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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 보상
새러 패러츠키 지음, 황은희 옮김 / 검은숲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V.I 워쇼스키- 본래의 이름대로 하자면 빅토리아 이파게니아 워쇼스키다.
폴란드 계 아버지와 이탈리아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짧은 결혼을 마치고 전직 경찰이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국선 변호사로 일하다 지금은 사립탐정으로 일하는 중이다.
어느 날 밤 자신의 사무실로 존.L 세이어란 명함을 준 사내로부터 자신의 아들 여친인 애니타 힐 이이란 여대생을 찾아달란 의뢰를 받게된다.
시카코 대학생인 그들이 머물던 곳에 간 워쇼스키는 그 현장에서 아들인 피터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해내고 그의 서랍에서 알바로 일하고있던 곳인 , 즉 피터의 아버지인 존과 친분관계에 있는 에이젝스 보험회사 에서 받은 급여명세서 및 일반 서류들을 챙기고 경찰에 신고를 하고 나온다.
이후 의뢰인의 실제 존재는 행방불명이 된 애니타 힐, 본명은 애니타 맥그로우이며 그녀의 아버지이자 금속연마공조합의 수장인 앤드류 맥그로우임을 알아낸 워쇼스키는 그녀의 수사사건에 종결을 원하게되고 연이어서 그녀는 얼이라 불리는 깡패 우두머리로부터 협박과 공격을 받게된다.
계속 이어지는 피터 아버지인 존의 살인이 이어지게 되면서 워쇼스키는 존, 앤드류 맥그로우, 에이젝스의 회장인 야들리 마스터즈, 이 세 사람간에 모종의 일이 있음을 느끼고 그들을 추적하는 과정이 박진감 있게 그려진다.
소설에서 여류탐정이라고 하면 미스 마플이 생각이 우선 들었다.
그러나 미스마플과는 다른 무척 억척스럽고 활동적이며 남.녀의 구분을 떠나서 자신의 장기인 가라데와 경혐에서 우러나는 그녀, 워쇼스키의 활약은 일단 하드보일드라는 성격을 지닌 소설에서 나타나는 모든 두각점을 고루 드러내고 있단 장점이 돋보인다.
자신의 억척스런 활동의 내력엔 아버지의 피가 흐르고 있단 것을 무시할 순 없지만 때론 거침없는 사랑의 표현 앞에서도 당당하고 구애의 손길을 거절하는 그녀의 모습은 이 소설이 쓰여진 1970년대 후반의 시대를 감안하더라도 현재와 비교할 때 전혀 촌스런 구석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점을 읽으면서 내내 느껴 갈 수가 있다.
그간 영화나 소설에선 강인한 남자 주인공 옆에 보조 형식의 여성들이 등장하고는 했지만 이번 소설처럼 남자의 냄새가 나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은 잘 접해보지 못했기에 그녀가 보험을 매개로 하여 불법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비리를 밝혀내는 장면은 말 그대로 여장부다운 행동을 보여준다는 데서 어떤 통쾌한 쾌감을 느낄 수가 있다.
지금이나 그 때나 여전히 돈의 쓰임을 두고서 악의 화신들이 건전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이익과 손익을 따져서 행동하는 모습들은 여전히 물질자본주의가 만연한 세상에 경종을 울리게도 하고, 이 책이 시리즈로 나왔다고 하던데, 차후의 그녀의 활약이 어떤 소재로 보여질지도 추후가 궁금해진다.
랄프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일을 해 나가는 워쇼스키의 모습도 그려졌다면 그 또한 아름답다울거란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 작가는 연작시리즈로 쓴 만큼 그녀에게 좀 더 해방감을 주고 싶었나 하는 추측도 해보게 된다.
끊을래야 끊을 수없는 혈연의 관계에서 어쩔 수없이 아버지의 비열한 행동을 보고 실망에 젖는 딸과 그런 딸 앞에 자신의 길을 걸어온 내력에 대해 그렇게 밖에 할 수없는 아버지의 만남은 황금의 신인 마이더스 조차도 자신의 한계를 벗어난 느낌마저 주는 쓸쓸함을 주기도 한다.
모처럼 화끈한 여성의 활약을 보고나서 그런가, 다음의 워쇼스키의 활동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