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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평점 :
약학대학원 2학년 생인 고가 겐토는 어느 날 바이러스를 전공하는 대학교수인 아버지가 쓰러져 사망하고 난 지 얼마 후 아버지로부터 메일을 받게된다.
당신 자신이 연구하다 만 이상불명의 기프트라 불리는 실험의 완성 시한을 주고 신약개발을 해 줄것을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평소의 아버지의 전공과는 다른 신약개발에 힘을 썼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던 고가는 아버지의 부탁을 실행하기 위해 한국의 유학생 정훈이란 사람과 만남을 가지고 연구를 하게된다.
육군특수부대 출신으로 폐포상피세포경화증이란 병을 앓고있는 아들 저스틴을 두고 있는 조너선 예거는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라크 전쟁터에서 민간인 군 출신으로 전역, 생활을 이어간다.
아들 병에 특별한 약이 없는 상태에서 한낱 희망을 갖고 살아가던 중 미 공군 항공 구조대 출신의 마이어스, 프랑스 외인부대 출신의 일본인 믹, 해병대 출신이라고 소개한 워런 개빗과 함께 콩고의 피그미 족의 하나인 음부티족과 나이젤 피어스라 불리는 인류학자를 살해하고 오라는 특수명령을 받고 떠나게 된다.
미지의 생물 발견시 즉시 살해명령과 함게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단 사실만 믿을 뿐, 아무것도 모른 채 도착한 그들 앞에 선 피그미 족 안에는 현 인류보다 한 단계 지능이 상승한 아키리라고 불리는 3살된 아이의 피그미 족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살해 명령을 수행해야 할지에 대한 갈등에 쌓인다.
한편 미국의 백악관에선 30여 년 전에 보고된 하이즈먼 보고서를 바탕으로 여러가지 사실을 근거로 지능인류를 제거하고 미국에서 잡은 인질을 죽음의 고문 장소로 보낸 것을 폭로한 개럿을 죽이기 위한 일환으로 이 모든 계획을 주도한 번즈 대통령, 그 휘하의 CIA , 국방부의 모든 중요 수뇌부들이 멜빈 가드너 박사와 아서 루벤스라는 뛰어난 두뇌 소유자의 계획 아래 실행이 된다.
한 편 고가는 일본 내의 예거의 아이와 일본 내의 또 다른 아이를 살릴 약 개발에 시간의 제한, 자신을 뒤쫓아오는 사카이유리란 여인, 미 FBI 의 추격까지 받는 등 온갖 고생을 하는 여러 상황들이 그려진다.
가끔 TV에서 미 확인 비행물체가 확인이 됬다는 얘기, 화성에 우주 탐사선을 보내고 조사를 하는 과정 중에 생물이 살고 있을 수도 있다는 증거들이 포착됬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생각을 한다.
과연 아름다운 지구 말고 정말 다른 행성에 우리와 같거나 뛰어난 지능을 가진 생물이 만난다면 과연 우리에게 해가 될까 , 이익이 될까?
이 소설은 지구인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지능을 가진 아이로 태어난 피그미족이 자라서 자신들의 지능보다 떨어진 자신들, 즉 주도적인 입장인 백악관의 번즈라는 대통령이란 인물을 내세워 자신들이 현저히 떨어지는 결과물로 추락하는 것을 막고자 이를 제거하는 행동으로 보여지는 과정을 SF와 추리를 가미한 아주 실감나는 소설로 그려낸 작품이다.
제노사이드란 명칭이 주듯이 이 책에선 고가 겐토라는 일본인이 한국 유학생인 정훈이란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서 서로의 결과물을 추출하고 완성해내는 과정, 그 중에서 한국인들이 느끼는 "정"이라는 의미, 관동대지진의 희생물인 조선인들, 난징 대 학살의 사건들을 일본인 작가치고는 아주 양심적(?)으로 드러내주는 대목이 관심을 끈다.
인류가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또는 다양한 여러가지 이유를 내며 다른 인종을 학살하는 현장을 아프리카의 르완다가 겪고 있는 현실의 세계, 그 안에서 풍부한 천연자원 갈취를 취득하기 위해 이들을 이용하려는 선진국들의 고발성 짙은 행태를 비판하고 여기에는 팍스 아메리카나라고 자부하는 미국이라는 강대한 나라의 실지 권력자인 대통령이란 사람이 자신이 가진 권력을 토대로 흔드는 과정이 아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기막힌 맛을 선보인다.
국가의 인격이란 의사 결정권자의 인격, 바로 그 자체였다. -P258
독자들의 허를 찌르는 또 다른 지능인류를 내세움으로써 겐토나, 예거, 양심있는 다른 사람들의 뜻대로 이뤄지는 소설의 말미는 다시 각자의 길을 걷는 것으로 끝이 나지만 책을 덮고나서는 이것이 소설이라고는 하기엔 아주 가까이 , 체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현실성을 느낄 수가 있었던 것은 아마도 작가의 솔직한 감성을 용기있게 드러내놓고 쓰여진 것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국내에서 많은 독자들이 읽었다고하는 이 소설을 이제서야 읽게됬지만 소설이 주는 다양한 소재의 무궁무진함 속에 지금도 곳곳에서 , 다만 뉴스에서 자신들의 이익이 안되면 크게 보도가 되지 않는단 문구처럼 제노사이드가 행하여지고 있단 생각을 하면 맘 편히 읽을 수있는 책은 아니다.
특히 아프리카에 도착해서 고릴라들의 행동을 묘사한 부분은 아주 참혹하다 할 정도로 잔인함마저 느끼기에 이 소설이 주는 제목처럼 다양한 제노사이드를 고발하면서 동시에 우리 인간들이 어떻게 평화롭게 살아 갈 수있는 물음에 대한 철학적, 인류학적, 생물학적, 도덕적인 모든 학문을 드러내주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여기저기 작가의 생각을 드러내 보이기위해 역사적인 배경부터 현 인류가 행한 잔인한 행동까지 모두 나타내려는 의도가 많이 앞선감은 있지만 십분 작가의 뜻대로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새롭게 제노사이드가 주는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것 같다.
근 700여 페이지에 가까운 , 다른 책의 활자보다 크기가 작게 나온 책이지만 예거의 추진력과 부성애, 겐토의 청춘이 드러나는 행동, 기타의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 맞게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우면서 행동하는 이기심까지 그 어느 것 하나 놓칠 수없는 , 꼭 한 번은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