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2송이 백합과 13일간의 살인 ㅣ 율리아 뒤랑 시리즈
안드레아스 프란츠 지음, 서지희 옮김 / 예문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성적도 좋고 예쁜 카를라는 어느 날 학교 윗 반의 오빠가 여는 파티에 초대를 받은 후 마약과 알콜중독에 찌든, 어린 창녀의 삶을 살아가게되고 그녀를 발견한 친오빠와 함께 도망치다 발각이 된다.
그로부터 5 년이 흐른 후 -
프랑트 푸르트 경찰청의 율리아 뒤랑은 모종의 제보자로 부터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진 미술품 감정사 겸 미술관장인 빈즐로프가 두 건의 살인 사건에 관련이 되어있고 그가 소유한 일부의 집에 무기와 마약소지를 하고 있단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 하던 중 백합 12송이와 함께 성경 구절이 적혀 있는 편지가 그녀 앞으로 배달이 된다.
내용인 즉슨 앞으로 살인이 일어날 것임을 예고하는 성격을 띠었고 이후 차례차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전혀 부족함이 없는 은행장, 수사의 법망 앞에서 풀려난 빈즐로프, 음악가, 사제가 참혹한 형태로 발견이 된다.
죽은 시체 곁에는 항상 백합 한 송이와 편지가 있었고, 모든 증거의 흔적조차 찾을 수없는 주도면밀한 현장만 있을 뿐이다.
죽은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다가 발견한 사실은 이들 중 두 세사람이 정해진 요일에 항상 같은 시간대에 모였다가 헤어졌단 것 밖엔 알 수가 없었던 뒤랑은 여기에 어떤 거대한 조직이 있다는 암시의 전화, 그리고 동유럽과 러시아를 비롯한 근방의 여성들이 여권과 노동체류허가증을 빼앗긴 채 창녀로서 살아가는 현장을 포착하게 된다.
율리아 뒤랑 시리즈 3편격에 속하는 책이다.
3편이라고는 하지만 처음 나왔던 신델렐라 카니발이 최후의 작품이자 우리나라에선 처음 나온것을 생각하면 이 책은 영블론드에 이은2 편격에 속하는 이야기로 생각하면 되겠다. (1 편에서의 등장인물과 통화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추리의 특성상 독자들로 하여금 누가 범인일까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플롯이 대부분인 것에 반해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썼다고 하는데서 알 수 있듯이 범인이 이미 초반에 내가 범인임을 풍기는 편지와 백합을 보냄으로서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미리 고지를 한다.
(하지만 읽는내내 범인이라고 생각 할 수 없었던 사람이 자수를 하기 때문에 이 또한 책을 읽어나가는데 있어서 재미를 준다.)
어느 날 사라져버린 딸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만 했던 범인의 가족이 아들이자 사라진 딸의 오빠가 동생의 은신처를 발견해 냄으로써 희망의 불씨를 지폈지만 곧 성매매를 주도하는 어떤 조직에 의해 오히려 마약을 거래했단 혐의를 뒤집어 쓰고 죽게 되고, 그 이후 딸이 변사체로 발견, 이집 안은 그야말로 풍비박산이 된다.
부인마저 제 정신이 아닌 상태로 있게 된 범인의 입장에선 살 의미조차 없을 터, 그는 복수를 하기 시작한다.
범인이란 단어가 가지고 있는 거부감을 이 책에선 도저히 거부할 수 없게 만드는, 오히려 범인을 바라보면서 미워할 수없게 만든 살인범의 상황을 작가는 잘 그려냈다.
그것 밖에 할 수없었던 상황과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란 얘기가 딱 들어맞는 상황-
세상엔 극에 나오는 드라마 같은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하지만, 실화라고 하기엔 율리아가 뒤늦게 울어버린 장면에서 같은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는 한 아비의 아픈 결정이 잊혀지질 않는다.
모든 것을 갖춘자, 그럼에도 자신들의 변태적인 성향을 채우기 위해 돈 없고 힘없는 동구권의 여성들을 유혹하고 데려와 그의 자식들마저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게 하는 인간말종들의 모습은 작가가 말했듯이 예전의 독자적인 그네들만의 활동 방식이 전 세계적인 모임으로 서로 협력하고 이익을 추구한단 점에서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 아이들에 대한 안전, 그리고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없는 짓을 벌이는 소위 인텔리어(은행가, 남색취향인 미술관장, 음악가, 의사, 검사,부동산 부자, 내무부장관에 이르기까지....)들에 대한 가면을 고발하는 책이기에 기존에 나왔던 책들보다 이 책이 훨씬 더 공감이 형성된다.
왜 12송이일까?
백합은 흔히 죽은 자에 대한 애도표시로 사용된다는데, 나도 책을 읽어 나가면서 죽은 사람을 8명인데 나머지는? 하는 생각에 몰두해버렸다.
그 이유를 알아버린 율리아의 심정, 독자들의 심정은 아마도 같지 않았을까?
스릴러면서도 아픈 상처를 드러낸 소설이기에 맘이 많이 아픈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