10월
평점 :

좋은 말들이 세상엔 참으로 많고 그 반대로 듣기에도 민망한, 그러면서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단 이유로 상처를 주는 말들이 많은 세상이다.
특히 인터넷에서의 무수히 떠돌아 다니는 말들 중엔 이런 것들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때론 가까운 지인들에게도 상처를 입는 말들을 듣는 때가 있는 것을 보면 상대방과 나와의 관계를 떠나 기본적인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예절이 점차 퇴색해 가는 것이 없지않아 아쉽기만 하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촌철살인으로 대표되는 이외수 작가의 글들은 쉽게 읽히면서도 그 뜻을 파악하며 읽노라면 오히려 타 책과 마찬가지로 깊은 울림을 준다.
요즘 '미생'이란 드라마가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층을 대변하는 주인공, 일명 학벌, 자랑한 만한 스펙조차도 없는 주인공이 회사에 취업하면서 겪게되는 다양한 위계질서의 상사들과 동료들 사이에 부대끼며 성장해가는 드라마로 알고 있는데, 보면 볼수록 인터넷 상의 감상의 댓글들처럼 공감이 많이 와 닿는 드라마란 생각이 들면서 본다.
이외수 작가의 이번 책은 그런 의미에서 젊은이들에겐 희망을, 기성의 세대들에겐 위로와 버려야 할 것들에 대한 것들, 그리고 여전히 감성마을의 자연의 변함없는 계절의 변화, 그 안에서 정태련 화백의 그림까지 곁들여서 보는 잔잔함을 풍긴다.

사람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에 대해 십분 발휘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세상을 원망하기도 하고 부부간의 관계, 자녀들과의 관계, 그리고 자연의 미세한 부분들까지 미처 보지 못하는 만족이란 것을 모르고 살기 쉬운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러한 한 가운데에는 여전히 경쟁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없는 힘겨운 세상이 있기에 그렇다면 어떻게 같은 경쟁의 시대에서 그것마저 즐기면서 살아갈 수있는지에 대한 따뜻한 위로의 말들은 읽고 있노라면 여전히 이외수 표만의 글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수 없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말들은 인내 그 자체요 , 저자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전체를 돌아봄으로써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역전의 그날을 생각하며 일어설 것을 주문하는 말들은 지금 이 순간 여전히 힘들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한 마디의 말로써 크게 위안을 삼을 수있는 말이 안니가 싶다.
인생이 깊어지기 위해서는 희망도 필요하고 절망도 필요하다. 단지 포기라는 놈의 유혹만 과감하게 물리칠 수 있다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이다. 가끔 쓰러지면 어떤가.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이지. 그대를 응원한다. 힘을 내라. -p 207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이지 중에서
진정한 적은 언제나 바같에 있지 않고 안에 있다. 우리 안에 우리의 적이 있고 당신 안에 당신의 적이 있으며, 내 안에 나의 적이 있다. 그것부터 찾아서 섬멸하지 않으면 세상과 당신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p62 내 안에 나의 적이 있다 중에서
전 작인 '하악하악'의 연장선으로 생각되어지는 만큼 저자의 글들은 퍼담아 놓아도 마를겨를이 없는 시원한 샘물을 연상시킨다.
고요한 마음의 정화가 필요하다면, 이 순간 그 누구에게라도 위로를 받고 싶다면, 그래서 내 자신의 모든 것에 평화를 찾고 싶다면 곁에 따뜻한 차 한 잔과 더불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당신이 걷는 인생길은, 때로 꽃잎에 덮여 있기도 하고 때로 빗물에 젖어 있기도 하고 때로 낙엽에 덮여 있기도 하고 때로 눈에 덮여 있기도 하다. 유심히 보면 같은 길은 없다. 다만 당신의 시선만 새롭지 않을 뿐, 길은 언제나 새롭다. -p 63
가을의 하늘도 높고 푸르며 구름의 모양도 저마다 자신의 모습을 뽐내는 이 계절에 읽기에 딱 어울리는 책이 아닌가 싶다. (책을 받자마자 그 향기가 솔솔 풍기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임을 ....책 갈피 하나에서 뿜어져나오는 그 향기로 인해 책의 내용도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