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새롭게 - 맑고 향기롭게 근본 도량 길상사 사진공양집
일여 지음 / 예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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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날짜는 왜 이리도 빨리 가는지, 요즘은 도통 정신이 없다.

 작심 삼일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한 해를 뒤돌아보는 시간이 오는지라, 잠시 마음을 다스려본다.

 

종교를 갖고 있던 가지고 있지 않던 , 사람들은 저마다의 소망이나 소원을 절로 보이지 않는 대상을 향하여 갖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무소유를 말하시며 입적하신지도 벌써 4년-

 

 

 

   ( 법정 스님의 다도하시는 모습과 겸손함을 나타내시는 모습, 그리고 참선을 행하기 전의 죽도를     쥐고 있는 스님을  촬영한 것이다. )

 

길상사의 스님으로서 한 때 요정으로 인식되던 곳을 시주로 받아 맑고 향기롭게란 말씀 아래 손수 실천하시고 종교의 구분을 떠나서 행하신 생전의 모습과 고요한 본연의 모습인 사찰이 지니는 다양한 모습들을 사진이란 매개를 이용하여 담백하게 담은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진- 고 김수환 추기경 님과 함께 하시는 모습, 오른쪽은 생전에 마지

   막으로 배웅을 하시던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정말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결코 종교를 믿으라거나, 강요하지 않는 일상의 세세한 모습의 관찰과 사계절이 주는 자연의 평화 속에 잠시나마 마음의 위안을 삼는다는 사실이 때론 많은 활자를 통해서 받는 감동보다 한 장 한 장의 사진을 통해서 드러내보이는 가식없는 모습에서 절로 고개가 수그러든다.

 

 

탁한 도심의 중심지 한 가운데 자리한 길상사란 곳을 다시 태어나게 만드신 노력과 도시인들이 잠시나마 쉴 수있는 안식처, 때론 구원의 장소로서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길상사의 보통의 그 날 그날이 새삼 평온 그 자체란 말이 떠오른다.

 

 

 

( 세 개의 찻 잔 중에서 가운데 것이 영가을 위한 차라고 한다. 양쪽의 차는 식으면 다시 놓지만

 영가의 찻 잔만은 영가의 혼을 기리기 위해 그렇게 하지 않는단다. )

 

 

며칠 전 방송에서 "꽃보다 누나"란 방송을 한 적이 있다.

 크로아티아의 성당에 들어간 여자 탤런트들이 성당 안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었다.

 

나중에 인터뷰에서 자신들 조차도 왜 울었는지에 대한 대답을 정확히 하지 못한 채 그저 좋아서 울었단 말이 정말 공감이 됬다.

 

아마도 이런 감정이 솟아나진 않았을까?

 나약한 인간이기에, 인간이 만든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어떤 신적이고 존경스러운 대상을 향한 경외심에서 저절로 울어난 눈물이 아닐런지 .... 나 조차도 그 방송을 보면서 눈물이 나온 것을 보면 이 책에서 주는 감동도 마찬가지로 그러한 느낌을 준다.

 

마음의 고요와 정화, 그리고 새삼 한 해를 돌아보는 계기를 이 책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맑고 향기롭게를 느껴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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