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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9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7월
평점 :
도쿄 근처의 주택가에 위치한 쇼핑몰에서 원인을 알 수없는 사고가 발생한다.
처음엔 화재가 났다는 말이 들리더니 곧 이어서 유독가스 누출이 났다는 소리가 들리고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이 허둥지둥 내려오다 사람들이 겹치면서 사상자가 발생하게된다.
이 사건의 원인을 두고 은밀한 인터뷰가 진행되는데,
그럼 지금부터 몇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여기서 하신 말씀은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질문에 대해 당신이 본 것, 느낀 것, 아는 것을 솔직하게 마지막까지 성심껏 대답해주신다고 맹세 하시겠습니까?
처음부터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주 인터뷰 대상이 당시의 사고 현장에 있었던 사람, 기자, 소방대원, 쇼핑몰 회사의 법률 변호사,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상처 하나 없이 살아난 어린아이를 둔 엄마까지, 각개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본 것을 토대로 그 당시의 상황과 자신들이 생각하는 사고의 원인, 그리고 곁들여서 자신의 트라우마까지 이야기를 덧대어 말한다.
하지만 사고의 원인은 도통 알 수가 없는 가운데 사람들은 인터뷰 속에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요즘의 변화하는 세태 속에서 한 순간 허물어져 형태 조차도 알 수가 없게 된 쇼핑몰에 대한 당시의 충격은 잠시, 곧 바로 방송은 방송대로, 작가는 작가대로, 일반인은 일반인대로 자신들 논리와 관음증에 어필할 호기심에 우러난 말들을 하고 실제 이것을 폐허 투어나 게임, 영화 같은 소재에 사용할 생각까지 하는 사람들로 이어진다.
대형사고가 나도 일순 한 순간의 큰 충격일 뿐, 이는 곧 내 일부분과 가족만 아니라면 가슴을 쓸어내리게되는 현실과 그런 것에 나아가서 미안함을 느끼는 감정, 참사 현장에서 살아난 아이를 대상으로 또 다른 형태의 죽은 이를 위로한다는 차원에서 이용하는 사람들의 속성을 작가는 건물참사라는 사건의 실체를 가지고 이를 죽음, 공포, 음모, 환상을 넘나들면서 독자들에게 질문과 대답을 하게한다.
정부의 음모론서부터 이를 무마하기위한 유일한 선택으로서 '신'을 선택하는 일련의 과정은 책 속에서 처럼 우리가 봤다고 믿었던 현실은 존재 조차도 하지 않았고, 다들 자기가 아는 허구 속에 살고 있을 뿐(P265) 이란 말이 가슴에 와 닿는 책이다.
다들 텔레비젼, 드라마등 영화를 보면서 이런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등 불평하쟎아. 그렇지만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술집 같으데 가 보라고. 보통 사람들이 훨씬 더 거짓말 같고 텔레비젼 드라마 같은 말을 지껄이거든.
요즘 세상은 허구하고 현실이 완전히 반전되 있어. 그러니 농담 같은 일이 사실이라도 전혀 놀라울 거 없어.
정부는 늘 뒤에서 수상쩍은 짓을 벌이고 있고 세상엔 언제나 음모가 만연해.
어떤 의미에선 그게 사실이고 또 거짓말이기도해.
그래. 인간은 말이지, 나쁜 건 자기 탓이라고 하기 싫거든. 기분 나쁜 일, 불쾌한 일은 남 탓으로 돌리고 싶어 해. 사람을 죽이는 건 나쁜 일이잖아? 하지만 안 죽이면 곤란한 경우라든지 죽이는 게 그 사람한테 유리한 경우가 아주 많단 말이지. 그때 신이 있으면 아주 편리하거든. 신이 명령했다, 신을 위해서, 신의 이름으로,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으니까.
사람을 죽일 때만 그런 게 아냐. 아주 나쁜 일이 있었을 때 남 탓으로 못 돌리면 괴롭잖아? 절대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 누구 다른 사람 잘못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주 편하지. 후회하고 반성하는 것보다 남을 미워하는 게 훨씬 편해. 그런 때를 위해 신이 있는 거야. 난 알았어. 사람은 타인을 죽이는 동물이야. 그렇기 때문에 남을 죽이기 쉽게 하려고 신을 만든 거야.-P 302~303
한 사람 한 사람의 인터뷰 속에 드러내는 인간의 심성 포착은 정말 세심한 관찰과 그 부분을 파고 들어가지 않는 한 어찌 이리 신랄하고 정곡을 찌를 말만 쓸 수있었는지에 대해 작가에 대한 필치를 다시금 느끼게 한다.
***** 그럼 지금부터 몇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여기서 하신 말씀은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질문에 대해 당신이 본 것, 느낀 것, 아는 것을 솔직하게 마지막까지 성심껏 대답해주신다고 맹세 하시겠습니까?
과연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당신들은 자신이 본 것에 솔직하게 자신할 수 있을 만큼 말 할 수가 있나요?
마지막 장면은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